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걸 할 줄은 몰랐다; 3D 모델링&렌더링 - 하편

졸업을 앞둔 N 년차 대학원생. L 년의 공대 생활 후 벼락치기 아니면 공부를 못 함. M 년간 밤을 새우며 낮과 밤이 바뀌었는지 오래. S 년만의 학교 탈출을 바라보는 중. (양자수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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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수님 마음에 드는 논문 피규어 그리기까지


수업이 없는 방학. 평일은 연구실 출근하고 주말을 모두 투자하여 컴퓨터학원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모두 마치고 연구실에 복귀한 나.


이젠 모델링 및 렌더링 프로그램과 친숙해졌고 능숙하게 프로그램을 만질 수 있다.


그럼 한번 논문 그림을 그려볼까?



그림2. 글쓴이: “그렸습니다!!” / 교수님: “이 당구공들은 뭐냐?”



가져가는 족족 다양한 이유로 거절당한다.


당시에는 스스로 너무나도 답답했지만, 졸업을 앞두고 당시를 돌이켜보면 그림의 컨셉을 잡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었다.


색깔 표현도 재료 본연의 색이 아닌 컨셉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색을 선택해야 한다.


이게 본능적으로 타고난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들은 3D 모델링 기술 터득과 동시에 아름다운 작품을 양산해내지만, 글쓴이의 사고회로는 철저히 공식에 따라 흘러가기에 재료 본연의 색 외의 것을 사용할 줄을 몰랐고, 디테일의 과감한 제거를 통한 간소화를 할 줄 몰랐다.


또 학원에서 배웠던 그럴싸한 기교가 논문 피규어에는 전혀 필요 없는데 괜히 써먹고 싶은 마음에 욱여넣다가 작품을 그르치는 일도 발생했다. (광택 이쁘게 넣어봤더니 당구공이라니...ㅠㅠ)


논문 그림 그리기는 단순히 기술만 익힌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두 달간 투자한 나의 주말은 3D 모델링 프로그램과 친숙해지는 의미 이상은 없었고, 나 홀로 논문에 적합한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해야만 했다.


출판된 논문 피규어를 똑같이 따라 그려보거나 개량하며 감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각자의 연구 분야에 필요한 그림을 그릴 때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 기능에 숙달된다.


즉, 학원에서 배워온 프로그램 본연 목적인 제품 디자인을 위한 기술을, 내가 원하는 목적인 논문 피규어 제작을 위한 기술로 바꾸어 익숙해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삽질의 연속...).


이렇게 틈틈이 끄적대다 보면 본인만의 스타일이 생기고, 누가 봐도 “이거 누구누구 그림이네~~” 알 수 있게 되는 정도에는 도달한다.


모델링 이후 렌더링도 마찬가지인데, 본인의 경우 태어나기를 색 감각이 없기로 태어나서 어떤 식으로 색 배합을 해도 촌스러움을 벗어날 수 없었다.


교수님이 오케이 사인 내리시기 전까지 온갖 조합을 시도하며 끝내 찾아낸 나만의 조합.


한번 고생해서 찾아놓으니 그 이후는 찾아놓은 조합에서 조금씩만 변형해서 사용하면 되었기에 훨씬 수월했다.


그 이후로는 추가로 필요한 기능만 그때그때 검색을 통해서 사용하고 플러그인도 찾아 쓰며 숨겨진 기능도 활용해보며 점점 3D 모델링과 렌더링의 초보티를 벗게 되었다.


연구실 내에서도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며 그 작업을 통해서 또 새로운 기술을 익히게 되고 궤도에 한 번 오르니 이후는 정말 편안했다.






4. 마무리하며


현실이 이렇다 보니 연구실에 따라서는 선배들로부터 전해오는 연구실만의 그림 그리는 노하우들이 있는 경우도 있다 (까다로운 지도교수님의 기준을 통과한 그 비법!).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본인 연구의 그림을 어느 누구에게 맡기더라도 본인이 직접 그리지 않는 이상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 만들어지게 되고, 수정작업도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을 보기마련이므로 기술을 익혀서 나쁠 일은 전혀 없다.


실제로 배워놓으니 정말 편하긴 하다! 본인의 연구는 본인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법.


다만, 개인의 욕심과 자기 개발을 위해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실 내 교수님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 외적으로 어쩔 수 없이 터득해야만 하는 기술이라 생각했을 때 이게 바람직한가 생각하게 된다.


그것도 일부 자비를 들일 수 밖에 없는 여건이라면 더욱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모든 것이 연구의 연장선이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어느 정도 전공 외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부분이라면 기꺼이 외주 맡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교수님들께 있었으면 좋겠다 (연구는 열심히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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