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일하게 갖고 있던게 (주말에 전화해서 당장 출근하라고 강요했던 당시)통화기록인데 같은 부서 내에서 높으신 분께 이걸 전달드렸을 때는 “이걸로 믿을 수 없다.” 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이외에 회식 자리에서 대놓고 면박을 준게 여럿 있었으나, 이건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런적 없다” 라고 말하면 답이 없어서 비추입니다… 제일 효과적인건 녹음이고 그 다음이 카카오톡 캡쳐… 요새 메시지 삭제 기능이 생겨서, 가능하면 미리 캡쳐해놓으세요
2. 증거를 모아야하는 이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이 안믿어준 것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제가 주변 사람에게 말한게 알려지면서 되려 보복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하루하루 버텼고 지금은 퇴사 한 상태이지만 정신적인 후유증 때문에 대인기피증이나 공황장애는 여전합니다…
3. 정신적으로 힘들면 병원의 도움을 받을 것
가해자와 다른 공간에 있으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트라우마처럼 그 사람이 했던 폭언이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재직 중인 기간동안에는 “증거가 없어서 내가 당했던 일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내가 자살하면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유서를 쓰고 회사 건물 옥상을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혈육한테 이런 고충을 말하니까 정신 병원 방문을 권유하더라구요
검사를 받아보니 스트레스 수치나 우울한 정도가 정량화되서 나타나는데, 당시 결과가 상당히 안좋았는지 퇴사후 집중 치료를 권하셨었습니다. 물론 당시에 퇴사할 수 없는 상태여서 꾸역꾸역 버텼는데 아마 약이 없었다면 진작에 회사 건물에서 자살했었을 겁니다…
4. 객관화 하기
제가 유독 많이 들었던 말은, “넌 혼자서 아무것도 못해. 누군가가 시키는 것만 평생 하면서 살아야 해.” , “도전해봤다고? 떨어졌지? 그럴줄 알았어. 너같은 애를 왜 뽑겠어?” 였는데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지만 1년 가까이 이 말을 계속 듣다보니 “내가 정말 그정도로 무가치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에 연구직을 떠날 생각도 줄곧 해왔습니다.
지금에서야 다시 생각해보면, 그분이 오히려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디어 고안, 실험, 논문 작성은 부하 직원을 시키고 1저자는 자신이 가져가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논문 실적이 좋은건 아니지만, 아이디어 고안 + 실험 + 논문 작성을 타인에게 모두 전가하지는 않았던거 같네요…
5. (마치며) 우리가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 이유
제가 마주했던 가해자는 자신이 괴롭히는 사람을 보며 자신의 부족함이나 약점을 투사 (심리학적으로, 자기 내면의 감정이나 결함, 욕망 등을 인식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떠넘기는 무의식적 방어기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일례로 제가 겪은 가해자는 학벌이 좋은 분에게는 “그 학교 애들 사회성 안좋더라”, 탑티어 학회 1저자 논문을 다수 갖고 계신 분에게는 “너 논문 봤는데 쓸모없는거더라” 라는 말을 하신적이 있는데 정작 그분은 이름 없는 지방대 출신에 탑티어 논문은 단 한편도 갖고 계시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달리 얘기하면, 가해자들이 갈망하는 어떤 강점을 피해자 본인이 갖고 있으면 거기서 느끼는 열등감이 공격성으로 발현되는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당신을 미워하는 것은, 당신이 정말 못난 사람이라서 그런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그 사람이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이 있어서 어떻게던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는거죠. 그러니까 너무 기죽지 마세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지옥 같던 그 순간들이 지나가는데, 저와 같은 고통을 겪으셨거나 겪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