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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돌아보며...

2023.01.25

23

4291

안녕하세요 만 25살 남자입니다... 그냥 제 인생을 돌아보고 난 후 제 생각입니다. 그냥 찡찡거리는것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혹시라도 만약에 저랑 비슷한 경험이나 비슷한 고민을 가져보신 분이 계시다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제 인생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모자란것 없이 좋은 환경에서 자란 남들이 말하는 금수저입니다.
사립초등학교를 나오고, 중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사립 기숙학교로 유학가고, 군대도 다녀오고, 미국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23년 전기를 지원했다가 불합격해서 제가 옳게 산것인가 싶은 생각이 요즘 크게 들었습니다.

초중학교는 평범하게 지냈다고 할 수 있지만, 제 인생이 급변하게 된건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부터 인거 같습니다.
사실 유학에는 별 뜻이 없었는데, 제 주변 친구들, 저희 집안사람 모두, 그리고 부모님들의 주변인들이나 주변인들의 자제분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유학을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너무 간단하게 결정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경솔했다라고도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는 재밌었습니다. 추억도 너무 많고, 얻은 것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대학교에 수학과로 진학을 했습니다.
그렇게 대학생활을 보내고, 군대도 다녀오고, 졸업을 했습니다. 성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총 GPA는 평균이지만 전공 GPA는 높은 이상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니까 저는 고등학교, 대학교 생활을 그냥 적당히 하고, 망하지 않게만 보내야겠다라는 마인드로 보냈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지냈고, 사고 안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지냈습니다.
졸업을 한 후, 한국 대학원으로 진학을 결정하고 resume를 쓰는데 쓸게 없다는걸 느겼습니다. 대학원 카페를 가보니 모두들 연구경험, 공모전 경험이나 논문에 이름을 올린 분들이 대부분인데 저는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인턴을 알아보았고, 운 좋게도 컨설팅 펌에서 한달동안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들 왜 한국으로 가냐, 미국에 있는게 이득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실 남들이 말려서 입니다. 부모님이나 가족들은 말리지 않았지만, 제 친구들은 다 말렸거든요. 미국에서 나오는게 더 확실한 방법인데 왜 돌아가냐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저는 제 인생의 끝은 한국이라고 못을 박아놨고,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싫어지기 한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싫어하는 나라에서보다 제가 좋아하는 나라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었고, 제 친구들이 틀렸다고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인턴이 끝나고, 사실 안일한 마음에 연세대 응용통계대학원만 준비를 했습니다. 전 당연히 붙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서류마저 통과를 못한겁니다. 결과가 나오고 한달동안은 좀 심하게 망가져있었습니다. 인생이 부정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디가서 빼어나지는 못하지만 꿇리지는 않는 스펙이라 생각했고, 양보다는 질이 좋은 스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최근 좀 괜찮아지고 생각해보니까 그냥 저는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 자기객관화가 안되어있던 애새끼더라구요.

하루동안 제 인생을 돌아봤는데, 좀 처참한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대학교 성적을 제외하고는 제 노력으로 제가 간절해서 얻은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제외하고는 부모님의 노력으로 된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도 부모님이 다 알아보시고, 돈쓰셔서 유학원 구하고, 학원보내고 시험보게해서 고등학교 보내고,
고등학교 성적은 모두 방학에 부모님이 보내주신 학원에서 선행하면서 만들어진 것이고,
SAT도 마찬가지로 그 비싼 학원 보내면서 만든 점수였습니다.
대학교도 저희 아버지가 나온 학교로 갔구요(legacy로 붙었다는게 제 정설입니다.)
흔히 친구들과 하는 말이 저희는 년에 1억을 투자받지만, 원금회수도 안될수 있는 회사랑 같다고요.
제 총 유학기간은 8년입니다. 그말은 즉, 전 8억을 투자받았지만, 원금회수도 안될 수 있다는 소리죠.

위에서 추억이 많다고 했지만, 그 추억은 돈이 안된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들과 비교를 시작했죠
어떤친구는 아마존에서 일하고, 어떤 친구는 한국 대기업에서 일하고, 어떤친구는 치대를 갔으면 어떤친구는 사업을 하고있더라고요.
네. 너무 뒤쳐진겁니다. 고작 인생업적이라곤 지금 대학교 졸업장, 그냥 서류상 한줄짜리 입니다.
추억은 서류에 쓸 곳이 없습니다. 저만 알고 있는거더라고요.

남들보다 빼어난 것을 고르라고 하면 영어실력, 그리고 그 다음을 말하려는데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자존감이라는 말에 기대는 것을 싫어하면서 자존감이 무엇인지 이해못했었는데, 자존감이 무엇인지, 자존감이 낮은 상태가 무엇인지 바로 알겠더라고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탱커역할이고, 한국에서 살고싶다면서 한국말도 완벽하지 않고(읽으시다보면 느끼셨겠지만 제 글쓰기 능력은 최악입니다...) 무엇보다 주변인들보다 뒤쳐졌다는 것이 제 8년 유학, 그리고 25년의 인생에서 남들보다 잘한게, 잘난게 무엇인지 모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사고 안치고, 인맥 사용 안하고 (아버지 출신 대학교로 간게 인맥이라고 하면 변명은 없습니다...)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착하다는 말이 그래도 어린 나이가 아니게 되어서는 그렇게 좋지 않게 느껴집니다.
원래 성격이 남한테 쓴소리 잘 못하고,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서 제가 희생하는게 맘편한 성격인데, 요즘들어 착하다는 말이 만만하다는 말이랑 같은거 같습니다. 그냥 쟤는 생각이 없다라고까지 들리기도 하고요. 그냥 제가 좀 틀어진거 같습니다.

이상 제 인생이구요...
이번에 후기는 제대로 준비해서 지원하려는데 만약 이번에도 잘 안풀리면 모르겠습니다.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도 졸업하고 1년 공백을 설명하기가 애매하고 그렇다고 계속 대학원을 지원하기도 집안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이런 고민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기는 너무 비참할거같아서 그나마 익명을 빌려서 적습니다. 다시 통계공부나 하러 가야겠습니다ㅠ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독성, 문법에 문제가 많은데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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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개

2023.01.25

괜찮아요. 고생 많으셨네요. 한 발짝씩 옮겨가보면 또 멋진 날 올거에요.

대댓글 1개

2023.01.26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01.26

배경이 좋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조금 느릴지언정 실패는 없을겁니다. 인생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생각하시길!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ㅎㅎ

대댓글 2개

2023.01.26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꼭 붙어야죠...

2023.01.26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긍정적인 카를 가우스*

2023.01.26

왜 한국에서 대학원을 가시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말씀만 놓고 보면 학벌 같은 걸로 어디서 불리할 일은 없으실 것 같네요. 취업이든 진학이든 조급해하지 마시고 도전해 보시길 바라요. 1년 공백 같은거 아무렇지 않습니다.

대댓글 1개

2023.01.26

적응문제는 아니지만 가정사랑 제가 원하는 목표가 뒤섞여있는거 같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01.26

운(좋은 가정환경)도 실력입니다. 좋은 대학교 전공 성적도 평균 이상이면 열심히 살아오셨네요. 힘든 시기 지나고 자신감 되찾으시길 바라요. 글쓴이님은 잘 되실것 같아요.

대댓글 1개

2023.01.26

운도 실력이라지만 그거에 너무 매달리기는 싫어서요...
위로와 응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01.26

최선을 다하셨다... 글쎄요. 설명하신 환경을 보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인맥, 지인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존심, 고집이 있어서 가능성 하나를 막은 게 아닌가 싶네요. 그게 최선이었나요? 가치관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는 멋있네요.

대댓글 2개

2023.01.26

저보다 어른이시라고 생각하고 질문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절대 비꼬거나 시비를 걸려고 하는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여쭤볼게요.
그런 자원을 이용하는게 저한테는 애같다고 생각하는데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뀔까요?
저 생각은 그런 자원을 이용하면 언젠가는 저도 독립을 할텐데 독립을 하게되면 그런 자원이 없이 적응을 못할까 싶어서요

2023.01.26

쓸 수 있을 때 쓰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발전소가 열원 없이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훗날 낼 수 있는 출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2023.01.26

대학원 한번 떨어진것 가지고 눈물 흘리며 좌절하냐?

대댓글 1개

IF : 5

2023.01.26

인생 첫 실패면 50 넘어서도 충격받을 수 있고 그런거지

2023.01.27

임포스터 증후군 같은데 이해갑니다. 실패 후 본인이 본인 생각보다 더 보잘것 없나 하는 생각. 객관적으로 한국에선 스팩으로 어딜가나 꿀릴건 없어 보여요. 다만 다음에 도전을 할때 일차원적 말고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스스로 기회를 많이 창출해보세요.
못된 존 폰 노이만*

2023.01.27

가감없이 얘기하자면 어리석은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목적은 개개인이 다 다르지만, 본인의 학문적/직업적 성취를 위해서라면 미국 대학원 진학이 맞습니다. 좋은 환경을 왜 굳이 걷어 차는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본인의 환경과 이점을 이용하는게 애 같은거 아니냐고 하셨는데, 사회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도 생존이 그리 녹록치 않을 수 있습니다. 어찌됐건 본인의 능력을 활용한다는데 누가 비난하나요 ? 활용 안하고 고집 부리겠다는 태도가 더 어리석어보이고 한심해 보입니다. 흔히 말하는 영화 너무 많이 본거 아닌가 싶네요.

2023.01.27

상향지원, 하향지원 등등으로 최소 3군대 이상 원서 내고 면접보고 하시면, 준비하시면서 정리도 좀 되고 오히려 더 좋은 곳과 인연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많이 부딪혀 보세요. 그 또한 훌륭한 경험입니다.

2023.01.27

한국 대학원 진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합니다. 한국 연구실 문화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폐쇄적이고 엄청난 텃새가 존재할 수 있으며 그게 말로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어렵습니다. 외국에서 프리하고 자존감을 존중해주는 학습 문화에서 성장하셨다면 적응자체가 거의 어려울 수 있을 거 같아요, 한국의 연구실 문화는 선후배가 철저한 상명하복 문화일텐데요, 탑랩실도요 그거 감당하실 수 있으실까요??? 석사 1학기생이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ㅜㅜ

대댓글 5개

2023.01.27

참고로 대학원에서 입학을 리젝하는 이유가 내 연구실에서 이 친구가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스펙이 좋다고 어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ㅜㅜ

2023.01.27

정말 걱정이 되어 계속 글을 쓰게 되네요. 차라리 유학생이면 그냥 한국인과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 왠만큼 실수도 다 넘어가고 교수님들도 유학생들에게 정말 관대합니다. 그런데 한국인인데 외국에서 성장한거면 그냥 한국인으로 보이는데 행동은 유학생이고 이러면 다들 영어 잘하는 데에 대한 질투 등등 많은 시련이 예상됩니다. 다만 교수님과 연구실원생이 정말 종교 단체처럼 관대한 곳이 있다면 괜찮겠지만요 ㅎ

2023.01.27

외국대학 유학생이라도 컨택이 중요한 학과는 사전 컨택에 신경 쓰고, 컨택이 중요하지 않은 대학원은 자기소개 및 연구계획서를 정성껏 잘 써 보세요. 학점도 우수하면 영어논문 학습력도 좋다고 보기 때문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2023.01.27

네*버의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카페도 잘 활용하시고, 오랜 유학생활로 한국 대학원 입시 상황 및 정보를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대학원 입시전문 컨설팅 자문도 유익할 수 있습니다.

2023.01.27

위 카페에서 살펴 보니, 연세대 통계대학원의 경우에, 지원자들 스펙 경쟁이 치열하여, 학부 타대의경우 학점 4.3도 서류 탈락이 발생했고, 실제 면접에서도 교수님들이 뽑기 어려웠다는 후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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