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공지능 분야를 공부 중인 석사생입니다. 학부는 CS랑 관련이 없는 분야였는데 학부 분야에도 AI 방법론이 점점 중요하게 다뤄지고 관련 대회에서도 해당 방법론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관심이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은 AI분야로 오게 됐구요. AI 분야가 광범위하다는 것을 당시에는 잘 몰랐던 터라 단지 인공지능 분야를 다루시고, 인품이나 기타 문제가 없으시면서, 성과도 나름 잘 내는 것 같은 곳에 컨택을 하게 됐습니다. 한 곳에서 제가 하는 분야랑 관련 있는 과제를 하고 있다면서 제가 들어와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운이 좋게도 해당 랩실 학부 인턴으로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공부해야 하는 자료들을 주셨는데 프로그래밍이 아닌 다소 수학 및 통계적인 분야에 대한 책이었고 이런 게 필요하구나 하면서 무작정 공부를 시작했었습니다. 대학원 입학 후에도 해당 분야를 계속 공부했고, 주시는 자료나 논문들을 읽어나가면서 공부하는 중입니다. 다만, 석사생을 하며 수업들을 듣고 조금씩 해당 분야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면서 제가 공부하고 있는 것이 다소 마이너하고 이론적인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컨택당시 말씀했던, 제가 공부했던 분야가 접목된 과제를 하고 있긴 하지만 어떤 연유에선지 저를 해당 과제에 참여시키진 않으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만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기타 잡무도 시키지 않으시니 공부에만 열중하라는 의도가 있으신 것 같아 받아들이고 공부를 했습니다. 다만, 제가 공부를 해가면서 스스로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분야는 마이너하긴 하지만 최근 꽤나 핫해진 분야이기도 하고 뛰어난 결과물들을 보인다면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처음에 생각한 프로그래밍을 하고 데이터를 인공지능 관점에서 다루어내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인 분야에서 증명을 살피고 Theorem이나 lemma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을 하면서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가 이것이 즐겁고 잘하면 모르겠지만 다소의 흥미가 있을 뿐 즐겁진 않고 수학적으로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핫해진 것과는 별개로 국내 산업 수요는 거의 없고 학계에서도 소수만 하는 것 같은 분야를 하다보니 그 자체로 두려움이 있으면서도, 이런 이론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에는 스스로의 능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자기회의감에 힘듭니다. 이런 연유로 최근 방황을 조금 하다보니, 논문을 쳐내는 속도가 늦어져 교수님으로부터 한 소리를 듣기도 했구요.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그냥 학부 전공대로 취업을 해버리거나, 다른 대학원으로 옮길까 고민이 듭니다. 단지 주어진 일처럼 열심히 하면, 자료들 읽어내고 교수님 조언 받아가며 평범한 수준의 논문 한 두편 정도는 어찌저찌 써낼 수는 있을 것 같긴 해서 참고 그냥 졸업을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제가 처음 예상한 것과는 너무 달라 고민이 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2023.12.19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