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석사 3학기차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 대학원 생활에 대해 좀 회의감이 들고 고민이 돼서 글 올립니다.
연구실 상황이 너무 열악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 문제입니다. 프로젝트는 모두 짤렸고 학과에서도 모든 지원을 끊어 인건비는 고사하고 연구비가 아예 없습니다. 일단 기존에 있던 노후화된 장비 돌려쓰고 다른 연구실들에 아쉬운 소리하며 장비 빌려쓰는 식으로 버티고는 있는데 자잘한 소모품들은 제 사비로 마련하는 일도 꽤 있습니다.
교수님의 평판이 최근 너무 안 좋아졌다는 것도 걱정입니다. 사실 연구실 재정적 문제의 원인이기도 한데 최근 몇 년간 이미 졸업해서 연구소에 취업한 제자 논문에 어거지로 공동저자로 들어간거 제외하면 제대로된 연구성과가 아예 없습니다. 거기에 다른 연구자 분들과 갈등까지 생기시니 답답합니다. 학회에서 다른 연구자 분이 저한테 지도교수님 성함을 물어보시더니 이름 듣자마자 그 교수님 밑에서 있는거 정말 괜찮냐 이렇게 물어본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교수님의 이름이 저한테 주홍글씨가 되지 않을지 염려도 됩니다.
연구실 구성원들과의 갈등은 없습니다. 연구실에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구실의 열악한 상황과 교수님의 성격적 문제 때문에 모두 중도포기하고 연구실과 연을 끊었으며 그나마 한 명 남은 동기도 진지하게 중도포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 의지가 없어보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연구실 상황이 이렇지만 어찌됐든 논문 써서 학술지에서 우수발표상도 받고 원고 드렸는데 파일 어디에 저장했는지 까먹었다 너 나한테 원고 언제 보냈냐 이런 반응만 돌아오고 제대로 된 피드백이 없으니 갑갑할 따름입니다.... 아니면 아니다 수정해야 하면 수정해라 이런 말씀 없이 몇 달째 이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저한테는 대학원생한테 주말이 어딨고 공휴일이 어디있냐 잠도 아껴야 한다 이런 소리만 하시는데 솔직히 그냥 할 말이 없습니다. 본인의 지시 사항도 까먹으시는 일이 다반사라 의지가 있다 해도 해결이 될 상황인지 의문도 듭니다. 최신 논문도 안 읽어보십니다.
여태까지 제가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 중도포기는 안 하고 있었는데 대학원을 신중하지 못하게 선택한 과거의 제 자신이 매일같이 원망스럽습니다. 새로 누가 들어올 가능성도 없다 보니 혹시라도 교수님이 졸업을 미뤄 이런 상황이 더 길어지는건 아닐지도 염려됩니다.
그냥 현재 상황이 너무 답답해 혹시라도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해서 글 올립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시는 일들 모두 잘 되시길 바랍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11개
2025.04.20
여기서 어떤 말을 듣더라도 결국 본인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라는 걸 명심하시기 바래요. 아무튼.. 박사학위, 혹은 그 이상을 고려중이라면 옮기는게 좋겠습니다. 석사학위 취득 후 사기업 취업이 목표라면 버틸 가치는 있다 봅니다. 어차피 석사학위를 3년 이상 걸려서 주시진 않을거고, 자퇴하고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도 이전 랩의 경력을 인정해서 졸업을 빨리 시켜주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석사 학위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할텐데, 석사후 기업 취업이면 사실 연구성과나 교수님의 평판이 그다지 중요하다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2025.04.20
대댓글 2개
2025.04.21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