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학부 문제입니다. 도와주세요.. 한양대 컴소 선택 안하고 서강대 컴공을 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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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30년 공부에 대한 이야기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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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박사넷 교수 별점만 매기는줄알았는데
몇년만에 들어오니 커뮤니티도 생기고 뭔가 많아졌네요.
제가 했던 고민들도 많이 보이고
어그로성 글고 많고 그냥 기만자들의 글도 많고 허풍만 떠는 사람들도 많아 보입니다.
공자왈 길가에 셋이 걸으면 나보다 나은놈 비슷한놈 못한놈 모두 다 스승이될수 있다는 말이 있지요.
제 이야기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까 해서 제 얘기를 써봅니다.
초중고 12년 재수 2년 대학 6년 (군대 포함) (국숭세단라인) 대학원 석박통합 6년 (SPK 아님) 포닥 4년
합 30년...
30년간 공부했다! (정확히 말하면 포닥은 공부라기보단 계약직 연구원이죠. 하지만 제 친구 친척들이 보기엔 저는 그냥 30년간 공부만한사람..)
1.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
학부때 인턴을 해보니 기업 개발직군 보다는 중앙 연구소가 좋더라구요. 학사 졸업하고는 연구소는 거의 못간다해서 석사를 진학했습니다.
2. 석사만 하러가서 박사까지 한 이유
석사를 지원했는데 석사는 안받는 교수들이 태반이더군요.
그래서 교수와 논의 후 석박 통합으로 지원했습니다. (지원 시에는 석사후 졸업시켜주겠다했음)
근데 알고보니 이게 노예계약이었습니다. 1년간 실험실 잡일만하다가 (막내만 온갖 잡일함, 프로젝트도 사수 따까리만함, 단 모든 랩이 이런건 아님을 밝힘) 실적도 없었지만 1년 넘어가는 시점에서
교수에게 석사후 나가고싶다 했더니
"논문이 있거나 실적이 있어야 나가지 니가 연구적으로 한게 암것도없는데 학위 없이 그냥나가던지"
이런 xx같은놈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험실 잡일과 온갖 수발과 연구 노동력만 제공하고 그냥 나가라니요. (실제로 이런 교수들 많은데 반성하세요 21세기입니다.)
3.박사과정
울며 겨자먹기로 박사까지 하겠다고하고 (어짜피 석박 통합이었으니)
열심히 안했습니다. 박사학위는 따야되니 억지로 그냥 하는척만했죠. 연구에 흥미를 잃기도 했고요.
박사 말년에는 졸업은 해야되니 논문은 써야겠고 진짜 다행히 운이 좋아서 하던프로잭트가 논문화 되어서 졸업여건은 채워졌습니다.
4. 포닥 간이유.
막상 운이좋게 논문도 나오고 박사를 받게되어 감지덕지였습니다만
이때부터 갑자기 욕심? 이 생기더라구요.
과정이 어땟든지간에 박사를 받았는데, 그냥 회사가서 20년넘게 노예가 될거면 그동안 소비한 시간도 아까운데 이걸 이용해서 해외라도 한번 나갔다 올까 하는생각이요.
(어렸을때부터 해외에서 한번쯤 살아보고 싶었음)
그리고 spk 가 아니었기 때문에 선배들도 취업에 종종 어려움을 겪었는데 \해외 포닥을 하면 국내 대기업 취업 은 매우 쉽다\ 라고 어디서 들었기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 랩실에 포닥지원서를 뿌렸고 막상 지원해보니 절대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든게 대부분 답장조차 안왔습니다.
그런데 진짜 인터뷰하자라는 답장이 딱 한통왔는데 마침 연구분야가 맞아서 실적도 부실한 저에게 인터뷰 기회를 주었습니다.
영어는 잘 못했는데 2년정도 지나니까 생존영어가 늘어서 듣고 말하는데는 문제없게되더라구요.
결과적으로 포닥 3-4년차때 논문이 몇개 나오고 꽤 좋은 논문도 1개 나왔습니다. 말그대로 삼박자가 맞아떨어진것같습니다. (운, 노력, 주변환경)
6. 진로고민
포닥 3년차때 논문이 나오다보니 또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일단 \기업\은 가기 싫다... 기업가기 싫은 이유는 모든 박사과정생은 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해외포닥을 해보니 기업은 정말 가기쉽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있는곳은 미국에서 좋은학교가 아님에도 리크루팅도 많이 옵니다. (삼성, 엘지 등 리크루팅 와서 현지 포닥 학생들 모두 불러서 설명회하고, 상품권주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도 사줍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원시 100% 합격은 아님을 밝힘, 그런데 가고자하면 대부분 갈수있음)
그래서 정출연과 교수가 기업보다 뭐가 나은지도 모른채
그냥 높아진 콧대(?) 하나로 정출연과 지방대 위주로 지원을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되는곳으로 가려고요. (마치 수능 고득점자들이 자신의 적성과는 별개로 보상심리로 모두 의대에 가는것과 비슷할지도요)
합격률은 정출연보다 오히려 지방대에서 서류통과가 좀 되더라구요.(정출연 탈락은 아마 전공및 직무적합도 때문인것 같습니다.)
면접도 연습이라고 지원하고 하다보니 점점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7. 현재
현재는 경상권 소재의 국립대학(메이저 아님) 에 임용되어 막 교수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신없고 뭐가뭔지도 아직 모르는 시점인데 그래도 그냥 제 인생이 이렇게 흘러왔다는게 참 우습네요.
누군가 저에게노력을 했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할것같아요.
"노력을 하긴 했지만 절대 남들만큼 안했다" 솔직히 박사과정생들의 평균은 했을까요? 글쌔...인것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운' 이라는게 뭔지
그냥 살았던것같고 막 지냈는데 잘풀린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남들보다 제가 잘난점 한가지를 꼽자면 회복탄력성(resilience) 인것같습니다.
저는 일이 안되거나 교수한테 깨지거나 개인적인 악재가 있을때 등등 다양한 루트로 얻은 '스트레스, 상처, 충격' 등에 대한
회복성이 좋은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석사 박사과정 중도포기, 및 포닥을 4년 하는과정에서 분명 중도포기를 했을것같습니다. (포닥중에도 당연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일적으로, 그리고 한국의 가족문제 등등)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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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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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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