[21세기에 인문학도로 살아가기] 1. 돈이 없어서 유학을 갑니다.

[21세기에 인문학도로 살아가기] 1. 돈이 없어서 유학을 갑니다.

책을 읽는 것이 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쫓다가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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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인문학도로 살아가기] 0. 글을 시작하며



돈이 없어서 유학을 갑니다.


제목을 읽고 의아하게 하실 분들이 많을 줄로 안다. 돈이 없어서 유학을 간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하지만 내가 그랬다. 내가 그나마 지금까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학을 갔기 때문이었다. 


 



박사과정은 장학금이 없다.


석사 과정일 때는 본교출신 입학생한테 주는 장학금 덕분에 학비 걱정은 없었다. 조교로 근무하는 것이 조건이었지만, 그 정도야.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대며 석사를 마쳤다.


문제는 박사과정이었다. 박사과정엔 장학금이 없었다. 온전히 학비를 마련해야하는 상황. 학교 교학처에서 조교로 근무를 하면 한학기에 160만원을 준다. 한 달에 30만원 남짓한 돈으로 학비를 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 본인이 재학중인 대학에 HK나 BK사업이 진행 중이면, 거기에 참여해서 추가적인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급여액이 학비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뿐더러, 박사과정생은 잘 뽑지 않는다.


머리 굵은 박사과정생을 1명 둘 바엔 석사과정생을 2명 두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학교가 아니면 외부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는 없을까. 외부 장학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은 거의 학사과정에 집중되어 있었다. 박사과정, 그것도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이 장학금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연구재단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은 죄다 박사학위 취득 이후에나 참여 가능하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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