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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를 떠나며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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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 유럽내에서 나름 유명한 랩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고, 연구도 진척이 잘되갈 무렵, 지도교수님이 연구자 윤리규정 위반으로 자리가 날아가고, 랩이 공중분해... 논문이고 뭐고 다들 탈출하느라 허겁지겁 졸업을 했습니다.
첫 포닥. 보스는 좋은 사람이었지요... 그냥 사람 좋은. 연구원들이 파벌싸움이 장난이 아니었고, 실험실내 따돌림이 굉장히 유명했죠. 다른 랩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요. 제가 3번째 따돌림 대상에 찍힌건 제가 유일한 외국인인 까닭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하루에 최소 2시간은 뒷담화에 시간을 소비하는데 거기에 끼기도 싫었지만요.
게스트 연구원.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 무급으로 연구를 했고, 나름 성과도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좋았던 시절이죠. 연구비를 못따서 결과적으로 더 남아있을 수는 없었지만, 운이 좋게 옆 랩으로 새로온 PI와 일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두번째 포닥. 이 PI는 지뢰였습니다. 이전 연구실에서 제가 참여해 쓴 논문에 본인의 이름을 넣겠다고 봐준다고 한것도 모자라, 내가 PI인데 자기 밑에 포닥보다 이름이 뒤로가는게 말이 되냐며 1저자와 싸우던 PI였죠. 잠깐 일하면서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과 싸우던...
운이 안좋았던 것 같은데, 길다면 긴 학계 생활중에 별일을 다 당했던 것 같네요. 이제 학계를 완전히 떠나며, 연구자로써 새로운 생활을 회사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계에서의 경험은 분명 값지고 훌륭했지만, 다시하기엔 제 인내가 견디질 못하겠네요. 회사라고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새로운 동료들이 훌륭해서 만족스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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