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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주의) 실패에 대하여

IF : 1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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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했다.

혹은 패배에 익숙해 일어서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

학위 기간은 평균을 훌쩍 넘어 길어졌고, 슬슬 논문이 생기는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마저 모두 논문이 생기는데 반해 나는 한장 없이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완성작을 만들지 못했다.

처음 들어와 연구에 열의를 들이붓던 꿈은 쪼그라들고, 졸업 하나를 목표로 새벽이고 주말이고 달렸는데 또 실패를 하니 일어날 자신이 없다.

집이 망해서, 새벽엔 상하차를 나가고 밤에는 공부를 하던때도
갑자기 아버지가 쓰려져 모두가 울고 절망할 때 혼자 가슴팍을 누를며 애써 침착하려할 때도, 한달 30만원 주는 그깟 보험 때문에 병원에서 심장질환으로인한 사망으로 생각할 수 있냐고 재차 물어보던 것도 아니 빌었던 것도

버텨왔다. 버티면 단단해지고 강인해진다고 믿었다. 주변 누군가가 성공하고, 잘 안될 때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갔다오더라도, 스스로 흙수저임을 서로 자처할 때도, 빼앗긴 가난을 논할 때도 내 삶을 원망하지 읺았다.

암에 걸린 엄마가 나 모르게 한참을 검사받고 치료하다 보호자가 꼭 필요할 때 마지못해 이야기했을 때, 비를 맞았다. 주변의 연애사와 장밋빛 미래를 논하는데 밖으로 나와 한참을 비를 맞았던 것 같다.

과거의 일들이 마치 혼동되어 어제일인거 같고, 일어서야 한다는 다시 해봐야지라는 말들이 괴롭다. 선택권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시 해야하고, 버텨야한다. 스스로의 불행 포르노에서 벗어나 그저 평범한 삶이라 믿어야한다. 그냥 시기가 안좋은거라고 그냥 운이 좀 나빳던거라고 믿어야한다.

근데 오늘은 힘이 안난다. 아무 가르침도 존경도 없는 철없는 아버지였는데 그냥 오늘은 조금 보고 싶다.

어디에도 얘기 못하는 푸념입니다. 익명의 힘을 빌어 주저리주저리 해봅니다. 나쁜 마음이지만 한켠엔 나 말고도 힘든 분들도 있었으면 하기도 합니다. 보통의 삶이 뭘까요? 큰거 바라는거아니고 보통만큼만 살고 싶은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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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개

2024.08.24

너 실패한거 아니야.

대댓글 1개

IF : 1

2024.08.29

감사드립니다.

2024.08.25

저는 당신이 꽤 강한분이라고 느껴집니다.

제 스스로를 포함하여, 누구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압도적인 어려움 앞에서 절망감과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긍정적인 면을 찾고 감사함을 느끼며 기쁘게 하루를 살아내는것은 애달프게 그려온 성공을 향한 달음박질 만큼이나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것을 저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의 삶이란건 꽤 어려운것이 아닐까요.

가족들, 사랑하는 연인, 뜻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그리고 마음 맞는 동료들을 눈과 마음에 담고 살아갈 수 있는 여유와 아량을 가지는것이 어찌 책한권 글한자 더 아는것 보다 쉽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도 매일 간과하는 내용이네요. 담주부터는 연구도 좋지만 감사할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한번더 새겨 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대댓글 1개

IF : 1

2024.08.29

보통의 삶, 평범의 삶, 생각하기 나름 그려내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힘이 많이 들기에 하루하루의 감사보다는 권태와 반복되는 삶에 대한 회의로 치부해버린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024.08.25

인생에서 바닥을 찍어본 사람만이 올라갈 수 있는 단계가 있다고 해요.
지금이 그 시기라고 믿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제 올라갈 길만 남았으니까요.
막연한 위로가 아닌, 세상의 진리입니다.

대댓글 1개

IF : 1

2024.08.29

우리 같은 진실을 밝혀내는 연구자에게 믿는다 라는 표현이 참 안어울립니다. 허나 연구자이기 이전에, 하나의 작은 인간으로서 무언가를 믿기로 결정했다는 것, 혹은 믿어보기로 하는 것이 꽤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024.08.25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그럴땐 잠깐 스노클링을 하러 떠나보세요

2024.08.25

싸구려 자전거라고 타고 전국 일주 한 번 해보시죠

2024.08.25

보통의 삶..
누군가의 벗어나고 싶은 지루한 반복의 일상이
누군가에건 꼭 이루고 싶은 삶의 모습일 수 있고

누군가의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은
누군가에겐 너무나 간절히 원하던 시간일 수 있습니다

글쓴이 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왜 아픈 지 이유도 모른채 짧게 생을 마감한 사람들,
원치 않는 전쟁에 동원되어 삶을 마감한 사람들,
불의의 사고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

이 모든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던 오늘을 살고 있지 않으십니까?
이들이 바라던 보통의 삶.. 이미 살고 계신 걸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힘내시고 스스로를 잘 다독이시고 꼭 원하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대댓글 1개

IF : 1

2024.08.29

나이가 들면서, 학위가 달라지면서 보는 시야가 넓어지며 보고 있던 것은 지혜에 대한 확장이 아닌 허영과 탐욕에 조금 더 가까워졌던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보통의 삶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와 비교를 해야만, 그 보통을 알 수 있는 것이기에 거기에 너무 매몰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8.25

보통의 삶...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응원과 위로를 보냅니다.

2024.08.25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려면 5~6만 기압과 1300~1800℃에 이르는 극한 환경이 필요하다."

대댓글 1개

조용한 버트런드 러셀*

2024.08.26

대한민국 다이아몬드 수저들은 극한 환경을 이겨내고 된건 아닌듯 ㅋ 걍 태어나보니 다이아
누군가는 걍 태어나보니 흙

2024.08.26

선생님 부디 담대하게 이 과정 이겨내시면 좋겠습니다. 순풍이 곧 찾아오기를 함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김박사넷에 웬만하면 댓글은 안쓰는데 저 역시 비슷한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응원과 지지를 실어보냅니다.

2024.08.27

저도 너무 힘들어요.. 올해 혈액암 진단받고 척수에 종양이 퍼져서 다리에 마비가 오고있어요ㅎㅎ 당신이 부러운 처지인 사람도 있다는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대댓글 1개

IF : 1

2024.08.29

말씀 감사드립니다. 인생의 악재는 겹친다고 하지요. 본문에 적지는 않았지만, 사실 어려웠던 시기에 유전병도 사실 같이 오긴했습니다. 허나 선생님께서 겪고 계시는 상황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교하던 타인이 어쩌면 선생님께는 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저 또 다른 어둠 속에 있는 아무개가 선생님에게 응원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사 합니다.

2024.08.27

형님 글 보기만 해도 나도 어딘가 답답하면서 슬퍼지네요. 부디 이겨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025.07.20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사는 것 같군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저는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힘든 순간에서도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작은 행복이라도 추구하며 살다보면 반드시 빛을 보는 날이 올 것입니다 힘들고 모두가 등진 것 같은 상황이라도 여기 계신 분들만큼은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2025.08.20

일년 전 글인데 지금은 좀 더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응원합니다

2025.08.20

별로에요 누른 거기 3명.
공부는 해서 뭐하냐

2025.08.24

반등의 기회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희망의 불씨를 놓지않고 살아가주세요.
당신은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는 분입니다.
항상 오늘이 어제보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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