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문과대학 서어서문학과(스페인어)에 20학번으로 재학 중인 22살 학생입니다.
졸업 후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데, 전공 설정과 진학 과정 등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 선배님들과 연구자분들의 도움을 받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역사과 과목에 큰 흥미를 느꼈고, 대학 진학 후에도 역사를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이중 전공으로 사학을 선택하여 현재 제 1 전공 서어서문학, 제 2 전공 사학인 상태로 재학 중입니다.
학부 성적은 제가 스페인어 어학 공부에는 영 소질이 없고 흥미도 없어 큰 노력을 안 기울이다보니, 주로 스페인어 어학 강의에서 안 좋은 성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3학년 1학기까지 마친 현재 시점 기준으로 대외용 성적 3.88 / 4.5 정도로, 그리 좋지는 않은 학점입니다.
두루뭉실하기는 합니다만은, 제가 지금까지 대강 그려본 대학원 진학 계획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동남아시아학, 동남아시아 역사, 태국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동남아시아 언어 문명 분과가 있기에, 서울대학교 아시아 언어 문명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세부 전공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태국 역사를 생각 중이고요.
태국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만큼, 현재 태국어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주관하는 특수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있기에 온라인으로 수강한지는 3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했을 때 제가 갖게 된 질문들이 몇 가지 있어 질문 드리고자 합니다.
1) 흔히들 주변에서 이과 쪽으로 대학원을 진학하는 선배들을 보면, 한 교수님을 정하고 랩실에 컨택을 해서 진학하는 방식으로 많이들 가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인문 쪽 대학원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학을 하는 케이스가 많은지가 궁금합니다.
2) 학위를 모두 마친 후에 교수자 혹은 연구자가 되고 싶은데, 꼭 석사와 박사를 모두 해외에서 마쳐야 후에 임용이 잘 되는 상황일까요?
- 저희 학교 조교수님과 면담을 했을 때, 교수님께서 학사를 마치고 바로 석사를 해외로 가기에는 국내 학부생들에게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손에 영어로 된 페이퍼 하나 쯤은 쥐고 있어야 비벼볼 수가 있는데, 학부생 입장에서 지도 교수도 없이 영어로 심도 있는 페이퍼를 쓰기는 어렵기 때문에 국내 석사를 하다가 해외 석사를 한 번 더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려대 학사 - 서울대 석사 - 해외대학원 박사 루트는 임용이 어려울까요?
3) 1학년 2학기 사학과 전공 과목에서 듣기로는 아직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사학 분야가 솔직히 이제는 소위 잘 안 팔리는 학문 분야라고 많이들 이야기를 합니다. 동남아시아라는 앞으로 연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지역에 대한 사학 전공도 혹시 비전이 없을까요? 취업으로 돌려야 하나 공부를 지속해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4) 사학과 전공 과목에서는 A 이하로 성적이 내려간 강의는 없습니다. 혹시 학점도 대학원 진학에 많은 영향을 미칠까요?
5) 태국어를 공부 중이긴 한데, 대학원 면접에서 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내지는 태국어를 할 줄 압니다라고 말하려면, 아무래도 논문을 원어로 읽어내려갈 수준은 되어야 할까요? 혹시 전공 관련 언어 부분에 대해서도 도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동남아시아 지역 전공이신 분들이나, 인문대학원 진학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많은 도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간절한 만큼, 고민도 많아지고 횡설수설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글이 두서 없는 점 양해 부탁 드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9개
2022.08.24
가족중 사학과 석사있습니다.
돈은 얼마나 있으신가요.
고대사전공이라 박물관쪽으로 구인구직중인데 거진 30중반정도 계약직전전하다 정직된다네요
여기사도 자주나오는 말입니다만 그 길을 갔던 선뱌들의 평균이 본인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배들이 어떤길을 갔는지 꼭 확인해보시고 가시길 바랍니다
대댓글 1개
2022.08.24
먼저 도움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선배님.
일단 먼저 재정적인 부분은 부모님께도 진지하게 제 진로를 말씀 드렸고, 아버지 친구 분들 중에 불어과 교수를 지내고 계신 분들이 꽤 계셔서 부모님도 제 진로나 진로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신 편입니다. 두 분 다 은행 지점장 맞벌이시라 공부하는 데에 돈 걱정은 하지 말라고 계속 말씀은 하시는데... 사실 30대까지 부모님 지원을 받으면서 산다는 게 지금으로서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네요....
제가 원하는 길을 갔던 선배들의 평균이 제 미래가 될 것이라는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희 학교 교수님, 강사분들을 위주로 제 진로에 대한 질문을 조금씩 드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2022.08.24
인문계열은 이공계보다 교수,연구원 되는 비중이 확연히 적어서(전공 살린 취업조차) 차라리 교수님과 상담하는게 훨씬 도움될겁니다. 하이브레인넷이나 여기나 인문계열이 많은지도 모르겠음...
대댓글 1개
2022.08.24
넵 도움 되는 답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확실히 주변 교수님과 수업하시는 분들께 여쭙는 게 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2022.08.26
안녕하세요, 해외 학사 - 국내 석사 - 해외 박사 중인 인문사회계열 박사생입니다.
1. 석사는 컨택 안 하셔도 됩니다. 박사는 합니다.
2. 임용을 어디서 노리시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국내면 확실히 외국(특히 미국) 박사가 유리합니다. 이상적으로는 지금 고려대에서 학부를 하시고 미국으로 다이렉트 박사로 석박통합을 가는 것이 임용에 가장 좋으시겠으나, 영어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이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국내 학석사 - 외국 박사의 루트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외국에서 인문사회계통을 공부하며 대학원 진학을 고려한다면, 학부부터 학위논문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으나 국내 대학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석사를 걸치고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다만 인문사회의 경우, 대부분의 미국 대학이 박사를 따로 뽑지 않고 석박사를 통합으로 뽑기 때문에 국내 석사로 2년을 보내시고, 미국에 가셔서 추가적으로 5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 점은 고려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관하여 만약 국내에서 임용을 노리시지 않고 외국에 계속 남아도 상관이 없으시다면, 국내에서 석사를 하시고 미국 외의 외국 대학(영국, 호주 등)으로 박사를 고려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렇게 진행하신다면 위에서 언급한 듯이 석사를 따로 repeat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공계와는 다르게 특히 사학쪽은 유럽 대학의 수준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임용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3. 오히려 사학을 전문적으로 하신다면,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학이 크게 각광받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에서 글쓴이님의 연구 성과를 알아줄 수도 있습니다.
4. 네 미칩니다. 특히 유학을 고려하신다면 더욱 미칩니다. 하지만 박사 진학에 있어 학점이 절대적이라고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학점 말고 본인을 커버할 수단이 있다면, 외국에서 박사 오퍼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5.
대댓글 1개
2022.08.26
길게 쓰니까 댓글이 잘렸네요.
5. 태국을 본인의 연구 분야로 하신다면, 태국어를 공부하시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인문사회 계통에서 한 나라를 연구 분야로 잡았는데 그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당장 primary source도 읽을 수 없고, 그 나라의 고유한 시선을 100%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역사, 사회, 문화, 정치 등의 전반적인 것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태국어를 공부하시면 태국어 능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지만 할 수 있는 연구 주제가 보이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이 분야에 열정이 있고 재능이 있다면 도전하세요. 외국에서 풀펀딩 오퍼를 받을 수 있다면, 인문사회 계통이어도 금전적인 문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풀펀딩 받으면서 학부 수업까지 맡으며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글쓴이께서 연구에 열정이 있고 정말 하시고 싶은 일이시면,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2022.08.30
1) 박사 지원만 컨택합니다.
2) 미국에서 석사를 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terminal master's program으로 석사받고 끝나는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phd program으로 석박 통합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어차피 박사를 할 생각으로 가신다면 학비, 의료보험, 생활비가 모두 나오는 후자로 가는 것이 좋지요. 하지만 국내 학부를 다와 연구 경험이 거의 전무한 채로 바로 들어가기는 정말 어려울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많은 학교에서 역사학으로는 뽑지 않기 때문에 지역학 등 인접분야 석사를 하고 다시 석박통합과정을 지원하여 입학하게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유튜브에 역사학과 대학원생, 교수 유튜버들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임용은 어디서 어떻게 되고 싶냐에 따라 어디에서 석사하는게 유리한지 다르겠네요. 국내 석사 하셔도 미국에서 석박통합으로 뽑히기 때문에 석사 두번 하실겁니다.
3) 미국 내 역사학과에 동남아사를 다루는 교수나 트랙이 있는 학교가 얼마나 되는지, 역사학과에 없다면 인접분야인 지역학 등에서 역사학과 출신 교수들을 채용하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자기 분야가 아닌 이상 다른 교수님께 질문하셔도 얼핏 보이는 인상만 이야기 하실 것 같고, 제일 좋은 건 발품 파셔서 이 학교 저 학교 학과 홈페이지를 확인하시는 것입니다. 사학 분야가 소위 잘 안 팔리는 학문 분야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는 건 누가 무슨 기준으로 얘기하는 건지에 따라 많이 다르겠네요. 어차피 인더스트리 갈게 아니니까 "팔린다"의 의미가 뭔지 본인 마음속의 기준을 세우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이들"이 누구인지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시고 후회할 것 같으면 진입하지마세요. 박사과정만 7-9년입니다.
4) 학교마다 교수마다 기준이 다를 것 같습니다만 미국 박사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제일 중요한건 라이팅샘플인 본인 논문과, SOP, 추천서입니다. 제가 국
대댓글 1개
2022.08.30
박은 아니라 한국은 모르겠네요.
5) 미국 역사학과는 면접 거의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논문과 사료는 그 지역 언어로 다 읽을 줄 아셔야 하고, 그 증빙은 라이팅샘플을 통해서 연구에 활용한걸 직접 보여주시면 됩니다. 공인성적은 필요 없습니다. 만약 운이 좋아 언어를 잘 못 하는데 입학 하셨어도 언어실력이 꼬리표 처럼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언어 실력이 안 되신다면 졸업 후 어학연수든지 현지에서 일을 해 보신다든지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칼졸해서 입학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분야가 분야이다 보니 인더스트리가 없어서 정말 소수만 뽑기에 입시 경쟁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탑스쿨 중 경쟁률을 공개하는 곳들이 있으니 체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기존에 나와 있는 연구들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고,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와 어떻게 연결 시킬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인문사회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는 이용자들이 대부분이라 왠만하면 해외 대학원생 커뮤니티 등에서 정보 얻으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2022.08.24
대댓글 1개
2022.08.24
2022.08.24
대댓글 1개
2022.08.24
2022.08.26
대댓글 1개
2022.08.26
2022.08.30
대댓글 1개
2022.08.30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