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배민을 끊은지 1년이 넘었다. 예전에는 치킨, 피자를 일주일에 최소 두번씩은 야식으로 시켜먹었다. 통장도 망가지고 내 몸도 망가졌다.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과 신발을 샀다. 그러나 요즘은 쿠팡에서 다 산다. 디자인이 fancy 하진 않지만 basic 한, 그리고 튀지 않는, 네이비색 혹은 블랙계열로 1만원대 신발을 산다. 신다가 헤져서 흉해지면 똑같은 모델을 또 산다. 티셔츠는 3장에 2만원하는걸 주로 사 입는다. 가격이 싸다고 퀄이 후진것은 아니다. 짱짱한 면 재질에 입었을때 나름 감촉이 괜찮다. 바지도 한장에 1.5 만원하는것들 위주로 산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는 5만원짜리 바지와 비교했을때 차이를 거의 못느낄정도의 퀄리티다.
많은 기업들이 도산 위기에 있다. 자본금 대비 수백% 에 달하는 대출을 끌어다가 무리하게 아파트를 지으려던 탐욕이 문제였다. 자기들이 자초한 도산이다. 개인 영끌들의 곡소리도 들린다. 대출이자를 갚느라 먹고 살기가 빠듯할것이다. 자기 분수에 맞지않게 큰 대출을 끌어온것이 문제였다. 결국 자업자득이다. 난 다행히 빚은 없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개인들과 기업들이 파산할까. 대출로 망하고 주식으로 망하는거다. 은행에서 빚내지도 말고 주식도 하지 말라던 성숙한 어른들의 말이 결국 옳았다. 분수에 맞게 사는법을 더 연습해야겠다.
2024.01.22
2024.01.22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