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인문학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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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는 일:

현재 인문학 분야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 디지털 인문학이 저의 분야입니다. 융합전공으로 쉽게 말하자면 데이터 과학의 방법론을 접목하여 인문학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키워드: 자연어 처리, 데이터 마이닝, 시멘틱웹, 링크드 데이터, 데이터 시각화, 그래프이론, 네트워크 과학

나에 대해: 고등학교 때 집안 사정으로 독일로 이민을 와서 꽤 길게 방황을 했습니다. 막상 이민을 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저도 현지 학교에서 적응을 못했습니다.

어찌 어찌해서 현지 대학에 들어가 이공계 전공을 했지만 적성에 안 맞아서 자퇴하고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너가 좋아하는 걸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문과 쪽으로 27살에 학부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디지털 인문학 이라는 분야를 접하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섹시" 해다고 생각해서 그 전공으로 석사졸업을 하고 동시에 지금 근무하고 있는 연구소의 랩에서 연구 어시스턴트로 일했고 운이 좋아서 졸업하고 나서 정식 연구원으로 2년 째 쭉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하는 걱정: 돌고 돌아서 오다보니 나이를 많이 까먹었어요.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분야와 일을 사랑하다 보니 욕심도 생겼어요.

하지만 지금 있는 연구소에서 안정적으로 연구로 밥먹고 살 수 있을까? 라고 물었을 때 쉽게 답은 나오지 않더군요. 현재 조건은 매우 좋고 제 위의 상사들도 저의 역활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계약직이고 언제 까지 연구소에서 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제 주위에서 Phd 안하냐? 라는 질문을 받지만 저는 쉽사리 답을 못하겠어요. 마음 속으로는 하고 싶고 학계에 남아 있으려면 phd 를 하는 것이 맞겠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겠죠?

저를 객관적으로 관찰했을 때 저는 특별히 스마트하지도 않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보다 역량이 좋은 사람이 온다면 대체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건 노력과 성실함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되겠지만요.

맺음말: 요즘에는 "심플하게 살자" 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3일째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 일도 잘 안 되고 머릿속이 정지된 느낌이었는데 그렇다고 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그러다가 업무에 열중하니 오히려 그 고민에서 해방이 되더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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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3.08.18

안녕하세요. Dh 분야에 관심이 있어 진학을 고려하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소개한 기사를 읽었는데 ~ 괜히 반가워서 댓글 달아요.
그리고 독일에서 dh 전공하는 것에 궁금한 점이 있어 몇가지 질문도 남깁니다..

주변에 dh연구소(한국) 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을 보면 주로 텍스트를 다루시더라고요. 전공도 국어국문학이신 분들이 많구요.
그쪽에서는 (학부를) 주로 어떤 전공으로 하나요?

저는 문과 계열 전공자도 아니고(인문학 관련 기초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컴퓨팅 언어를 다룰 줄 아는 것도 아니라서.. 진학을 고민하고 있거든요.

전 공학사로 졸업하긴 했으나 역사 전공입니다 ㅎㅎ;;
저같이 학부 문과계열 전공이 아니더라도 dh분야로 진학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분도 계신가요?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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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8

밥 말구 빵 먹는 삶이 되었네요

2023.08.18

스마트해야 phd 하는게 아니고 phd들도 언제든지 대체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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