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한줄 소개: 정규직이 되는 그 날을 꿈꾸는 비정규 계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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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끈 사람들 - 저년차(하)
위 두 사람들로부터 저년차 때의 내가 받았던 가장 큰 인상은 그들의 본인 연구에 대해 가진 순수한 열정 그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자신감이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나는 연구를 순수히 연구로 바라보지 못하고 논문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계속되는 실험 실패에 초조하고 불안해졌으며 즐겁지 못했다. 향후 5~6년은 계속 진행될 학위 과정이기에 현실적 고민은 졸업 전후로 미뤄두고 내가 선택한 이 길에서 순수하게 몰입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와 함께, 내가 연구를 대하는 자세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리에 앉아서 책과 논문을 들추며 공부하는 것도 하는 것이지만, 죽이되든 밥이되든 실험으로 들이 받아보기 시작했다. 찾아도 나오지 않는 문서 속 답에 절망하기보다는 실패할지언정 실험을 통해 쌓이는 경험과 데이터들을 통해 나만의 연구를 조금씩 만들어 나가며 조금씩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거대한 산처럼 보이며 진입자체가 버겹게 느껴졌던 연구도,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의 솔루션을 찾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다보니 어느샌가 나도 연구라는 것을 하고 있구나 느끼게 되었다.
위 두 사람이 직접적으로 내 연구에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학위를 받은 현 시점, 당시 이 두 사람으로 부터 받은 자극은 매우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