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졸업하는 박사과정입니다. 연구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주말을 갈고 매일 매일 야근하는 삶은 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 내가 이런 사람이면 연구자로서 성공하는건 힘들겠구나. 앞으로 포닥을 해도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늘지는 않겠다. 나는 그냥 빨리 제때 졸업해서 돈이나 벌어야겠다. 이게 제 결론입니다.
그냥 메일 하나 띡 보내면 연구가 될거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슬슬 짜증나고, 그 교수님도 당황스러우실 것 같고; 한편으론 어떻게 그래도 잘 열심히 해서 끝내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그냥 또 교수님 특유의 희망고문과 가스라이팅이 시작된 것 같아서 짜증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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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2023.12.20
비슷한 처지의 고년차 박사과정입니다. 지금까지 논문 실적이 안나왔으니 앞으로도 안나올 것 같고 걍 이제라도 때려칠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면, 심지어 같은 고생을 한 프레시 박사더라도, 아까우니까, 박사 학위가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쫌만 더 달려보라고 하네요. 틀린 말은 아닌거 같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앞으로 인생에서 어려운 일들이 많을텐데, 어려움 앞에 포기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잘하려는 마음을 비우고 그냥 오늘 하루에 충실히 살려고 합니다.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는데 버텨내는데는 쓸만한 방법인 것 같네요
2023.12.20
최근에 제 동기들이 박사 졸업을 했습니다. 평생 교수 밑에서 같이 개고생할 운명이라고 생각했는데, 떠나는 모습보니까 배신감마저 들더라구요. 그동안 같이 정말 고생 많이 했고, 연구실을 위해(?) 레거시도 쌓으려고 노력하고, 같이 잘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갈길 가버리니 말이죠.
근데 어차피 대학원 연구실이라는 곳의 속성이 그런 것 같습니다. 몇 년 오래 머물지만 결국 떠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다 같이 잘해보려는 것은 제 능력 밖의 욕심이었습니다. 능력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잘할 필요도, 열심히 할 필요도 없이 내꺼만 잘 챙겨나가면 되는 거 같아요.
글쓴이님도 교수포함 주변에서 뭐라하든 졸업이라는 목표에 도움이 되는 것만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교수가 내 기대에 못미쳐도, 그럴 수록 더 마음을 비우고 내게 도움이 되는 것, 내가 챙길 것만 챙기면 되는겁니다. 화이팅입니다
인생의 가치를 어떻게 두냐에 따라 다릅니다. 대학원 특성상 연구실적이 인생이고 학위가 인생인, 진취적이고 성실하며 똑똑한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분들에게는 인내와 노력만 있을 뿐 포기란 없겠죠. 하지만 인생은 너무 다양하고 가치가 개인마다 달라서 제 주위 한정이지만 소신껏 살아도 생각보다 인생 쉽게 망하지 않더라고요.이미 그정도면 꽤 열심히 사신 편입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2023.12.20
2023.12.20
대댓글 2개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