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에서 서울대농대로 진학 고민

안녕하세요. 졸업하면 거지 되기 딱 좋다는 인문대학부 (학사) 졸업생입니다. 저는 거지는 면하고 전공에 맞춰 회사생활을 좀 오래 했습니다.

산림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오래 고민하다가 직장생활 10년만에 전혀 다른 전공의 석사 공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연구를 하겠다거나 학위로 뭘 더 하겠다는 욕심은 없고, 공부가 하고 싶어요. 발도 못 담근 분야인데 제가 그 분야에서 뭐가 되겠다고 지금부터 말하는 건 좀 비현실적인 거 같아서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산림과학부가 있는 서울대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해보는데, ‘타학교 인문대+나이많음’은 서류 합격하더라도 떨어질 확률이 큰가요?

석사 합격하면 바로 연구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컨택하는 것인지, 아무데서도 안 받아주는 경우도 있는지 등등 고민이 많습니다. 

차라리 대학을 다시 갈까, 하는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교양과목이 학부 때 성적(4.3/4.5)과 직업(박물관에서 재직)으로 쌓은 커리어에 비추어보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시간이 아까워요..

저는 04년 3월 입학 07년 코스모스졸업자라 요즘 대학 시스템은 잘 모르는 덕에 아직까지는 인터넷으로만 알아보는 중인데, 교양과목 부분이 지난 졸업장으로 약간이라도 커버가 되면 좋겠지만 안 될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고민하기 전에는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겉핥기식 공부라도 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약오르기만 하네요.

생계랑 미래를 고민하는 분들께 나이 많은 사람이 공부가 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게 터무니없는 소리나 기분 나쁜 말로 들릴까봐 정말 조심스럽지만, 한 아이의 부모라 허영심으로 사치부리듯이 학교 다닐 생각은 없습니다-

정말로 산림 분야가 좋아져서 시작해보려고 고민하는 거여요- 그냥 산림 쪽으로 생계를 꾸릴 생각이었으면 공무원 시험을 봤을 거예요. ㅎ 

공부를 하면서 그 다음의 삶을 계획할 수 있으면 정말 큰 행운이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혹시 서울대 농대 산림과학부 다니시거나 다른 학교의 산림 관련 학과에서 공부 중이신 분들 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