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도 안되고 우울하고 어떠한 의욕도 안되고 인간관계 박살나고... 주위 교수님과 실험실 동료들은 제가 어떠한 공부도 안하고 게으른 사람인 줄 압니다. 하루에 논문을 5편은 읽는 데 기억이 안남습니다. 뒤돌면 방금 제가 했던 행동도 기억이 안나는 데 공부가 되겠습니까. 공황과 무대공포증 또한 올라와서 사람이 있다면 너무 호흡이 어렵습니다. 예전엔 휴대폰을 보며 관심을 돌렸는 데 너무 그게 자주 반복이 되니 업무시간에 휴대폰 보는 학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젠 우울과 공황이 심해져 휴대폰을 보아도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을 느낍니다. 저희실험실은 할 일을 하면 제 시간에 퇴근을 시키는 정상적인 실험실입니다. 그런데 전 사람이 없어야 호흡이 진정되면서 그제서야 할 일을 하는 데 이러다보니 야근은 자주하고 잠도 부족합니다. 우울에 공황까지 겹쳐 자연스레 불안이 강해져 불면증 또한 있습니다. 요 한달은 운 좋게 하루에 3시간씩 잤습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데 랩미팅시간과 세미나시간 기타 과목 발표시간에 어눌한 언어로 발표를 하게 됩니다. 죽을 것 같고 몹시 창피합니다. 우울증 이전엔 한 성실하고 발표도 잘하고 주위 교수님들이 칭찬하시고 주위 동기들이 최고라고 하였는 데 이젠 정말 게으르고 발표도 못하고 지도 교수님께 욕만 먹고 실험실 동료들에겐 애물단지 민폐캐릭터가 되어있습니다. 하루하루 죽고 싶고 하루하루 자존감이 사라져서 이젠 제가 왜 석사학위를 받아야하고 그럴 자격이 있는 지 제가 왜 존재하는 지 까지 모르겠습니다.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전국적으로 20대 정신과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어느 병원을 가도 초진은 5개월은 기본 대기를 하여야합니다. 이런 상황을 안고 꾸역꾸역 석사과정을 다니고 있습니다. 드디어 5개월이 지난 다음주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제가 치료를 잘 받고 좋은 실적을 내어도 대학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친구도 사귀고 좋은 연구결과를 내어 훌륭한 논문도 쓰고 싶었던 것이 제 계획과 꿈의 일부였으나 저의 박살난 이미지와 그동안 끼친 피해, 망한 결과물조차도 없는 거의 없다시피한 실험결과물, 우울증 때문에 거의 허송세월한 시간들, 어긋난 실행, 그리고 망한 관계를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아 너무 속상합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내 자신을 본다면 대학원이 아니라 정신과부터 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하염없이 제 자신이 이 상황이 이 일들이 너무 싫고 두렵고 그만두고 싶고 그만하고 싶어 그냥 누가 가볍게 건들기만 해도 쓰러질 것 만 같아 넋두리 하고 갑니다. 다음 주 까지 어찌어찌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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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2024.05.27
이 또한 지나가리라.
2024.05.27
다음주까지만 좀만 더 힘내시기 바랍니다.
2024.05.27
다 늦기 전에 도움 받아보세요~ 힘들어 한다는건 절대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요~ 잠시 멈추는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안되면 일을 하시면서 빈 시간에 상담 받아보시면 더많이 괜찮아질거예요 :) 힘내세요 글쓴이 항상 응원해요!!
2024.05.27
덧글 잘 안남기는 편인데 제 상황과 비슷해서 응원해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실험실에서 일을 못하는 편이어서 그런 자신이 부끄럽고 실험실원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자존감 갉아먹으며 꾸역꾸역 출근했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을 때는 죽고싶다는 생각도 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실험실을 나가고싶다 생각했습니다.
저도 며칠 전 정신과 진료받고 약 먹으며 치료하고 있습니다. 마법처럼 모든 고민이 해결되진 않지만 한결 낫더라구요. 좋은 의사선생님 만나서 치료 잘 받으시고 천천히 작은거부터 가선하며 이겨내봅시다.
2024.05.28
학위 과정 일년 정도 늦어지는거 정말 별거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평판도 다 망한거 같고 실험 결과도 하나도 없는 거 같아도, 몇 달 열심히 하면 다 만회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망친것 같아도 좀 열심히 하면 생각보다 쉽게 덧씌울수 있습니다. 치료 잘 받으시고, 우울증의 원인도 잘 해결되길 바라고, 지도교수님의 인품이 좋으시다면 교수님과 상담도 해보기 권합니다. 보통 연구 스트레스가 큰 영향일 수 있는데, 작성자분의 세부적인 상황을 잘 아시는 분이 적절한 조언 주시면 현실적인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러이러 해서 그동안 힘들었고,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석사 학위를 한두학기 늦게 받더라도 잘 해보겠다 하면 싫은소리 할 사람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2024.05.28
병원 꼭 가서 치료받으시길.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이 진짜 중요하긴 하더라구요. 저는 성인 adhd랑 우울증이 같이와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근데 석사졸업시즌부터 약먹으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패턴 바꾸니까 많이 좋아졌어요 ㅎㅎ 지금은 박사과정 말년차입니다
IF : 1
2024.05.28
심리상담 먼저 받으세요. 약물치료 필요하면 병원 연계 될거에요.
2024.05.28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버티시고 치료 잘 받으세요
2024.05.28
너무 공감되네요. 호기롭게 대학원생활 시작했는데 실험 결과부터 잘 안되기 시작하면서 교수님께 혼나서 속앓이도하고, 엎치고 덮친 격으로 최근엔 수술까지 2번했네요.
졸업까지 반년인데 ㅎㅎ
2024.05.28
병원에서 상담만 받아도 되니 꼭 내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우울증은 아니었지만, 많이 힘들었을 때 정신과 진료가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구요.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2024.05.29
아무도 멀쩡하다가 병걸린 사람보고 뭐라 하지 않습니다 치료하시고 쉬시는게 답일 것 같습니다
2024.05.29
교수님께 말씀 드리고 사람 없는 시간에 출근하도록 배려 받거나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막학기에 우울증 심해져서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 다 말아먹었지만 어찌저찌 학위심사까지는 왔네요..
심한 무기력감에 뭐든 시작하기 어렵고 뇌가 둔해진 것 때문에 시간은 또 많이 쓰고... 그런 내 모습이 너무나 싫죠. 공감합니다. 작성자님 의지가 아니라 그냥 몸이 아픈것과 다른 것 없으니 자책만큼은 조금 더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05.29
다른 병에 비해 우울증은 의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 참 힘든 것 같습니다. 물론 경한 우울증이면 극복의지나 운동, 산책 등으로 나아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가 넘어가면 절대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죄책감을 좀 덜게 되어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요. 지금이라도 스스로 상태를 파악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고 손을 뻗었다는 점에서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병원에 간다고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을 수 있겠지만 너무 실망하지는 마시고 길게 봅시다. 저도 졸업 미루고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주변보다 뒤쳐지는 것 같아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을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졸업이든 뭐든 아무것도 못하니까요. 남일 같지 않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24.05.27
2024.05.27
2024.05.27
2024.05.27
2024.05.28
2024.05.28
2024.05.28
2024.05.28
2024.05.28
2024.05.28
2024.05.29
2024.05.29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