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징글 주의* 안녕하세요. 바이오랩 석박 1학기차입니다. 입학한 지 세 달쯤 되자 마음이 좀 착잡해지기 시작해서 여기에라도 한 번 글을 써 봅니다.
작년에 학부인턴을 3달 정도 했습니다. 입학하고 나서는 당연히 인턴 때 저를 가르쳐 주신 사수님을 도와드리면서 같은 프로젝트를 맡게 될 거라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입학하고 나서 갑자기 사수가 없어졌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프로젝트에 소속되어 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냥 사수와의 교류가 0인 상황입니다. 항상 바쁘셔서 자리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고, 저에게 실험을 단 하나도 맡기지 않으세요. 5월까지는 교수님이 저의 이런 상황을 알고 사수님에게 제게 실험을 좀 맡기라고 말씀하시기도 하고, 다른 선배 분에게 저를 잠깐 맡아달라고 하셔서 그래도 실험 몇 개를 더 배웠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모르는 것도 사수님께 메신저로 질문하기도 했고, 그럴 때마다 대답은 감사하게도 성의껏 해 주셨어요.
그런데 이제 실험 몇 개를 배우고 나서 다시 사수도, 맡은 프로젝트도 없는 상태로 되돌아오고 나니 바보같게도 이제 와서 많이 불안합니다. 사실 신생랩도 아니고, 오히려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이에요. 여쭤볼 선배들은 많습니다. 다들 매우 바쁘시지만 친절하시구요. 그러나 사수가 없어서 누구에게 물어볼지 항상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 이런 연구실 체계가 굉장히 비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맡은 프로젝트가 없는 건.. 사실 교수님께서 슬슬 새로운 연구 분야로 방향을 틀려고 하셔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래에) 새롭게 셋업할 프로젝트를 제게 맡기려고 하시는 것 같긴 합니다. 지금은 그냥 작은 질문부터 시작해서 스스로 실험을 하라고 말씀하시고 있구요. 기존 연구실 프로젝트에도, 이 새로운 프로젝트에도 흥미는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될 경우 스스로 더 공부하고 실험을 직접 설계해 보는 것도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 세 달차, 이러다간 물석사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좀 많이 불안하네요. 신생랩도 아닌데 마음 놓고 모르는 것을 물어볼 사수님이 없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실험을 설계해 보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습니다. 한심하지만 김박사넷에서 방치랩이니 방목형 랩이니 이런 키워드나 검색하고 있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네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대학원생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과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의문이 충돌하면서 머리만 아프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동안 시키는 것만 하면서 수동적으로 살아와서 이러나보다, 이제는 좀 능동적으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려고 애써도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네요. 이상 징징글이었습니다.. 그냥 오늘따라 힘들어서 써 보긴 했는데... 혹시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따끔한 지적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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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06.05
마치 과거의 저를 보는 것 같군요.. 저는 같은 상황에서 혼자서 자립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실력 향상이 많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석사 때 원하는 연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것이 당연한게 석사는 박사보다 후순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교수님이 어느정도 챙겨주시는 거 보니 완전 방목형은 아닌 것 같고 아직 첫학기라면 물석사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교수님과 진지하게 상담을 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서 새 프로젝트로 자립하던,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계속 어필하던지 얼른 결정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202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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