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사업을 하시는데.. 아쉽게도 좀 배움이 적으신 편이라 제가 꼭 교수가 됐으면 하십니다. 그리고 제가 무조건 지도교수님의 비위도 절대 건들지 않고 하루 종일 일에 매달려야 된다고 생각하십니다. 이번 추석에 집에 가기로 하고 이제 일정을 짜는데 부모님이 그냥 제사 당일에만 왔다가라고.. 하시길래 그럼 너무 피곤하니 그냥 오늘 가겠다고 하시니까 갑자기 또 어머니가 너가 그렇게 자리 비우고 하면 너희 교수가 너를 교수를 시켜주겠냐고.. 그 얘기를 또 하시길래 이게 그런게 아니다. 지도교수가 시켜주는게 아니고 뭐 이런 얘기를 해도 갑자기 버럭 화부터 내십니다.
부모님은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 아무래도 직원관리하면서 자리비우고 하는 직원들에 대해 좋은 마음이 아닌건 알겠는데, 지금 저는 지도교수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보다 부모님이 교수직을 바라면서 오는 스트레스가 훨씬 큽니다. 부모님께서는 박사 이후에 다양한 진로가 있고.. 뭐 이런 것도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물론 이건 저와 부모님이 풀어야하는 문제겠지만, 지방에선 교수가 갖는 사회적 지위가 꽤 높고, 또 몇몇 지역에 교수들에게서 받은 인상 때문인지 이런 압박을 계속 저에게 전가하십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고향으로 오는건 원치 않으십니다. 꼭 서울에서 교수가 되길 바라시고.. 고향에 한번 가면 제가 한 것에 대해 엄청 과장해서 이미 얘기를 동네방네 해놓으셨는데, 그 민망함과 스트레스가 너무 큽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일개 박사과정인데.. 어릴때야 그냥 동네에서 공부하는 애들도 별로 없던 학교에서 시험보고 이런거 좀 잘 했었는데 뭐 그 얘길 아직도 하시면서.. 솔직히 고향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대학 갔을때도 플래카드 걸었는데 1년 넘게 걸려있는걸 보고 식겁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요즘 김영란법이니 뭐니해서 안된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교수님 선물을 가져다 드리라고 맨날 뭘 줍니다. 가지고 오면 가져다 드리지도 못하기 때문에 제가 그냥 친구들이랑 다 먹고..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진짜 못해먹겠습니다.
이럴거였으면 박사를 가지말고 그냥 취직할걸 그랬습니다. 그냥 좀 허름한 중소기업 가셨으면 부모님이 꾹 입다물고 계셨을텐데 괜히 공부에 소질도 없는데 박사를 가서 일을 키운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고향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게 하십니다. 그런 고향에서 취직도 못하고있는 백수건달 같은 애들을 왜 만나냐고 뭐라 하시는 통에 친구들 보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너무 행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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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20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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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글을 읽다보니 참 서울에 치마바람으로 돈으로 초등과외 부터 중고 고액과외 시키는 아줌마 부대가 생각나네요,,, 글쓴이완 별개로 초중때 공부 좀 한다고 과외 붙여 자사고 과고 영재고 등 보내서 좋은 대학가서 잘되는 애들도 많은데,,, 못되는 애들도 많은걸 회사에서 보고 있어요,,, 마음고생이 많겠지만 그래도 낳아주시고 길러주시는 부모님이신데 어쩌것어요
엣날 부모님들 가난한시절 돈이 없이 못배운 한들이 쌓인 소산물이라 생각하시고 적절하게 잘 대처해 나가세요,, 천륜이라 어쩔수 없어요
아이고.....대학원을 겪어보시지 않은 분들이 원생들보고 말을 막 하는 경우가 많긴 하죠... 졸업 언제하냐, 교수는 언제 되냐, 왜 논문은 안나오냐, 너가 게을러서 그런거냐 등등...힘드시겠지만 언젠가는 햔실과 글쓴이의 생각을 제대로 말씀드려야 할것같네요. 그걸 못받아들이신다 하더라도 본인의 평안을 위해 하고 싶은 일 하시길.
2021.09.18
대댓글 3개
2021.09.18
202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