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것을 좋아하는 '단형'님의 글입니다
올해도 역시 나 모르는 사이에 곧 봄이다. (사진작가: 작년의 나)
나를 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서, 결론부터 말하면 방에 식물을 들여보기로 했다.
지난 2월에 졸업한 선배는 연구실 창가에 작은 화분들을 두고 키우면서 멘탈을 다스렸었다.
차분하게 물 주고 잎 닦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나도 식물과 함께라면 마음이 가라앉고 멘탈이 괜찮아질 수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빛이 거의 안 들던 방에서 최근에 탈출을 했다. 이제 자취방에 화분을 갖다 두어도 식물에게 덜 미안한 환경이 마련되었다.
그 햇빛을 내가 볼 일은 거의 없으니 화분이라도 나 대신 봤으면 싶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우선 삭막하고 쓸쓸하지만 낮에 햇빛만 잘 드는 이 방에 식물을 맞이해보기로 했다.
잘 자라면 연구실로 몇 개 옮겨 놓아야지 생각하면서.
첫 번째 화분
사실 이 생각을 하기 전, 지난 1월에 우연한 기회로 작은 선인장 화분을 얻었다.
알고 지내던 후배가 “마침 곧 이사하시니까 잘됐네요!” 하면서 준 것인데 보자마자 내 마음에 쏙 들었다.
후배가 알려준 관리법은 간단했다. 한 달에 한 번 소주잔 한 개 분량의 물을 주라고 했다.
이사한 방에 놀러오신(=점검하러 오신) 엄마는 이 얘기를 들으시더니 “그래도 1주일에 한 번은 줘야지!” 하고 가셨다.
참고로 우리 집에는 화분이 들어오기만 하면 엄마 손에 번성해서 2-3배는 너끈히 몸집을 키우고 사시사철 꽃을 피운다.
두 의견을 절충해서 2주에 한 번씩 소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