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대학원 생활을 약 1년정도 한 석사 1년차 학생입니다. 학부연구생 생활까지 포함하면 대략 2년정도 되어가는거 같습니다. 저는 화학관련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중이고 제 주제 하나를 받아서 그 주제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계속 해서 실험이랑 논문 서치 및 공부를 계속 해왔습니다.
대략 석사 생활이 9개월쯤 지났을 무렵, 저는 어느 순간부터 창밖을 멍하게 보는 행동 그리고 멍을 때리거나 두통이 생기는 이상증세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같이 연구하는 동기들이 제 증상을 말해주면서 저도 인지를 하게되었습니다.
아마도 그 시기 쯤 제 실험을 거의 1년 넘게 계속해서 제 샘플의 경향성과 성능을 잡으려고 노력하고있었는데, 잘 안되면서 압박을 느끼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평상시의 저라면 그저 다시 하면 되지 라는 마인드로 일어섰겠지만, 이 때 부터 아무래도 나는 왜 안될까 라던지 더 잘해야하는데 왜 못할까, 나는 아무래도 실력 미달이다 등등... 자조적인 생각을 많이 가졌던거 같아요. 자조적인 생각을 가지니까 계속해서 실험을 진행할 때 저 스스로를 적정선 이상으로 채찍질을 하였고 계속 몰아쳤습니다. 무조건 잘해야한다. 교수님께 폐를 끼칠순 없다. 이딴식으로 해서는 다음 미팅때 무슨 낯짝으로 데이터를 보여드려? 뭐 이렇게 말이죠.
그러던 어느 미팅을 준비하던 날, 저는 갑작스럽게 귀에서 심장박동소리가 크게 들리고 호흡도 어렵고 엄청난 두통을 느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타이레놀을 먹었는데도 나아지지 않아 결국 정신과 방문을 했습니다. 불안장애 및 우울증이라고 하더군요. 그 이후로 약을 복용하면서 연구를 진행하려 하였지만, 계속해서 증상이 발생을 하기에 교수님과 면담 후에 한 학기 휴학을 결정하였습니다. 교수님 께서는 너무나 좋으신 분이라 저의 상황을 이해를 해 주셨고 휴학 결정 또한 이해를 해 주셨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진행을 하는 것인데, 연구자 본인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어쩌면 이치에 맞지 않다. 힘들면 언제든지 다른 길을 찾아도 된다 라고 해주시던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그래서 저는 결국 휴학을 했고 약 7개월정도 본가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다고 생각하여 각오를 다지고 이번학기에 복학을 하고자 학교로 돌아와 다시 연구를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 각오가 무색하게도 논문을 연구하거나 실험 계획을 짜려고 하면 몸이 긴장을 했는지 호흡도 힘들고 편두통과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는 등의 증상이 다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증상을 참고 학업을 이어나가려 해도 몸이 너무 힘드니까 연구를 진행하려고 하는 동기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하락하고 계속 불안해 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연구를 지속하여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퇴를 머릿속에 담아두었는데, 대학원에서 보낸 1년이라는 시간과 인간관계, 한 때 좋아했던 실험들이 저를 계속 돌아보게 합니다.
저도 제가 나약한 걸 압니다. 남들은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잘 연구를 진행해 나가는데 나는 이렇게 좋은 동기들 후배들 그리고 훌륭한 교수님 밑에서 마음의 병이나 걸려서 결과를 못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바보같고 마음이 아프네요.
이 상황에서 몸과 마음이 힘든 것을 참고 석사과정을 마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섭섭하지만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서 떠나갈지 고민입니다. 사실 저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마음이 70프로쯤 떠난것 같지만, 여기에 계신 선배 분들 또한 저랑 비슷한 경험을 겪으셨을거 같아서 조언을 구하고자 여쭤봅니다. 제가 어찌해야 할까요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8개
2024.07.04
먼저 후배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선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네요.. 한 말씀 드리기 전, 저는 절대 후배님을 비하하고 무시할 생각이 없단 것을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희는 후에 어느 기업에서 근무해야 할 것이고, 이는 대학원보다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대학원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훨씬 많은 업무를 맡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다른 길을 찾아 떠났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또 같은 증상이 반복될 수도 있는 것이구요.
먼저 정신과에서 심층 상담 후 증상 완화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상담하시는 의사분께 "대학원을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석사 학위를 끝마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개인적으로)권장드립니다.
도중 그만두시면, 아마 평생 "1년만 더했었으면" 하는 후회가 들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전혀 후회가 안 되실 것 같으시면 당장 떠나셔도 인생이란 큰 틀에 있어선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증세의 정도가 덜하긴 한거같은데 저는 20개월전쯤에 편두통,어지러움증이 생기고 상태가 안좋아졌었어요.. 중도휴학했었는데 그후에 더 심해졌던거같아요. 여기서 자세히 말하긴 좀 그렇지만 다시 복학한후 바로 좋아지진 않았지만 약물도 적절히 사용하고 스스로 걱정 안하려고 관련책이나 유튜브도 보면서 노력하니 100프로 컨디션은 아니지만 좋아지긴했습니다.. 또한 하는일은 100퍼센트 잘하려는 욕심도 버리려고 노력했어요. 솔직히 맘속으로는 잘하고싶었는데 스스로 못해도 큰일 안난다 이런식으로 스스로 생각해주었습니다
작성자님이 휴학후 복학하신뒤에 어떠한 생활을 하셨는지 모르고 어떠한 상황인지 잘 모르지만 교수님께서 어느정도 이해해주시는분이시고 아직 연구에대한 욕심이 없어지신게 아니라면 조금더 버텨보시면서 나아지는지 한번 지켜보는것도 괜찮을거같아요.. 물론 연구실에서 교수님이 많이 쪼아대고 할게 많아서 감당이 안되는상태면 조금 힘들거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건강이 우선이라 생각이 듭니다. 저의 경우는 필자 분과는 다른 증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쭉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하다 국가연에서 학위를 받게 되면서 지방으로 내려갔었습니다. 연구가 마냥 좋을 줄 만 알았던 현실과는 다르게 정말 매일 매일이 스트레스였습니다.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감당해야 하는 상황들이 계속 저를 옥죄었습니다. 게다가 국가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체적으로 수행하야하는 업무,,, 결국 저는 우울증이 왔고 1년간 약물 복용을 하면서 그 기간 동안 대학원 및 학위를 병행하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하여 도중에 하차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필자님 처럼 '잘 해야한다.' '해내야 한다'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본인을 돌이켜보지를 않았고..."협업을 하면 되지 않냐?" 라는 질문에는 모두가 담당하는 업무가 많았기 때문에 사실상 힘들었습니다.
결국, 계속 직선적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성공의 지름길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빠른 성공을 위해서는 건강을 포기 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러면...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게 제 사견입니다.
2024.07.04
대댓글 1개
2024.07.04
대댓글 3개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