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훌륭한 글을 related work으로 소개드리구요: https://phdkim.net/board/free/7628 여기에 덧붙여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학사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미국 회사에서 SWE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저희 박사 연구실 졸업생 (10명 이상 되고 현재 대부분 인더스트리에서 Research Scientist, SWE 또는 미국 교수) 과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쓰는 것입니다.
1. RS의 연봉이 SWE 보다 높다? 저는 회사 지원 당시 빅테크 RS 오퍼도 받았는데 현 회사 SWE와 연봉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현 회사의 TC가 조금 더 높았는데 박사 초봉이 400k (베이스 220k, 주식 180k) 였습니다. 일단 이러한 점에서 흔한 오해 하나를 풀고자 하는데, 대개 비슷한 경력의 SWE / MLE / AS / RS 연봉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특출난 리서쳐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논문 적당히 내고 졸업한 평범한 AI 박사에 한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2. RS는 연구를 하고, SWE/MLE는 개발을 한다? 회사와 팀에 따라 다릅니다. 사실 RS도 대부분 개발 일을 많이 한다고 봐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G사 M사 등 RS으로 취업한 연구실 졸업생들이 박사학위가 굳이 필요 없는 일을 한다는 등 하소연하는 얘기를 계속 듣다 보니까 실감이 되기 시작했고, 본인도 RS 오퍼가 오고 매칭된 팀 매니저랑 얘기하면서 그 때 깨달았습니다. 정말 연구를 하고 싶어하는 동료들은 아예 교수를 하거나 비영리 연구 기업 등으로 들어가더라구요. 반면 타이틀은 SWE이지만 팀 전체가 거의 박사로만 이루어진 경우도 있는데, 저희 팀이 그렇습니다.
Job title이 말해주는 바가 당연히 있지만, job description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3. 빅테크 / FAANG (MANGA)가 가장 좋다? 빅테크 물론 좋지만 빅테크 아닌 회사, 좀 덜 알려진 회사 중에서도 정말 좋은 회사 많습니다. Levels.fyi 보면 아시겠지만 연봉을 가장 많이 주는 회사들은 오히려 빅테크가 아니라 그보다 작고 빠르게 성장중인 회사들입니다. 한국에 비유를 하자면 (저는 요즘 한국 상황은 잘 몰라서 틀렸으면 양해 부탁드려요..) 삼성이나 현대같은 conglomerate가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만, 뭐라고 하더라, 몰두센(??) 등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 모든 걸 떠나 미국엔 기회가 많고 이직도 잦습니다. 넓게 알아보고 지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서 quick question: 근데 빅테크가 주식이 더 안정적으로 오르기 때무에 실질적인 연봉은 더 높지 않나요? → 꼭 그렇지만 않은게, 보통 주식으로 연봉이 나올 때 3개월에 1번씩 vest, 즉 "자기 것"이 되어 전액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본인 회사 주식이 오르지 않을 것 같으면 3개월에 한 번씩 주식 다 팔아서 다른 회사 주식 사면 됩니다. ㅎ 오히려 더 중요한 건 입사 시점인데, 이 때 주식 가격이 낮으면 추후 3-4년간 더 많은 unit이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근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큰 차이 없고, 어차피 다들 돈 많이 벌고 부자가 될 터이니 비교는 무의미한 것 같네요.
4. 한국에서 박사학위 없이 미국 기업 입사하기 무조건 미국 석사과정에 지원하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졸업 후 3년 STEM OPT로 본인이 공부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 때 회사 다니면서 H1B 지원하시면 됩니다. 안그러면 비자 문제가 어렵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미국에 본사 한국 지부 입사 후 본사로 이직하는 건데, 케이스가 적지 않을까 싶네요.
5. 한국에서 박사 받고 미국 기업 입사하기 다른 글에서 이미 잘 말씀해주셨듯이 논문 3편 정도 나오면 NIW 지원해서 영주권 따고 가면 됩니다. 일단 영주권이 있는 이상 정말 정말 정말 취업이 쉬워집니다. 총 2-3년 정도 걸리니 미리 알아보기를 권장합니다. Immigration 담당 미국 로펌 유명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본인 구글스칼라 보내면 영주권 딸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무료로 알려줍니다. 그냥 무조건 하세요 이건.
6. 미국에서 박사 받고 미국 테크 기업 입사하기 쉽습니다. Opportunity에 대한 소식이라든가 리크루터에게 보여지는 visibility가 다르고, 역시 3년 STEM OPT가 주어지니까 비자 이슈도 거의 없구요.
Quick question: 학교 순위는 얼마나 중요한가요? → 경력 0인 신입일 경우 미국 기업 측에서도 prestigious한 대학일수록 signal to noise ratio가 적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위기입니다. 한국 포함 아시아처럼 맨날 대학 등급 순위에 hyperfocused 되어있고, 부등호 표시 남발하고,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냥 대학 자체에 개개인의 정체성을 훨씬 적게 두는 편이라고 할까요. 제 주변 무수한 엔지니어들을 봤을 때 어느 학교에서 공부했느냐에 아무도 관심 없습니다. 그냥 실력으로 승부 보는 세계입니다.
7. 미국 테크 기업에 지원했을 때 합격하는 법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리퍼럴과 릿코드. - 리퍼럴: 이건 본인의 이력서가 "리크루터의 눈에 발견될 가능성"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이는 수단입니다. 리퍼럴은 무조건 받으세요. 링크드인에 지원하려는 회사 다니는 사람에게 그냥 메세지 보내세세요 리퍼럴 해달라고. 전혀 부끄러울 일도 아니고 다 이렇게 합니다. 회사에서도 성공적인 채용의 리퍼럴을 해 준 사람에게 상당한 액수의 보너스를 주는 경우가 많아서 부탁받은 사람도 좋아라 할 수 있습니다. - 릿코드: 특히 박사 출신들이 릿코드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준비하셔야 합니다. 쓸 일도 없는 알고리즘을 왜 알아야 하죠? → 알고리즘을 아냐 모르냐가 포인트가 아니라, 지원자의 사고력, 소통 능력, 코딩 실력을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보기 위한 수단인 것입니다. 그냥 눈 딱 감고 2개월만 준비하세요.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OpenAI 같은 기업.) 그런데 이게 industry standard이며 대부분의 지원자들에게 필요한 전략입니다.
일단 이렇게 적었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댓글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못 받을 것 같아서 최대한 많이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미국에 산지 좀 돼서 그런지 영어가 많이 섞여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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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12.09
정말 감사드립니다 스크랩했습니다!!
2025.12.09
6번관련: 언제 취업하신건지 모르지만, 최근 미국에서도 (탑10에 있습니다) 결코 취업 쉽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에 졸업하는 친구들중 OPT due 이내에 취업못할까봐 한국기업이나 포닥도 같이쓰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도 CS중 한분야인데 제 분야는 최근 meta에서도 해고 엄청많이 한 상태고, 최근에는 내부에서 이직도 예전만큼 많이하지않는 분위기라 합니다. 저는 미국 교직에 있기때문에 직접 경험한건아니지만, 주변에 훌륭한 친구들이 특히 이번싸이클에 엄청나게 고민하는걸 많이 봅니다. 카더라 로는 워낙 취업시장이 안좋다보니 대학원/포닥 지원경쟁이 높아졋다는 소리도 들려오죠.
2025.12.09
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