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때 입시도 노력은 안하고 대치동 학원가에서 컨설팅해줘서 하란 대로 해서, 운좋게 명문대 라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서 놀았습니다. 군대를 가야할 때는 상근예비역으로 나와서, 집에서 자고, 예비군 조교로 근무하고, 꿀 빨았습니다. 전역 후에도 여전히 노력은 안했고, 그냥 남들이랑 똑같이 놀고, 똑같이 공부하고(공부하는 척 했습니다.) 이러면서 4년을 보냈는데, 또 상대평가라 그런지, 성적은 3.9/4.5로 졸업했습니다.
학부는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경영공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아직도 산업공학이 뭔지, 경영공학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뭔지 알고 싶지도 않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공부를 해야 살아남겠다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근데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노력을 해야하는 건 알지만, 노력을 어떻게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오늘도 교수님이랑 얘기를 하는데, 교수님이 넌 사람은 참 좋아. 학부생보다 전공 지식은 깊이 있게 아는 것 같아. 근데, 석사 정도 수준은 아니고, 너를 잘 굴리면 박사에선 포텐이 터질거 같긴해. 이러면서 마지막 멘트에 넌 노력을 안하는건지, 노력할 줄 모르는 건지, 애들이랑 뭔가 좀 다른 느낌이다. 이러시는데 뭔가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노력을 해본적이 있나? 노력할 줄은 아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노력을 해본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하는 척 하면서 살아온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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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6.04.08
살면서 강렬히 해보고 싶은게 있으시지 않았나요? 그 분야에서 타인을 앞서는 실력을 가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본적 없으신지요. 노력이라는게 엄청나고 대단한 뼈를 깎는 그런걸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죠. 작성자분이 대치동 컨설팅에서 해주는걸 습득하고 명문대 라인에 가기위해 투자한 것도 노력이고, 학점을 받기위해 투자한 것도 노력이죠. 노력없이 명문대 라인은 가고 3.9를 받는다는건 천재거나 노력을 했는데 본인이 그렇게까지 고통스럽지 않아서 노력이라고 생각안하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여태까진 그런 단순한 수준의 노력으로 걸어오셨지만, 앞으로 30대, 40대가 되어가면 본인이 몸담은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거고 더 처절하고 힘들어질겁니다. 그러면 예전보단 노력하네라고 느끼시겠죠. 적어도 지금까지 하신게 노력이고, 시간투자고 하는 방법도 아시는 거라고 생각하고 갈망하는 분야에 더 시간을 투자하고 뼈를 깎고 처절하게 해보십시오.
2026.04.08
한국 사람들은 노력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그 단어 하나로 온갖 행위에 대한 합리화를 진행하고 일을 두루뭉술하게 만들며, 사회 전체가 노력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허상을 동경하게 만들죠. 심리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별 인간의 정신력(또는 인내력)은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실험을 조금 더 잘버티는 정도이며, 측정된 차이가 성공/실패를 가를 정도로 유의미하진 않다는 결과입니다. 여기서 성급하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노력에 대한 보상은 정신력 총량에 의해 결정되는게 아니라 '노력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방향 설정이 잘 되었는지'에 따라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글쓴분이 지금까지 노력을 별로 안해왔다는 이야기는, 바꿔말하자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굉장히 효율적이어서, 정신력을 조금만 쓰고도 남들 만큼의 보상은 받아왔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러면 앞으로의 방향성도 명확할 겁니다. 남아도는 정신력을 조금 더 쓰되, 효율 낮은 노력보단 효율 높은 노력의 방향을 찾아서 투자하면 됩니다. 아니면 아예 효율을 극단적으로 높여서 놀면서 다녀도 되겠죠. 효율 높은 노력이 안보이면 효율 낮은것도 트라이는 가능합니다만, 너무 과투자하면 원래 일도 효율이 안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에 조금 비추합니다. 아무튼, '노력 시스템'에서 '노오오력'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효율과, 방향설정이 전부일 뿐입니다.
2026.04.08
음... 교수님께서는 혹시 '시키는 일은 잘 하는데, 의욕은 없어보인다'는 말씀을 하시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짐작이지만, 평소에도 물욕이 없으시거나 성취에서 큰 기쁨을 찾지 못하시는 성격은 아니실까요? 그런 분들은 성취욕이나 과시욕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기 힘들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른 것들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견으로, 생리적인 욕구를 제외한 모든 욕심은 존재 가치 증명 혹은 불안감의 해소로 귀결되는 듯 합니다. 이들을 잘 이용하면, 앞서 제시한 욕구를 대신할 원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각각의 경우에 대해, 저 나름대로 추천하는 예시를 하나씩 제시하겠습니다. 주변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한다면, 조직 내에서 리더의 역할에 스스로를 던져보세요. 책임감은 또다른 형태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팀장이라는 직위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특정 직무에 한해서 완전히 독점적인 책임을 맡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불안감 또한 좋은 구동력이 되어줍니다. 예측 가능한 모든 불안의 원인을 온전히 규명하여 대비책을 세우거나 전략을 수립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죠.
물론 이러한 전략들은 양날의 검입니다. 딱 봐도 보이듯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합니다. 다만, 각각의 장단점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당연하게도, 본인의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전략들이라면 적용 방식을 바꿔야할 필요도 있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될까 싶어 이것 저것 적어봅니다. 학술적 근거 보다는 개인적 경험과 느낀바를 토대로 적은 글이니, 적당히 걸러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2026.04.08
2026.04.08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