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대학원 진학의 목적이 뭘까요

2023.02.25

7

2034

안녕하세요. 인서울 중하위권 대학교를 졸업 후 ist 중 한 곳의 석사과정생으로 입학하게 된 신입생입니다.

현재 고민은 제가 대학원을 진학한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겁니다..
물론 그럼 왜 갔냐고 하면 답할 수는 있습니다. 저는 그냥 공부가 재밌거든요.
엄밀히 말하면 제가 공부하는 분야가 너무 재밌습니다. 다른 건 솔직히 많이 재미없었어요.. 물리라던지.. 역사나 사회라던지..
제가 지금 생명을 전공하고 관련 세부 분야로 진학을 한 건데.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생물 공부가 재밌고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지금 제 전공 분야가 너무 재밌습니다. 지금 제 세부 분야도 확고했어요. 저는 이 랩실을 대학교 입학 전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당연히 대학원까지 갈 생각으로 대학교를 진학, 전공도 생명과학과로 정했고 4년 내내 당연히 대학원 가서 더 공부할 생각뿐이었어요. 그래서 관련해서 과제를 하거나 논문을 읽을 일이 있으면 이 분야 논문들을 찾아 읽고 그랬습니다.

학부 인턴을 했을 때도 발표가 너무 무섭고, 랩미팅 잘 모르겠는 게 많아도, 나름의 첫 사회생활이라 선배님들과 교수님들을 대하는 게 너무 어려워도, 퇴근이 너무 늦어서 잠이 부족해도 즐거웠습니다. 새로운 걸 알아가는 게 재밌었고 신기했습니다. 물론 재미와는 별개로 제가 연구적으로(단기 인턴이라 연구 자체에는 참여는 안했지만 논문 discussion과 같은 아이디어 제시와 같은 창의성 부분)는 부족했습니다. 그때는 생애 첫 인턴이자 본격적인 연구적 아이디어 제시를 해본 적 없는 초짜니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냈죠..

그리고 진짜 대학원에 왔습니다. 근데 이제 사람들이 그래서 졸업하고 뭐할건데? 학위따면 뭐할건데? 라고 물으면 생각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그러게요.. 뭐할까요? 저는 그냥 막연히 연구원을 하지 않을까. 아님 뭐.. 어디 취직할 수 있지 않나. 아님 미국으로 포닥을 나가지 않을까? 너무 먼 미래고 불확실하다보니까 생각조차 잘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뭐.. 학교 다니고 공부하다보면 정해지지 않을까. 지금 너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며칠 전 랩실 선배분 중 한분이 박사까지 따면 뭐할거냐 라고 물었을 때 그건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그건 좀 힘들텐데/좀 아닌데.. 같은 뉘앙스로 말씀하셔서 그게 너무 신경쓰이네요.. 제가 잘못된 길을 걷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지금은 석사생으로 입학했지만 1년 후에 석박 통합으로 전환을 할 수도 있고 이대로 석사만하고 졸업을 할 수도 있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너무 시기이른 고민이 아닌가 싶지만서도 주변에서 통합으로 바꿀건지 여쭤보는 사람도 많고.. 특히 가정 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 박사까지하는 건 너무 제 욕심이 아닐까. 내가 연구머리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아직 목적도, 원하는 연구 내용도 딱히 없으면서 그냥 저 통합까지 하고싶은데요. 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한 게 아닐까..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닐까 등등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근데 또 이대로 석사만하고 갈거냐고 한다면 그건 또 너무 싫습니다. 박사까지하고 싶습니다. 이대로 석사만하고 나간다면 허무하고 슬플 거 같아요.

다른 대학원생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진학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석사/박사 생활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지금 논문을 읽는 와중에도 좀 신경쓰여서 갑자기 글을 쓰게 됐는데요.. 좀 주저리주저리 쓴 거 같지만 양해부탁드립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7개

IF : 5

2023.02.25

너무 생각 많이 하는게 오히려 독이 될 때도 많습니다. 어차피 지금 단계에선 뭘 하겠다 저걸 하겠다로 고민을 시작해봐야 그 끝은 '그래 좋은데 일단 해보고 다시 판단해보자'로 귀결될거예요. 생각하신대로 좀 해보는 과정이 일단은 필요하구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가는 길을 최대한 많이 보고 들으며 자료수집을 해보세요. 1)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2) 이게 할만한지 3) 집안 사정이 크게 세 가지 boundary condition이어 보이는데 각각에 대해 수시로 객관적으로 잘 판단해 보시구요.

대댓글 1개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당당한 요하네스 케플러*

2023.02.25

딱 잘라 말할게요. 아무 걱정 말고 계속 하세요. 그 누구도 강제로 쫓아내지 않습니다. 학계에서 떨어져 나가는 건 본인이 포기하고 제 발로 걸어 나갈때입니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학계에 남는 사람은 결국 별 생각 없이 계속했던 사람입니다.

2023.02.25

제가 봤을 땐 글쓴이가 멀리 바라볼 필요가 없어요. 분야 공부가 재밌어서 대학원 진학했다잖아요. 자기의 passion도 살릴 수 있고요. 제 생각엔 직업/카리어 선택할 때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뭔가 힘들어도 내가 관심이 많아서 계속 그 일을 할 수 있다/ 행복할 수 있다.

가르치는게 괜찮으세요? 답변이 좋다/괜찮다/나쁘지 않다 그 중에 하나라면, 교수 되는게 추천해요. 싫다면 연구원이나 R&D 쪽으로 가는 게 더 유리할듯하고요. Simple 하게 요약하자면: 어떤 카리어가 내 passion을 살릴 수 있을까/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의 답을 찾는게 필요해요 :)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

앗! 저의 실수!
게시글 내용과 다른 태그가 매칭되어 있나요?
알려주시면 반영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