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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박사 졸업생이 없는 연구실의 졸업 논문 작성 고민.... (장문)

202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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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깊은 고민을 거듭하다 김박사넷에 의견을 여쭈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학사 박사를 동대학에서 공부했고, 석사는 해외 유학을 다녀왔으며 모두 전공이 같습니다. 참고로 전공은 예체능 계열입니다.

석사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하려 했으나 지금의 주임교수님의 권유와 연구에 대한 욕심으로 박사에 진학했습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취업시장문이 너무 얼어붙었던 것도 원인이 있었구요. 처음 진학할 때 사실 주변에 조언을 구할 생각을 못했고, 연구실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 검색 없이 진학 했던게 첫 번째 실수였습니다. 겉에서 보면 정말 화려한 연구실이었어요. 막상 들어오니 연구실은 연구나 논문보다 기업 의뢰 용역이나 해외 전시 활동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해외 영수증 계산하고 행정 서류 처리하며 초청장과 포스터 만들어서 수천건의 메일을 돌리고, 기업 용역으로 영상 미팅만 하다 재학기간이 다 끝난 것 같습니다. 그것만 보고 앞만 달린 결과 재학 기간중에 제대로 배워야 했던 연구의 기초 틀을 제대로 닦지 못한게 두 번째 실수입니다. 수료 1년을 남긴 시점에서 졸업시험 준비를 하며 연구실 박사 졸업 논문을 그제서야 찾아봤는데, 놀랍게도 한국인 박사 졸업생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몇 분 계시지 않은 박사 졸업생들은 중앙아시아나 중국서 온 유학생들 뿐 이었습니다. 한국인 박사 수료생은 저를 포함하면 약 40여명 되더라구요. 그 중엔 언론에도 알려질 정도로 유명한 실력자가 세 분이나 계셨는데.....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음에도 바로 취직준비를 하지 않은게 세번째 실수였습니다.

수료 1년이 남은 시점 부터 혼자 고군분투 하며 학회 게재지 두 편과 포스터발표 까지 최소 졸업 요건을 맞추었으나, 본 논문이 거의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주임교수님께 논문지도를 받고자 했으나 미팅 시작 후 2~3분 정도 지나면 어김없이 벌컥 화를 내시며 지금 당장 중요한건 제 논문이 아닌 다음 달에 있을 포럼 준비가 더 가치 있으며 제 경력에도 훨씬 긍정적 영향을 주니 포럼에 더 집중 하라는게 제 마지막 학기 마지막 논문지도 시간의 기억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저의 크레딧도 없는 행사에 지속적으로 동원되는 것도 억울했으며 돈도 한 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활고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았고, 결국 논문의 전체 틀도 제대로 못 만든 채 수료일이 되었습니다. 그 후 당장 살 길이 막막해 중소기업에도 여러 번 지원했으나 모두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고, 대학 강사 지원만 40여건 넣었는데 운이 좋게도 현재의 학교에서 수락하여 주셔서 현재는 지방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 타 대학에도 출강하며 현재는 극심한 생활고에서 탈출한 상태입니다. 자연스럽게 거주지도 현재 지역으로 옮겼고 서울로 갈 일이 더 이상 없기에 연구실과는 그 이후 교류가 없었습니다.

수료 4년차쯤 지난 작년에 주임 교수님께서 연락이 오셨습니다. 졸업 하라구요. 그동안 현재 제가 재직중인 대학의 교수님들께도 많은 조언을 구하며 혼자서 여러 연구도 진행하고 있던차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1호 한국졸업생이 되고자 결심하여 다시 랩실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강의하면서 더욱 크게 박사 졸업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정출연이든 어디든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의 최소 요건이 박사 졸업이었습니다. 다시 출근을 시작한 연구실에서는 용역비나 연구비도 지원되는게 아무것도 없거니와 지방-서울 기차값만 달에 수십만원이었지만, 졸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강의 없는 날엔 꼭 연구실로 출근했습니다. 그러나 4년간 못 뵌 사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히스테리컬한 어투와 제가 재직중인 학교와 노동 환경이 비교가 되어 더욱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거기다 연구실의 제일 고참이 자연스럽게 제가 된 탓에 교수님과 재학생들 가운데서 대나무숲이 되어 있더군요. 특히 사회 초년생인 석사분들이 하루멀다고 돌아가며 밤마다 울면서 힘들다고 전화가 왔고 주임교수님은 저를 앉혀두고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신입 석박분들의 미숙함에 대한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논문 주제는 1년간 12번 바뀌었고 연구의 방향은 매번 논문지도 때 마다 달라졌습니다. 두 학기에 걸친 디펜스에서 첫 학기는 예비 통과였으나 지난학기는 끝끝내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당시에 심사요지를 정리했던 조교님께서 귀띔해 주시길 제 주임교수님께서 아직 저를 졸업시킬 생각이 없으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 이후론 그냥 마음 접고 대학 강사와 프리랜서 활동을 하며 일반 기업 취직을 목표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러다 어제 주임교수님께서 네 달만에 장문의 메일을 보내셨어요. 그동안 인사 한번 안 드린 죄송한 마음과 오랜만의 연락에 반가운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다가 놀랐습니다. 안부 인사는 당연히 없었고 곧 교육부 감사가 있는데 제자인 제가 와서 책임지고 서류 정리를 하라는 업무 지시였습니다. 수료한지 5년차인데 무슨 책임을 지라는 것이며 그렇게 일을 하고도 임금도 단 한번도 주신 적 없고 하물며 학교 강의 자리는 온통 주변 지인 분들께 입은 은혜를 값으시느라 지금껏 제가 졸업한 학교에서 강의를 한 적도 없는데... 착잡했습니다.


여기 까지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설명입니다. 상황에 대한 전체적 설명을 드리고자 최대한 객관적으로 쓴다고 쓴 글이지만 제 위주로 쓴 글이다 보니 제 하소연이 더 많이 들어가 있네요.
제가 의견을 여쭙고자 하는건, 정말 졸업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연구실에 눈 딱 감고 가는 것이 옳은 방향일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타 대학에서 처음부터 시작 하는게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졸업을 할 수 있는 구조일까요? 날카로운 고견 부탁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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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2026.03.29

한국인 박사 수료생이 40명이나 되면서 단 한명의 졸업자도 없는데, 지금 님이 돌아간다고 1호 졸업자가 될 수 있을까요?
딱 보니까 교수가 학생 대하는 태도가 연구실이라는 ㅈ소기업의 무급 직원 (=노예)인 것 같습니다.
졸업하면 더 부려먹을 수 없는데 안시키려하죠. 충격적인건 수료하고 연구실을 떠난 님같은 사람한테도 아직 노예처럼 일을 시키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정말 박사를 받고싶다면 다른 일을 하다가 어느 정도 경제적인 안정이 있을 때 타 연구실로 진학하세요. 지금까지 한 게 아깝다고 생각 들 수는 있겠지만 어짜피 지금 거기 연구실 가 봤자 언제까지나 기약없이 노예생활 하다가 41번쨰 수료자로 마감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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