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만 34세입니다. 그 동안은 김박사넷에 올라오는 글만 읽다가,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현재 저는 이론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저자 포함하여 16편의 논문을 쓰고, 현재까지는 big paper가 한 편도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Nature 자매지에 논문을 제출했는데 reject을 받아서, 연구에 소질이 없는 건 아닌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가 30 중반으로 넘어가서 빠른 판단을 해야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연구를 하면서 보낸 지난 십수년이 이제는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저에게는 처자식까지 있어서, 만약 저에게 재능이 없다면 가족에게 민폐를 끼칠 수도 없고요... 계속 학계에 있어야 할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현재 정출연에서 포닥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일하던 저보다 어린 사람들도 교수 임용이 되더라고요. 여기 있으니 제가 유일한 물박사라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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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개
털털한 우장춘*
2023.09.05
만 35세에 뜻이 있어 박사학위를 시작해서 최근에 임용되신 교수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뜻이 있으면 어떠한 역경도 이겨내실 수 있습니다. 어떠한 뜻이 있으신지 한번 고민해보시면 결정하시는 데에 큰 힘이 되실겁니다.
칠칠맞은 윌리엄 켈빈
IF : 3
2023.09.05
안녕하세요. 30대 중반에 뒤늣게 석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래는 석사 따위의 의견이니 가볍게 참고만 부탁 드립니다. 저라면 이미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매진해봤는데 안되는 거면 깨끗이 포기하고 만약 그렇지않다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모든 걸 쏟아 부어볼 것 같습니다. 물론, 더 버텨야 할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지만, 본인이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다만, 매우 진부한 말이지만, 모든 꽃은 저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고, 봄에 피는 꽃이 꼭 겨울에 피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건 아니라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설령, 여기서 그만둔다고 해도 지난 시간들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삶의 끝은 죽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이 의미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가치는 시작과 끝이 아니라 그 사이의 궤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쉽진 않겠지만, 결국 꽃을 피우실 겁니다. ^^
2023.09.05
저보다 연배는 좀더 많으시지만, 박사학위를 제가 조금 일찍받아서 박사 이후 경력은 좀더 많은것같아서 조언을 드리고싶은데, 상황을 잘 모르겠네요. 저는 정말 운좋게, 졸업과 동시에 모정출연에 선임으로 시작할수있었습니다. 저를 좋게봐주시는 실장님이 마침 티오가 났고, 저도 졸업후 진로가 정해지지않아서 들어갔습니다. 30살부터 2년간 정출연에서 있었고, 제 목표를 위해서 일그만두고(실장님과 잘 해결됐습니다) 해외포닥을 갔었고, 이후 학교임용이 되서 신임교수로 있습니다. 1. 현재 목표하시는 바가 뭔지 궁금합니다. 특정 정출연(현재 계시는곳) 연구실에서 나오는 티오를 기다리고 계시는건지, 지속적으로 다양한 정출연 티오날때마다 공고를 넣고 계시는지, 아니면 무조건 학교만 생각하시는지 등등에 대한 정보가 누락됐네요. 2. 현재 계신곳이 본인이 목표하는 곳에 있기에 유리한 곳인지도 궁금합니다. 저도 정출연에 있었지만, 정출연이 좋은 연구실적을 내기에 좋은장소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포닥/선임들에게 논문실적을 떠넘기기도 하지만, 원 분위기에 따라서 과제관리/기획에 초점맞추거나, 표준화나 특허/기술이전에만 초점맞춘곳들도 워낙 많으니까요. 물론 금전적으로는 정출연 포닥 좋죠. 3. 본인이 목표하는바와 비교할때 본인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어차피 모든곳에서 주저자 실적만 보는건 잘 아실테고, 그것조차 n년이내로 볼겁니다. 또한 분야마다 논문편수도 상이하며, 단순히 편수만 많으신건지, 아니면 주저자 숫자는 부족한건지, 탑저널이 꼭 필요한 상황인지 등등을 잘 비교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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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저도 해외포닥가서 고생도 했었고, 정출연/해외에있으면서 정말 많은 포닥분들 봤습니다. 그중 목표를 갖고 정말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냥저냥 워라벨 똑같이 맞추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아니면 본인객관화가 부족하거나, 한번 임용시장에서 학과면접 통과했던 경험등으로 인해서 꿈을 못버리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글쓴이분 나이는 솔직히 절대 많은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만, 이제 가정을 이끄시는 분이시니 현명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해외포닥을 하면서 임용만 생각하던 박사들 많이봤지만, 그중 빠르게 사기업/정출연으로 눈돌리고 (대체로 가정때문에), 그이후에도 만족하면서 사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2023.09.05
저도 포닥 3년 채우고 나이가 35인데 비슷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차이점이라면 저는 미혼이라 혼자 먹고사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다는..? 대신에 그래서인지 열심히 간절하게 일하기가 잘 안되네요;; 그냥저냥 되는데로 편하게 하루하루 보내다보니 나는 제자리인데 다른사람들은 바쁘게지내고 다른 포지션찾아 떠나고 그러는걸 느끼고 있어요. 나도 남들처럼 더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하루하루 바쁘게 혹은 알차게 지내야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참 어렵네요.
논문은 제일 잘 내본게 adv mater이고 빅페이퍼는 없구.. 크게 경쟁력이 있다기보다는 이거저거 두루두루 해봣다? 이런 느낌인데다가 3년실적?은 아주 쪼그라들어서 국내임용 생각은 점점 없어지고있기는 하네요. 지원서 써보기도 부끄러운 ㅜㅜ 최근 랩에 시니어 포닥들이 산업계로 나가는걸 보고 나도 대비는 해야겟다 싶어서.. 이제와서 미국영주권 알아보고 있답니다. 이거 처리하려면 1~2년은 더 들텐데 꼼짝없이 포닥 5년 채워야겠어요 ㅎㅎ 운이 좋아서 대가분 아래서 일하고있어서.. 학계에 남고싶다는 미련이 자꾸 드는건 어쩔수없나봅니다. 어디든지 자리를 잡아야 가정을꾸리든 뭐든 할텐데... 공부하는데 쏟아부은 20대와 적지않은 나이와 그동안 노력에 비해 작은 수입에 힘들기도 하구요..
민폐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구요, 연구하고 토론하고 학샐지도하는 등의 활동을 본인이 즐기시는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해보시먄 좋을것 같습니다. 저는 샘플링 노가다는 이제 못할거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논문 쓰기, 리뷰, 읽기, 멘토링, 토론 등은 정말 재미있거든요. 아내분하고 상의해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경기도 안좋고 한국 과학분야 예산도 줄어들어서 한동안은 자리이동이 어려울수도 있을거 같네요
2023.09.05
이론쪽은 원래 다 그럼. 그냥 취업 자리나면 거기로 빠지는거 추천함. 내부자추천정도는 받을 인맥은 만들었을 테니 채용날 때 그냥 회사로 옮기는거 추천함.
IF : 1
2023.09.05
힘내세요 선생님.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간 빛을 볼날이 있을겁니다.!!
2023.09.06
저는 곧 생일지나면 만으로 36살인데 포닥 7년반이되었네요. 연구가 재미있는데, 가끔 찾아오는 엄청난 불안감은 어쩔수없네요. 힘내세요!! 힘냅시다 ㅎㅎ
2023.09.06
이론은 fancy한거 실험이랑 같이 해서 낸 Nature paper보다 하나를 집요하게 파서 완결성 있게 낸 논문이 훨씬(최소한 제대로 연구하는 사림들 사이에서는) 인정받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big paper 없이 SPK임용되시는 분들도 꽤나 있고요. 물론 임용엔 타이밍과 운도 무척 중요하긴 하죠. 혹시 정출연에서라도 자리 나면 지원해 보시길 바랍니다. 산업계도 나쁘지는 않은데, 자기가 풀고싶은 문제가 있다면 학계에 남는걸 추천드립니다.
IF : 1
2023.09.06
제가 나이는 더 젊지만 제가 들은 이야기 할까 합니다. 저는 미국 기업에 다니는데 물리학과 박사출신인 제 동료중에 한분이 젊을때 물리학 학회 간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구요. 거기서 한 교수가 학생들한테 너네중에 몇명이나 교수로 임용이 될거 같냐고. 많아봐야 5퍼센트라고 나머지는 모두 자기 살길들을 찾아야 할거라고 말했다더군요. 그러면서 본인은 교수가 되겠다는 그 madness에서 벗어나 산업계로 들어와 다행이라고요. 이분도 포닥까지 했으나 포기하고 자신의 전공을 잘 살려 미국산업계에 취업을 했고 미국의 작은 학교에서 온 교수오퍼는 거절하시더라고요. 더이상 교수직에 일말의 미련도 없어 보였습니다. 전공이 뭔지 몰라 조언드리기는 힘들긴 하지만 이제까지 공부한 것을 잘 활용할수 있는 산업계를 찾아 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적이 있으시니 꼭 한국에만 머무르실 필요도 없을 것 같고요 전세계 산업계 안에서 님이 공부하신것을 잘 활용할수 있는 곳은 반드시 있을 거에요
2023.09.06
전 포닥 4년 했습니다. 운도 좀 필요한 것 같네요.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2023.09.06
네이처급 연구만 연구가 아닙니다.
2023.09.06
이론 그정도 실적이면 전혀요....박사도 빨리하셨구요. 이론쪽은 자리가 더 느리게 나서 그런거고...코웍을 좀 늘려보세요. 찾는사람이 많으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2023.09.07
박사님 응원합니다. 전 이론물리학자가 되고싶었는데 재능이 없단걸 알고 실험물리로 박사 받았습니다... 저보다는 꿈을 오래 지키고 계신걸 위안삼으시라 하면.. 너무 위로가 안될까요.
2023.09.07
이론 쪽에서 그 정도 실적이면 전혀죠.. 연구에는 소질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연구의 소질의 유무를 걱정하시는 것이 아니라 취직이나 임용을 걱정하시는 것 같네요 이론 쪽에서 big paper를 내실 정도면 전세계가 주목하는 사람입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구요. 그 정도까지의 역량을 못낸다고 물박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제 생각으론 원인을 다른 쪽에서 한번 찾으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 연구 성과면 충분해 보이고 나이도 충분히 어리십니다. 학벌이 문제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혹시 정출연 내에서 교수로 임용된 어린 사람들의 학벌은 어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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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7
지금도 충분히 어리시고 연구에 소질이 있어보이시니 포닥을 해외로 가시거나 유학 가시면 충분히 성공하실 것 같습니다. 고생한 세월이 있으신데 지금 방향을 틀기에는 너무 많이 오셨구요.. 마냥 힘만 내라고 하기에는 역량이 아쉽네요 그 노력과 세월을 생각하고 기회비용을 고려해봤을 때, 당장으로써는 연구자로써 성공에 대한 열망과 당장 눈 앞에서의 행복한 가정 중에 선택을 하시는 것이 현명한 것 같습니다.
2023.09.08
저는 포닥 3년반하고 그만두었습니다.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제 분야는 탑논문도 많아야 하는데 저는 기회도 소질도 없어 그만두었습니다. 그때 깨닫고 후회없이 연구에 그만두고 회사로 입사하였습니다. 그만두고 다른 일 한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젠 빠르게 취업준비하여 학교도 지원하고 정출연도 지원하고 회사도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학계에 남으면 좋고, 회사도 박사님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대우를 잘하시는 회사에 골라가시면 됩니다. ( 마지막으로 제 생각에는 사람마다 시기가 있습니다. 가족이 있어 돈을 벌어야 할 시기는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때 후회없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할것입니다.)
2023.09.08
여기 정말 많은 사람들의 진심어린 조언이 있네요
부디 힘든결정은 조속히 하시고 가족과 함께 또 다른 꿈을 찾아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과거의 나를 비판하기 보다 미래의 나를 위한 현재의 선택에 집중하세요
65세의 나를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은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결정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너무 오랜시간 고민하기 보다는 짧은 고민에 행동력이 뒷받침된다면 더 좋을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2023.09.05
2023.09.05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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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2023.09.05
2023.09.05
2023.09.05
2023.09.06
2023.09.06
2023.09.06
2023.09.06
2023.09.06
2023.09.06
2023.09.07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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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7
2023.09.08
20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