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석사생활 시작한지는 1달이 되었지만, 인턴기간을 포함하면 6개월이 되었습니다. 연구실 내 인원은 10명정도로, (박4 석6) 저는 현재 나이로도, 연차로도 가장 막내입니다. 연구실 선배들은 전부 같은 과 출신이고, 박사들은 같은 연구실 석->박 루트를 많이 탔습니다. 저는 홀로 타학과에서 진학했습니다.
인턴생활 첫 출근날, 첫 점심식사 자리부터 당황했습니다. 정말 놀라울정도로 단 한명도 저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았어요. (집은 어디니, 몇 살이니 등)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6개월인 지금까지도 편하게 밥 먹으러갈 사람(동성)이 한 명도 없습니다. 여자 선배들끼리 너무 친해요. (저 제외 모든 여자 선배들이 한 단톡방에 들어가있습니다)
선배들끼리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갈 때, 그 단톡방에서 얘기하고 멤버들끼리 함께 이동합니다. 과제나 선배와 함께하는 태스크를 할 때는 필요한 말만 딱 합니다. 혹은 일할때 선배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정도? 사적으로 말을 걸거나 장난치는 일은 전혀 없어요. 이번에 함께 입학한 남자 동기는 연구실 남자 선배들과 금방 친해져 함께 밥을 먹으러 다니더라구요.
타과생이고, 하고 있는 과제에 대한 기여가 낮아서 그런거겠지, 이미 선배들끼리는 오랜기간 함께했으니 (여자들은 모두 최소 3년차입니다) 당연히 내가 낯설어서 그런거겠지 라는 생각으로 석사에 입학하고 6개월이 되었는데 여전히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힘들게 합니다.
네가 어울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아서 그렇다 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은 별로 없습니다. 같이 회식자리 등으로 이동할 때에 발맞춰서 함께 걸으며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때가 제일 슬프고 힘들어요. 생각해보면 첫 회식때부터 그랬네요. 별다른 일이 없다면 하루에 말을 3-4회 할까 말까 합니다.
연구실 생활 전까지는 인간관계에서 불편 불안을 느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연구실에 들어온 이후로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이 몹시 떨어지고 예민해졌음을 자주 느낍니다. 요즘은 6개월차까지 친해지기 어려웠으면 이게 1년/2년이라고 다를까? 이대로면 계속 힘들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 입학동기에게 이 얘기를 하니, 자신도 남자 선배들만 말을 걸어주지, 여자 선배들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고 말도 걸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현재 하는 공부는 재미있습니다. 지도교수님도 너무 따뜻하시고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으세요. 연구에 대한 열정도 있으신 분입니다. 선배들에겐 아버지 라고 불릴 정도로 인품도 좋으신 분이십니다.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요... 문제가 되는 건 연구실 선배들과의 생활인데, 이곳에서 버티는게 맞을까 라는 생각을 혼자 있을 때 일주일에 3-4번씩 합니다.
어떠한 조언이라도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셔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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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개
염세적인 제인 오스틴*
2024.04.08
대학원도 사회생활이고 친해지는 것도 능력입니다 지금 관계가 일하는데 크게 문제될 건 없잖아요? 그게 좋으면 그렇게 하시면 되고 아니면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죠 인원많은 랩의 장단점은 사람이 많다입니다 그 많은 사람중 맞는 사람과 친해지면 되고 일단 글쓴이가 먼저 다가가지도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왕따는 아니잖아요? 그럼 다닐만 한 곳입니다 사람이 적은 실험실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게 더 어렵습니다
2024.04.08
저는 랩에서 하루 대화 횟수가 매일 0회입니다. 비슷한 고민했는데 소외감이 별 것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연구 생활을 은근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ㅜ 잘 생각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판단 하시길 바랍니다.
2024.04.08
2024.04.08
2024.04.08
대댓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