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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어떡하면 좋죠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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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spk 자연대 대형랩 석박통합 4년차입니다. 보통 7년 졸업이라 3년 반이상 남았습니다. 그냥 객관적으로 조언해주셨으면 해서 다 솔직히 쓰겠습니다.
논문 발표하는게 너무 무섭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제가 맡은건, 1번 발표하시는 분의 논문을 발전시킨 후행논문이었습니다. 그런데 1번 발표를 하다가 교수님이 이해 못하겠다고 다음에 다시 해오라고 중단하셨습니다. 발표해주실거 생각해서 1번 논문 내용은 딱 related work 정도로만 써놨는데, 그걸 보고 제 차례 때 왜 제대로 안써놨냐며 너가 방금 한건 발표가 아니라 그냥 지껄인거에 불과하다 한참을 씩씩대셨습니다. 다음 발표자(1번 논문이 포함된 서베이논문)한테까지 설명을 요구했고 잘 이해가 안되시자 계속 짜증을 내셨습니다. 선배들은 애초에 발표하기 쉬운 논문만 골라서 발표하면 된다, 교수님이 화낼거 같은건 다 빼고 발표해라 어차피 논문 안찾아보신다 그러게 왜 그랬냐 그러는데 저도 제 논문이었으면 팔다리 다 자르고 쉬운거만 보여드렸겠죠. 근데 앞사람이 논문 발표하다가 중단하게 될거까지 제가 어떻게 예측합니까... 제가 팔다리 잘라놓으면 앞사람 발표보고 너는 이거 왜 안썼냐 쟤랑 왜 다르냐 뭐라하실게 분명한데요. 어떻게 했어야 짜증을 안내셨을까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을 1대1로 만나면 사석이든 공석이든 설명도 잘하시고 성격도 유하십니다. 저도 처음엔 진짜 존경했습니다. 근데 유독 논문 발표할때만 사람이 귀신들린 것처럼 화를 냅니다. (카톡하면서 들어서 제대로 듣지도 않습니다.) 자기를 이해시키라고, 논문 내용 그대로 읊지말라고, 논문에 쓰여진 수식 그대로 쓰지 말라고 하는거 까진 알겠습니다. 기준이 높으신가보다 할 수 있죠. 저도 처음엔 제가 잘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논문 줄줄 읽는 선배들 보고 왜 저렇게 발표하지 싶었습니다. 시간 많은 석사때는. 교수님이 원하는 수준으로 논문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논문 발표준비에 시간을 많이 써야하는데 시간이 많으면 괜찮지만 너무 바빠서 그 정도로 준비할 수 없을 때가 제일 문제입니다. 대학원생들 바쁜거야 다들 아실테니 부연설명은 안하겠습니다.. 교수님과 함께 하는 세미나는 거의 주 1-2회씩 있는데 로테이션 돌려도 한달에 한번씩은 하게 됩니다.
제 연구분야만 발표하면 혼나면서 배우지 그러려니 할 것 같습니다. 근데 대형랩이라 제 연구분야와 관련없는 과제 논문 발표까지 해야하는데 처음보는 분야 논문이고 그 분야 사람들끼리만 아는 단어 남발해서 써져있는데 제가 완벽하게 이해하는게 가능합니까? 발표때 혼 안나기위해 그 논문의 레퍼, 원래 background까지 공부를 해야하는건데 제 연구분야도 아닌 것에 너무 과하게 시간을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시간을 과하게 써서 해결되면 그건 그나마 낫습니다. 시간을 아무리써도 제가 교수님이 원하는 이해수준까지 도달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논문이 애초에 잘못 쓰여졌거나, 레퍼런스된 논문끼리 같은 말을 다른 수식으로 써놓거나, background를 이해할 수 없거나 등등.. 혼날까봐 무서워서 연구고뭐고 다 제끼고 그것만 달달 준비했는데 이해 안된다고 화내실 때.. 그냥 너무 허무하고 막막하고 힘듭니다.
발표가 너무 무섭고 이제 짜증내는 교수님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납니다. 교수님 목소리랑 비슷한 목소리만 들어도 숨이 잘 안쉬어집니다. 지금 제가 정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들 왜 자살하는지 알겠습니다. 교수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역정내시는건지 알고싶습니다. 그렇게 화낼 필요까진 없잖아요 대체 왜 화가 나는거죠? 교수님 좀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발표를 어떻게 매번 완벽하게 해갑니까 할 수 없는데 자꾸 해오라하면 어떻게 해야하죠. 선배들은 대충하고 혼나면 되잖아 럭키비키잖아? 그러는데 저는 왜 이게 안될까요. 누가 저 좀 도와주세요..
뭐..교수라는 직업이 원래 남 논문쓴거 읽고 트집잡아서 반박하는게 직업인지라 일상생활과 논문 읽고 크리틱 할때 사람이 180도 바뀌기도 합니다. 원래 성격이 대단히 유하신 편은 아닌것 같네요. (적어도 일할때는?) 그런데 그렇게 감당이 안될만큼 화를 내시는게, 다른 선배들에게도 그러시나요, 작성자분께만 그러시나요? 다른 선배들에게도 모두 그러시면 정신승리를 하는 수 밖에 없는데, 원래 과학자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게 직업이고 인생 목표라서, 글을 읽고 설명을 들었는데도 이해가 안되면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느낌과 함께 자연스럽게 화가 납니다. 그런데 '이해하지 못하는 나' 에게 화내는게 아니라 '나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저사람' 에게 화를 내는 타입이시군요. 어쩔수 없습니다. 발표 끝난날에 같이 욕먹은 사람끼리 술한잔 하면서 교수 뒷담을 까세요.
이런 내용은 둘 다의 입장을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작성자님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폐급 동기가 있었는데 논문 발표를 왜 이따구로 대충 준비하지? 느낌이 매주 들었는데 교수님 성격이 유하셔서 "이 부분 조금만 수정해~"라는 식으로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동기들은 교수님은 왜 저런 애를 쥐잡듯이 혼내지 않고 방치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요 그래서 한번 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시고 내가 3년 동안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다 싶으시면 석사 전환도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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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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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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