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거울에 비치는 제 모습이 너무 싫습니다. 스트레스로 탈모가 심하네요. 오래 앉아있어서 허리는 망가지고 배도 많이 나왔어요. 오늘은 A형 독감에 걸려서 타미 플루 처방 받고 왔습니다. 그 외에 해열제랑 진해거담제 등도 함께 받아왔는데 약이 너무 세서 정신이 몽롱하고 잠만 쏟아집니다.
그런데 수요일, 목요일, 일요일 기말 과제 마감이 하나 씩 있고 금요일에는 학회에서 발표도 해야 합니다.
그냥 이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언가 한 발자국 씩 다가갈수록 내가 원하던 그 그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아마 연구자로 살아가면 평생 연구 스트레스로 탈모는 못 벗어나겠죠?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싶어도 또 밤새서 연구하겠죠? 예전에는 연구로 무언가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지금은 그 어려운 일을 겪고 힘들게 교수가 되어 저를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안쓰럽습니다. 얼마나 바쁘고 얼마나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가야 할까.
일 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스스로 생각보다 삶의 여유를 찾고 싶고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싶더라고요. 그럼 이 길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학기인데, 지금은 독감때문인지 너무 힘들어서 그냥 다 포기하고 싶네요...
2023.12.12
2023.12.12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