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박사과정의 가장 무서운 적들인 불확실성과 불안함을 마주하고 있을 후배 분들께, 조금이나마 희망/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연구를 잘하면, 연구로 평가된다'입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기계공학 계열로 ssh 라인에서 학석박을 모두 마치고, 다음 달이면 해외포닥 1년 차입니다. 사실 지원 시점에서 포닥 경력이 8개월 남짓이고 교수 임용 기준 높은 학벌이 아니라 큰 기대 안하고 지원했는데, 운도 따랐던 것 같습니다.
제가 비교적 빠른 시기에 임용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논문 실적'인 것 같습니다. 학교마다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국립대는 논문 실적을 철저하게 정량화 시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최근 4년 기준 6편의 주저자 논문을 출판했습니다 (1% 이내 1편, 5% 이내 1편, 20% 이내 4편). 세부분야 기준 학계에서 구직 중인 박사들 중 저보다 실적 좋은 박사들은 1-2명 정도 밖에 못봤습니다. 저는 낮은 연차와 어린 나이가 약점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어린 나이에 논문 실적이 좋다고 학과 교수님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 때 부지런히 썼던 논문들이 결국 이렇게 큰 선물을 주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이 여전히 연구 활동을 즐거워하고 졸업 후 학/연 쪽에서 일하고 싶으시다면, 묵묵히 내 자리에서 논문 실적 열심히 쌓으시다보면 저처럼 좋은 기회는 분명히 옵니다. 물론 임용분야 fit과 같이 운이 따라야하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지만, 여러분이 연구를 잘한다면 연구로 당신을 평가하는 기관에 지원하시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사기업은 보통 학벌로 평가).
높은 학벌의 대학원이 좋은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건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연구에 정진하십시오. 더 많은 걸 이루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학벌이 낮아 걱정이시라면, 학벌로 평가 받지 않게 연구에 정진하십시오. 대학원에서 학벌로 평가 받길 원하는 사람은 본인 연구 능력에 대한 자신이 없는 사람입니다.
제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너무 정답처럼 말한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만, 부디 조금이라도 위로와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연구비 횡령안하고 대학원생들(들어온다면) 안괴롭히는 교수로 또 열심히 성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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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개
징징대는 마이클 패러데이*
2023.01.09
연구실적 좋으면 인정받는다는 글의 주제는 동의하는데, 6편중 4편이 상위 20% 논문인데 본인보다 실적 좋은 사람이 1~2명 밖에 없었나요? 혹시 단순 논문 갯수만 얘기하시는건지? 만약 논문이 3~4편 정도밖에 없지만 모두 상위1% 논문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저는 그분 실적을 더 위로 두겠습니다.
대댓글 7개
2023.01.09
저 교수님 분야가 논문이 잘 안나오는 분야일 수도 있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지원 연도의 상대적 평가니까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3,4편 상위1% 있어도 졸업을 아직 안했거나, 교수 지원할 생각이 없으면 카운팅할 필요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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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9
좋은 질문입니다. 정량적으로 딱 비율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저 역시 당연히 탑 저널의 가치를 높게 삽니다. 앞의 분 말씀처럼 탑저널 쓰기 어려운 분야라 그런 것 같습니다. 분야마다 출판 환경은 천차만별이니까요. 번외로 실제로 탑저널 2-3편만 있어도 Q1 6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생각합니다.
2023.01.09
님이 그 분 실적을 위로 두면 뭐 어쩔건데요?ㅋㅋㅋ
2023.01.09
기계공학은 세부분야에 따라 진짜 논문 안나오는 곳들도 많습니다..ㅋㅋㅋ
2023.01.11
임용 과정에서 논문 실적만으로 줄세우기 하지 않습니다. 상위 1% 논문이 많더라도 저자의 역할도 보고, 지도교수랑만 썼는지 여부도 보고, 위 글에서 말씀하신데로 졸업 기준 연차도 보면서 포텐셜도 평가합니다. 논문 실적이 중요한 건 맞지만 그게 꼭 어떤 저널에 실렸는지만 보는게 아닙니다.
징징대는 마이클 패러데이*
2023.01.11
재치있는 찰스 배비지// 아 제가 잘못 말했네요. 제가 아니어도 학계 모든 사람들이 논문수는 적어도 그 논문들이 모두 상위 1%면 그 사람을 더 위로 둘겁니다 ㅋㅋ
2023.03.10
징징 패러데이 // ㅋㅋ 뭐 그러면 그게 원댓글에서 말하는 1~2명인가보죠... 논문 내는 족족 상위 1%내는 사람이 흔합니까?
못된 피터 힉스*
2023.01.09
축하드려요. 실적좋은 젊은 교수님이라 학생들한테 인기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이네요 ㅎㅎ. 계신곳에서 지도학생들과 좋은연구 많이 하셔서 국내 지거국의 경쟁력 향상과 학생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멋진 교수님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2023.01.09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케바케이긴 한데 요즘 교수로 서바이벌하기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숨이 턱 막히는.. ㅋㅋ 어느 대학이냐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큽니다.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공개강의 내용은 학교, 학과마다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초빙분야 관련 연구 경험/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tmi지만 아주 구체적인 연구 내용보다는 큰 목표를 향해 차곡차곡 세부 연구들이 쌓이는 청사진?을 잘 제시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IF : 1
2023.01.12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공개강의 면접이네요.. 떨립니다. 선생님이 겪은 임용 프로세스와 관련해서 글 한번 적어주시면 많은 유저한테 도움이될 듯 싶습니다. 가령 팁들과 함께..ㅎㅎ 제일 중요한건 실력과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이겠지만서도 ㅎㅎ
2023.01.09
지거국은 보통 최근 4년도 실적으로 정량 평가를 하나요? 정출연이나 사립학교나 등등 보면 기준이 다양한 것 같아서 궁금해서 여쭤봅니다ㅎ
대댓글 1개
IF : 1
2023.01.09
2023년 1학기 임용기준으로 학교는 사립 국립 불문하고 최근 4년 기준이 가장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것처럼 기관마다 다양합니다.
2023.01.09
역시 연구자는 연구를 잘 해야하는 것.. 연구가 잘 안될때 참 이것저것 핑곗거리 만들면서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데 다시한번 마음 다잡게 되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댓글 2개
IF : 2
2023.01.10
또한 연구 안목도 잊지마세요. 캔디데이크가 포닥냄새나면 안뽑힙니다. 앞으로 분야 선구자의 비전을 갖고 있고 그것을 말과 글로 상대를 움직일 수 있어야됩니다. 정말 질좋은 논문 큰거 묵직한거 쪼금 하시고 그 다음엔 인해전술로 양으로 밀어붙이시고 마지막으로 입과 손으로 인터뷰에서 선구자의 비전으로 임용커미티의 마음을 움직이세요.
2023.01.10
아유 말씀처럼 되면야 바랄 게 없겠네요.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1.09
축하드려요!! 저도 30초반에 지방국립대에 임용되어 이제 부교수 승진합니다!! 천천히 본인 패이스로 해오셨던대로 쭉 하신다면 잘 하실거에요!! 앞으로도 퐈이링이에요!!
2023.01.10
지거국... 학생 안올텐데...
대댓글 3개
2023.01.13
요새 진짜 지거국, 지방대 문 다 닫는 판국이더라고요
2023.03.14
그러게요.. 학생이 올까.. 저도 지거국이지만.. 학생없는 교수님들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그런분들은 그냥 외부 인맥으로 과제하고 논문쓰던데.. 뭐 이게 더 편하다는 분들도 계시구요..
2023.05.15
부경전충 아니면 아무래도 힘들죠
IF : 2
2023.01.11
축하드립니다!
집요한 레프 톨스토이*
2023.01.14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어느지역 지거국인지 힌트 주실 수 있나요? 마음 고생하셨을텐데 너무 축하드립니다
2023.03.12
축하드립니다, 혹시 궁금한 것이 있는데,
다음 달이면 해외포닥 1년 차입니다. 사실 지원 시점에서 포닥 경력이 8개월 남짓이고 교수 임용 기준 높은 학벌이 아니라 큰 기대 안하고 지원했는데, 운도 따랐던 것 같습니다.
포닥을 하시면서 지원을 하신 것 같은데, 포닥 기간 동안에 그곳에서 내신 성과가 있으셨을까요? 포닥이 길지 않은 것 같아서요. 궁금한 것이 포닥을 나간 것만으로도 좋게 평가를 해주시는지, 아니면 포닥에서 꼭 성과가 하나라도 나오고서 지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서요. 좋은 해외랩이라면 포닥 나간 것만으로도 뭐 네트워킹.. 이런 것으로 쳐주시려나요
제가 바이오 분야라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댓글 1개
징징대는 존 스튜어트 밀*
2023.03.15
미국에서 포닥 약 2년하고 현재 ist 교수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지원학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하위권학교는 학벌이 아주 중요한 스펙이고, 포닥은 별로 생각 안합니다. 차라리 회사 경력이 학생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위권학교에서는 외국계 기업 경험, 해외 경험을 스펙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나중에 mou 가능한지 등을 계산적으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위권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원하는 연구분야를, 최근 3년간 최고의 임펙트를 연속적으로 보여줘야하는 것 같습니다.(예를들어, 1% 저널 혹은 학회 논문 3년 연속 출판) 참고로 학벌은 안보는 것 같습니다.
2023.08.16
혹시 어디 분야인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교수를 목표로 하는데 실적에 대한 압박이 심하네요... 뭔가 목표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실적이 어느정도 되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고...
2024.12.22
ㅋㅋㅋㅋ 인서울도 아니면서 자랑은 더열심ㅁ히해서 서울로 올라오세요
대댓글 3개
2025.01.21
심보가 왜그래요~
2025.01.21
ㅠㅠ 다시보니 내가 좀 그렇네 ㅠㅠ 미안해요~ 저도 최근에 교수되었는데 좋으면서도 사람인지라 더 좋은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탑 스쿨 가고싶더라구요...)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네요 ㅎㅎㅎ
2023.01.09
대댓글 7개
2023.01.09
2023.01.09
2023.01.09
2023.01.09
2023.01.11
2023.01.11
2023.03.10
2023.01.09
2023.01.09
2023.01.09
2023.01.09
대댓글 2개
2023.01.09
2023.01.12
2023.01.09
대댓글 1개
2023.01.09
2023.01.09
대댓글 2개
2023.01.10
2023.01.10
2023.01.09
2023.01.10
대댓글 3개
2023.01.13
2023.03.14
2023.05.15
2023.01.11
2023.01.14
2023.03.12
대댓글 1개
2023.03.15
2023.08.16
2024.12.22
대댓글 3개
2025.01.21
2025.01.21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