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학기 휴학 경험이 있고, 부끄럽지만 이번에 외국어 시험을 잘 못봐서 불합격이 된다면 졸업이 한번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외국어 시험도 진작에 봤으면 이렇게 될 일은 없었는데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너무 바빴어가지고 신경을 안쓰다보니 접수 일자를 놓쳐서 석사 4기 때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잘못입니다. 이렇게 끌고 온 것은..
일단 저는 3기를 마치고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했는데, 휴학을 하게 된 이유는 제가 한 몫에 비해서 인정을 못받고 채찍질만 당하는 억울한 대학원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불안증세랑 불면증이 심해지고 더 이상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한학기를 쉬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는 두 연구분야의 팀이 있는데 A팀, B팀이라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A팀은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관련이 있고, 교수님도 이쪽 관련해서는 능력이 있으시기 때문에 교수님께서 많은 과제를 따오신 상황입니다. B팀은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관련이 없지만, 교수님의 욕심으로 인해 만드신 팀이고 사실상 연구지도가 잘 안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보통 A팀의 연구원들이 연구실의 과제, 잡일들을 담당하고 있고, B팀은 공부, 개인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가 제가 석사 입학하는 시기가 조금 꼬인 군번 느낌이어서 온갖 과제들이 겹쳐있는 상황이었고, 저는 석사 1기 동안에만 연구과제 2개에 서브로 참여하고 석사 1~2기 동안에 제가 과제 책임자로 하나를 맡아서(제가 실험부터 최종 보고서까지 다 했습니다.) 석사과정 동안 총 3개의 과제에 참여하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지내는 동안 B팀의 다른 석사 과정들은 보통 개인 공부만 했습니다. 딱히 연구 실적을 내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이렇게 일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A팀의 박사과정 선배님하고 계속 트러블이 있었고(약간 완벽 주의자 성향이신 분이라 연구실의 석사들중에 제가 일을 가장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식으로 가스라이팅을 많이 당했습니다.) 오히려 연구과제를 하지 않는 B팀 석사 친구들은 A팀 박사과정 선배님하고 트러블없이 원만하게 지내더군요. 게다가 저희 연구실이 인건비는 완전히 공산주의로 나누는 편이라 일을 많이 한다고 인건비를 더 받는 것도 아니었고, 교수님이 오히려 일을 안하는 인원들한테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시고 일을 하는 인원한테만 계속 시키십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번아웃이 조금 세게 와서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휴학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휴학의 공백기를 조금이라도 채우기 위해 휴학을 하는 동안 학기 중에 하던 실험을 마무리해서 KCI + SCOPUS 등재 국내 저널에 논문 한편을 제출했습니다. 석사 2기 때도 주저자로 해당 저널에 논문을 하나 제출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제 게재 실적은 KCI(SCOPUS) 1저자 논문 2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번에 외국어 시험 문제때문에 졸업이 한번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연구는 사실상 거의 다 끝났기 때문에 석사 논문을 쓰는데는 데이터가 충분하고도 넘치는 상황인데 외국어 시험이 불합격이면 학위 논문 심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휴학을 한 번 했었고 이를 최대한 커버하기 위해 논문 한편을 작성했었는데, 이번에 외국어 시험 문제때문에 한번 더 공백기가 생길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석사 3년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 이를 커버하기 위해 sensors(MDPI)와 같은 accept률이 높은 sci 저널에라도 논문을 게재해야 할지도 생각중입니다.
지금 한참 원서를 넣고 있었는데 외국어 시험 때문에 이번 학기 졸업이 안되면 회사에 최종 합격을 해도 입사 취소가 되는 상황이니.. 참 막막하네요. ㅠ 석사 3년은 기업 입장에서 많이 안좋게 생각할까요..?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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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5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