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것을 좋아하는 '단형' 님의 글입니다.
대학원생에겐 슬프고 힘들어할 일이 너무 많다.
열심히 한다고 해봐도 주로 잘 안되는 실험과 논문 생각만 하면 마음 한편이 무겁고 머리가 답답해지고 그렇다.
더 스트레스 받을 걸 잘 알면서도 사람 마음은 그렇지 않아서 자꾸 옆에 동료나 다른 연구실에 간 친구의 상황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
자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를 본다.
때로는 내가 딱히 보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그 모습들이 보이곤 한다.
그러면서 예상한 그대로,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한 번도 어김이 없이.
‘건강한 스트레스’라는 말들을 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적당히 긴장감을 높여 주어서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어떤 사람들은 ‘메기 효과’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어느 이상으로 슬프고 힘든 사람에게 그런 말은 별 위로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수조 속 미꾸라지라면 그 수조는 이미 메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위험천만한 공간인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내 힘듦을 이야기하기에도 좀… 그렇다.
잘나가는 동료에게 얘기하자니 이해를 해 줄지, 결국 내가 못해서 그렇다는 날이 선 얘기를 듣게 되지는 않을지, 무엇보다 그도 바쁜 대학원생이고 나름의 고충이 있을 텐데 붙잡고 내 얘기를 하는 게 잘하는 일일지 몰라서 그렇다.
선배도, 교수님도, 다른 연구실에 있는 친구들도, 대학원이 아닌 다른 길을 가는 지인들도 그렇다.
지금도 아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난 나 자신을 스스로 옭아매는 경향이 있었다.
그 어떤 대상보다 나에게 한없이 엄격하고 가혹해서 심할 땐 없는 스트레스도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