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처럼 현재 석사 2학기를 완료하고 있고, 자퇴생각이 심해지는 석사생입니다.
대학원에 진학을 하면서, 저는 건강하리라, 정말 열심히 하리라, 1인분은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방법을 강구해봐도, 저를 고쳐보아도 쉽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갈 병원 몰아서 다 간 거 같아요.
가장 큰 원인을 꼽으라면 랩 사람들입니다.
뭣도 모르던 시절을 지나 이제 보니 라인이 분명했습니다. 저는 눈 밖의 라인이었죠. 그러다 보니 실험과 행정 관련 모든 일들을 동기 보다 훨씬 적게 전달 받아왔습니다. 그래도 제가 열심히 해서 메꾸자고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와중에 연구비 삭감까지. 교수님은 방임파고요. 석사 3개월 차에 처음으로 정신과를 갔습니다. 한동안 괜찮더니 요즘 다시 힘들기 시작하더군요. 원인은 줄여보자면 이러합니다.
1. 라인 미스로 인한 차별 - 프로토콜, 꿀팁 등 정보의 차별, 컨펌 시 엄격한 잣대, 과도한 업무 혼자 진행 - 다른 라인에 있는 같은 과제 선배의 의식적인 차별과 경멸 아닌 경멸 느낌에 정신과 약을 시작했습니다.
2. 같은 라인 동료의 질투 - 하...그냥 뭐만하면 질투에 눈이 멀어 다른 동료와 사이를 끼어드려고 합니다. 1도 안 가르쳐주다가 그 동료 앞에선 가르쳐 준다던가. 사사건건 이거도 모르냐 등 은근히 때론 대놓고 무시하는 눈빛과 말투 - 처음엔 해결해보고 소통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으나 이제 좀 지칩니다. 왜 제가 이 애새끼 때메 머리 아파하는지 모르겠어요. 같은 과제 참여자라 24시간 함께 해야하는데 그냥 스트레스만 받아요.
3. 열정이 사라짐 - 예전엔 뭔 일만 있으면 제 잘못 같고, 제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 일 같아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뭔가 궁금한게 생기면 집도 안 가고 해결했고요. 근데 이젠 그런 재미도 열정도 없고, 하루하루 출근이 고역입니다. 이 일들에 아무 애정도 없고 그저 취업하기 위해, 해온게 아까우니까 참고 있습니다. 부모님 볼 낯 때문에라도요. 근데 정말로 라인 잘 탄 동기의 스킬은 승승장구 하고 있는게 제 눈으로도 보이는데 저는 같은 라인에서도 소모적인 질투만 받아가며 꾸역꾸역 공부하고 살길 찾으려니 죽을 맛입니다.
4. 건강 - 모든 일에 무덤덤해지고, 매사 불안합니다. - 스트레스성 질환은 달고 살고요. - 원래 운동 정말 좋아했는데 이제 조금만 뭐 하기도 싫고 어렵고 또 못합니다. - 정말 갓생러고 자기개발 좋아 미쳤는데 이젠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싫어서 매일 배달시키고 대충 먹고 보상심리로 폰만 하다 잡니다. 그리고 이런게 되풀이되면서 더욱 싫어지고요.
한동안은 제 성격 문제인가 엄청 고민하고 반성했어요. 근데 전 여기 사람들 보다 사회성 좋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이렇게 계속 되니 제 정신만 갉아먹고 이제 육체랑 정신 다 나가리 같아요. 특히 요즘 2번 때문에 지쳐 미치겠습니다. 근데 저자식의 졸업만 기다리자니 3번이 해결될까 싶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동기와의 격차가 메꿔질까? 하는 생각까지..
솔직히 타이틀도 아쉽고, 정말 간절히 가고 싶어했던 과거의 나에게 미안합니다. 그냥 도망 아니냐 싶고. 자퇴를 하고 나면 뭐하냐가 가장 큰 관건이겠죠. 원래 이것저것 관심 많기도 했고, 해외에 다른 분야 석사를 가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겠지요....
두서 없네요.. 징징거림일지도 모르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년하고 자퇴, 다들 버티나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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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2024.01.17
앞으로 1년 남았다면 그냥 버텼을 거 같은데 작성자 본인이 너무 힘들다면 자퇴하는것도 답입니다.
참는 것에는 이제 한계점이라고 판단되네요. 정당하게 하는 것이 아닌 트집잡거나 다른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되면(주관적이더라도) 선임한테 겪으면 참지말고 님의 기분 안좋은 것을 표현하시고 할말을 하세요(공격적이여도 상관 x). 동기는 더 쉬운데, 대놓고 화내던가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할말 하시던가 스타일대로 하세요. 오히려 크게 싸우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님에게 꼽주는 분위기면 가만히 있지말고 분위기 싸하게 만드세요. 이제는 하던 행동을 바꿔야할 때이고, 원래 행동을 이어가는게 가능한 상황도 아닙니다. 여기서 더 참느냐 못참고 집에 가느냐인데 어차피 더 이상 참으면 안되는 단계까지 왔고, 더 참는 다해도 님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주지 않을 뿐더러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질겁니다. 자퇴를 한다면 님은 당하기만 하다가 자퇴해서 님 커리어 망치고 실패감에 방황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하다가 가지 말고, 님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님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결과가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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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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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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