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 시절, 지도교수님은 인격적으로는 훌륭한 분이었으나 연구자로 본받기에는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진행하던 기존의 연구분야와 달리, 새로운 분야를 학부시절부터 셋업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연구했었습니다.
당시 지도교수님의 지도 스타일은 매주 진행중인 연구를 미팅에서 발표하고, 오직 '결과'에만 관심 있으셨습니다. 에너지 소재 분야였는데 그 데이터가 의미 있는지 없는지는 관심 없으시고, 다른 물질에 비해 성능이 좋게 나왔는가?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으셨죠.
가령 A 샘플의 성능평가를 위해 샘플 10개를 준비해서 1, 2, 3, 4, 5라는 분석을 해야 하는데, 샘플의 재현성이 충분히 구현되었는지는 상관없이 각 샘플에서 좋은 데이터들만을 뽑아서 논문을 작성하게 했었습니다.
스스로 많이 의문을 가지고 여쭤봤지만 다들 그렇게 한다고 하셨었죠. 그 연구는 나름 괜찮은 저널에 게재되었고 어느 정도는 의미있는 결과이겠지만 저는 아직도 제 연구 결과에 대해서 의심스럽습니다. 사실 창피해서 publish 되고나서도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았어요.
창피한 논문입니다. 훗날 제 제자가 읽는다면 아주 민망할 것 같아요.
다행히 박사과정으로 나와서는 지도교수님 성향이 저와 아주 잘 맞아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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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개
깜찍한 마르셀 프루스트*
2022.01.22
데이터 조작..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도 교수님께서 공정하길 원하셔도 보고랑 실적을 위해 조작하는 학생도 있고,
그런 교수님도 계시고..
글쓴분 같은 사람이 많아져야 좋을텐데 말이죠.
2022.01.22
저희실험실에서도 한 선배가 비슷한 방법으로 IF15점 이상의 좋은 저널에 논문을 냈었습니다... 10번 실험하고 그 중 한두번 본인 입맛에 맞는 데이터가 나오면 그거만 교수님한테 보여주는 식으로요
IF : 1
2022.01.22
아마 비슷한 경험 하신 연구자분들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같은 경험을 했었는데, 연구실 규모가 크다보니 랩미팅 시간은 길고 교수님은 핵심만 알고싶어 하셨었죠. "성능이 잘 나왔는데 일단 검증이 더 필요하다"라는 말은 다음주에 성능이 잘 나왔다는 내용만 기억하시고, 추후 업데이트에서 샘플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하면 이전 데이터를 쓰자고 하셨었죠. 교수님의 성향을 알게된 이후부터는 확실한 데이터가 나올때까지 학생들은 교수님께 데이터를 보고하지 않기 시작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투명하게 보고하고 교수님도 피드백을 해 줘야 발전이 될텐데 말이죠...
2022.01.22
2022.01.22
202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