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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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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1일

오늘은 지난 11개월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위해 이 시간을 기록해 두기로 했다.

C대학교 석박통합 과정으로 입학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인턴시작 부터 지금까지, 나는 거의 매일 연구실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장비 사용부터 연구 진행, 협업까지 모든 과정에서 스스로 부딪히며 배워야 했다. 교수님께서 “협력하라”고 지시하신 과제들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사소통을 시도해도 “알고 있다”, “다음에 하자”는 말만 반복되었고, 결국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수행이 되지 않으면, 나는 교수님께 불려가 왜 진행이 안 되었는지에 대한 질책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교수님이 지시하신 협력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교수님께서 혼자 해당 작업을 처리하고 마무리하셨다. 그 과정에서 나는 배우거나 얻어간 것이 거의 없었다.

연구실에 처음 들어온 나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방향을 잡아줄 사람도, 질문을 함께 고민해 줄 구조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간을 쏟아부었다. 연구실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고, 집에서는 잠만 자는 생활이 11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그 결과, 한 학기 만에 논문 한 편을 출판 직전에 두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분명 성과다. 하지만 나는 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로서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법을 배운 것도, 체계적인 사고를 익힌 것도 아니다. 단지 시간을 갈아 넣어 결과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더 힘든 것은 연구실 내 분위기였다. 협력보다는 견제와 경쟁, 비꼬는 말들이 오갔고, 앞으로도 이런 환경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계속 시간을 보낸다면, 나는 더 나아지는 사람이 아니라 점점 소모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편한 환경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와 구조가 있는 환경에서 제대로 배우고, 이후에는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싶다. 더 높은 기준을 보고 싶고, 더 깊이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의 환경에서는 그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이 기록은 불평을 남기기 위함이 아니다. 내가 왜 다른 길을 선택하려 했는지, 왜 이 결정을 내렸는지를 미래의 나에게 설명하기 위한 기록이다. 나는 충분히 버텼고, 충분히 노력했다. 이제는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찾으려 한다.

오늘 이 글을 남기며, 스스로에게 분명히 말한다.
이 선택은 도망이 아니라, 책임 있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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