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사과정 중인 대학원생입니다. 박사과정을 하면서 교수님의 방관에 가까운 방목형 지도가 답답하고 고민되어 여기 계신 분들의 의견과 조언을 들어보고자 올려봅니다..! 저희 교수님은 외부활동을 정말정말정말 많이 다니십니다. 일주일에 3~4일 이상 외부활동(자문, 심사 등등)을 나가셔서 학교에 거의 안계십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고 연구실 분위기나 대학원생들간의 관계도 좋습니다) 교수님의 외부활동이 많으니 랩에서 진행하는 과제의 제안서 작성부터 실험설계, 데이터 취득(현장 측정), 분석, 보고회 준비 및 보고서 작성, 행정 그리고 교수님 개인적인 강의 자료까지 모두 대학원생들(2~3명)이 알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제 진행상황을 교수님께 계속 보고드리면 크게 관심없으시다가 보고회같이 발표를 해야하는 경우에만 발표 하루 전날 저희에게 찾아오셔서 만든 자료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고 하십니다. 실험설계나 고가 장비 구매 등 교수님의 결정과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저희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시고, 논문이나 보고서를 써서 보여드려도 피드백이 거의 없습니다... 바쁘다고 자세히 안읽어보시는 것 같아요.. 정말 고민하다가 결정이 힘들어서 겨우 찾아뵈면 그런건 박사과정인 제가 알아서 고민하고 결정해야하는거라고 하시구요.... 지금 하고있는 과제 수가 적지않아 버거울 때가 많지만 월급을 많이(거의 풀로 받습니다) 받고 있어서 버티고 있습니다.. 결국 학위나 공부는 혼자 하는거라고 마인드컨트롤하면서 버티다가도 다른 랩실 교수님들이 대학원생들에게 열심히 피드백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저희 랩실은 대학원생들끼리 머리맞대고 열심히 고민하고 실행해도 이게 잘하고있는건지 맞게 하고있는건지를 모르겠으니 어느 순간 현타가 옵니다... 아무리 박사과정이라지만 아직 부족한 학생이라 생각하는데 타이트한 지도는 아니더라도 방향성 정도는 교수님과 같이 논의하고싶은 마음입니다.. 저처럼 교수님께 방목형 지도를 받으신 분들 계실까요..? (지도를 받고있는게 맞는걸까요..?) 그리고 다른 교수님들도 외부활동이 이렇게 많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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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4.12.12
내 지도교수인가 ? 지도교수가 지도를 안하고 학생 유기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사실상 장점 하나 없는 교수인데 운이 좋아서 제자 중에 우수한 친구들이 많이 나왔을 수 있어요. 그 사람들 실적을 바탕으로 과제나 펀드가 많이 있는 것 같아 보이네요. 선배들은 어떻게 지도를 받았는진 모르겠으나 글쓴이와 완전히 동일하다면 선배들에게 지도 받는 수 밖에 없겠죠. 글쓴이 말대로 혼자 해나가야되는건 맞긴한데, 방향성을 잡아 주고 안 잡아주고가 엄청나게 큰 차이를 만듭니다. 그런데, 이미 연구에서 멀어지신 분 같아 이 상태에서 지도해준다고 해봤자 귀찮고 힘들어지기만 할 뿐 좋아질건 없을 것 같네요. 위로의 말을 드리자면, 그래도 글쓴이처럼 야생의 잡초처럼 학위 받은 사람들은 보통 자생 능력은 뛰어납니다. 연구 역량은 잘 모르겠어요. 지도 교수가 뛰어난 통찰력과 학생에 대한 관심으로 훈련시켜서 배출한 박사 학위자는 연구력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긴 하거든요. 글쓴이 케이스에서도 그런 분들이 없는건 아니지만 멀리 돌아가느냐, 고속 도로 타고 이미 빨리 멀리 나아가느냐의 차이겠네요.
대댓글 2개
2024.12.12
답변 감사합니다 연구실 선배는 석사 들어왔을때부터 없었고 제가 제일 먼저 들어와서 가장 고참입니다. (석사때는 교수님 방관이 이렇게 심하지않았고 이 분야가 재미있고 비전이 있다 생각해서 박사를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랩장이다 보니 교수님 대신 피드백이나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씩은 조금 무섭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면 책임은 교수님이 진다해도 제가 과제를 진두지휘해서 잘못되면 어떡하나 싶어서요.. 그리고 후배들, 학부연구생들의 지도를 교수님 대신 제가 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 친구들에게 잘못된 것을 알려줄까봐 무섭기도합니다.. 같은 학과 다른 랩실 선배, 동기, 후배들과 다 친하게 지내는 편이라 연구관련 디스커션을 서로 많이 하는데 그걸로 고민이나 답답함을 많이 해결하고 있습니다. 야생의 잡초라는 단어가 좋은 말은 아니지만 힘이 되는 것 같아요ㅎㅎ저한테 지금 가장 필요한건 끈기, 인내심라고 생각하거든요. 강하게 크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열심히해서 실적도 많이 내고 취업도 보란듯이 잘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2024.12.12
저도 비슷한 지도교수(?)에게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요. 작성자 분과는 다르게 좋은 선배들이 많은 상황이었어서 훨씬 좋은 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 힘이 드셔도 연구가 여차저차 잘 진행이 되고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면 저 같은 사람들보단 높은 포텐셜을 가질거라고 생각하네요. 그렇지만 확률적으로 따지면 낮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는 좋은 지도와 성실함, 사람에 의해서 그 결과가 지수적으로 상승한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두려움은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선배들 다 졸업하고나서, 같은 상황에 맞닥드렸고 비슷한 감정도 느꼈습니다. 그래도 이 덕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습득하고 적용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정말 힘드시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두세요. 저는 어거지로 버텼지만 지금 건강 문제도 생기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냥 일찍 그만 둘걸 하는 후회를 자주 하네요. 꿈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는데 건강히 행복하게 사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2024.12.12
방목형 지도를 받는게 아니라 방치형 방목을 받는 것 같은데...
2024.12.12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그런데 랩이 굴러가잖아요? 그럼 일단 잘 하고 있는겁니다ㄷㄷㄷ 진짜 교수가 손놓고 방치해놓고 대학원생한테만 맡기면 본래는 제대로 굴러갈리가 없습니다. 지금 학생들이 매우 잘 해주고 있는거예요. 외부 자문심사는 교수 개인플레이로 커버친다쳐도, 과제는 연구실이 굴러가야 딸 수 있는거라서 과제가 많다는건 대체로 큰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말씀하신 내용만으로는 방치해놓은게 맞긴한데요.. 그런 랩이 워낙 많아서 무조건 튀어라라고 말할 순 없고....ㅎㅎㅎ 교수가 신경 안 써주면 학생들이 알아서 더 고민하게 되는데 이게 사람에 따라서는 앞선 분이 얘기했듯이 나중에 진짜 서바이벌에 도움됩니다. 극단적으로 반대의 경우에는, 학생이 교수한테 의지하다보면 박사 졸업하고도 교수가 일일이 검토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고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도 합니다. 근데 또 연구 외적인 것들도 좀 많이 시키시네요. 힘들긴 하겠다.
2024.12.12
저도 유사한 환경이긴 했습니다. 물론 저의 경우에는 선배님들께서 매우 유능하셨기에 선배님들께 지도교수님 급의 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같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방임형 지도에도 장점 아닌 장점은 있습니다. 학생 스스로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나중에 정말 큰 자산이 될 것 입니다. 사실, 학생은 최종적으로는 자기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교수님 보다 앞서야 합니다. 그 점에서 이미 랩이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잘 하고 계신 것 같네요. 만약 연구 주제가 재미있고 계속 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처럼 열심히 하시면 건승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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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2024.12.12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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