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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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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qwc99gnfppi1.cloudfront.net/media/board/free/dable/content/image-102-b.jpg)
저는 미국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냥 제가 최근에 했던 저의 생각과 고민들에 대해 익명의 힘을 빌려 솔직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저도 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글이 중언부언 할것 같네요
미국에서 박사를 마치고 현지 직장을 잡고 직장에 적응이 되고나서부터
저는 오히려 큰 고민과 방황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까지 중고등학생일때, 대학때, 대학원때 항상 저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야하고
학점을 잘받아야하고
학위를 받아야 하고
미국 현지에 취업해야 하는 목표들이요
그런데 취업을 하고 제 분야에 정말 뛰어난 엔지니어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그분들이 정말 자신의 일을 즐기고 덕업일치를 이루며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누구도 정확히 제 목표를 설정해 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 방황이 시작됐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승진이나 연봉 더올리기 이런 목표를 삼을수도 있지만
그런 목표는 저에게 와닿지도 그렇다고 절실하지도 않더군요
더군다나 미국은 워낙에 이직도 해고도 잦다보니 조직내에서 주위에 인정 받는다는 것이
크게 의미를 가지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목표를 내가 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자가 되기
이렇게 다소 두루뭉술한 목표로 최선을 다해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힘이 빠지더라구요
지식은 무한정이고, 이세상에 잘하는 사람은 차고 넘치고, 내가 더 많이 배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더 저의 한계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저는 요구되는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고
또 동시에 제가 뭘 특별히 잘하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수학과 과학을 잘하고 좋아하니
이공계를 가야겠다 라는 목표는 어릴때 부터 쭉 가지고 살았지만
그 뒤로는 그 중에서도 내가 뭘 특별히 잘하는지
사람의 능력을 세세하게 나누면 수백가지로도 나눌수 있는데
그 능력중에 내가 어떤 능력이 제일 좋으며
그 능력을 나의 분야에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를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더군요
정말 무식하게 그냥 열심히 하면 될꺼야
결과가 안나오면 열심히 하지 않은 내탓이야 라고 하면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닥달하면서 살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 덕업일치라던가 일을 정말 좋아해서 미쳐서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요
사실 제가 하는 분야는 제 전공 안에서도
실험을 참 많이 해야하고
관찰력, hands on을 할수 있는 능력, 그리고 경험에서부터 배우는 능력
이런것들이 많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반대로 저는 항상 수학을 좋아하고 통계를 좋아하고
엄밀하게 분석하는 것을 잘하고 유학을 하면서도 제 전공 안에서도
통계나 수학관련 과목은 class 1등을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잘하는 것과 반대되는 것을 잘하려고 애써오며 살았더라구요
그러니 공부도 일도 고되게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것에 대해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된건
제가 일하는 직장의 매니저가 사람 파악을 참 잘하고
각자에게 맞는 역할과 일을 주기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 매니저가 저에게 부여한 일이 제 분야안에서는 그나마
엄밀한 분석력, 복잡한 것을 풀어내는 능력
많지 않더라도 수학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들
이런 일들을 저에게 맡겼는데 일이 너무 재밌어서
금요일 밤에 퇴근을 한 뒤에도 토요일까지 내내 그냥 이 문제의 답이 뭘까 풀면서
주말을 온전히 일에 바치고
평소에도 일을 하면서 보통떄와는 다른 엄청난 집중력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니저도 너가 이일과 정말 잘맞을것 같다고 기회를 계속 주더라구요
그러면서 깨닫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해서 나는 저사람만큼의 재능이 없어 라고 좌절하는건 바보짓인 것 같습니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재능의 차이는 노력으로 극복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의 수백가지의 능력 중에 내가 가장 잘할수 있는 것
나의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것 그것을 직업으로, 평생의 업으로 삼으며 먹고사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뭐든 잘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내 분야 안에서도 또다시 세부분야를 세세하게 나누고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잘할수 있는 세부분야를 정해 그것만 잘하자
그대신 이건 정말 내가 최고의 전문가가 되자 라는 목표를 정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이 재미있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집니다
앞으로 이직을 할떄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받을떄도 이러한 목표를 기준으로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다 말하고 그리고 이직을 하더라도 돈 많이 주는 곳에 이직이 아니라
내가 정말 잘할수 있는 것과 잘 맞는 직장으로 이직을 해볼 생각입니다
이렇게까지 생각이 미치자 왜 그렇게 미국사람들이
일을 맡길때 무작정 주기보다는 그 일이 내가 하고싶은 일인지 먼저 물어보고
내가 뭘 하고싶은지를 왜 자꾸 주구장창 물어보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저는 원래 시키면. 돈 많이 주면 다 한다고 할텐데 왜 자꾸 물어보나 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운동선수도 다 같은 운동선수가 아니라 축구, 야구, 농구 다 다르고
축구 선수 안에서도 측면공격수, 중앙수비수, 왼쪽미드필더 등등 다양한 포지션이 있는데
저는 내가 어떤 재능이 있어서 어떤 포지션을 정해야 할지 모르고
다 잘해내려고 누군가가 지정해준 포지션에서 애쓰면서 살아오다가
저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나는 어느 포지션이 어울리고 잘해
다른 포지션은 잘하려고 애쓰지 말자, 누가 하라고 해도 싫다고 하자 라고 답을 정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이해를 왜 진작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몇번의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부때 보다 나에게 맞는 전공을 찾아볼수 있었고
석사때 박사는 나와 좀더 맞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방향을 틀수도 있었고
그리고 박사를 하면서도 박사 초년차에 지도교수를 바꿔서
나에게 보다 잘 어울리는 연구주제를 택할수 있었는데
이 모든 기회를 놓치고 내가 즐길수 없는 공부와 일을 끌고 왔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대학떄는 그리고 대학원때는 다른 고민들이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가령 유학을 간다면 어느 정도 랭킹에 갈수 있을까
박사를 받을수 있을까
박사받고 나면 어디 취업을 할까 등등
이런 고민들이 정말 내가 해야할 고민들을 잡아먹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 스스로를 한발짝 떨어진 거리에서 보면서
나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이것이 어떻게 직업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고민을 했더라면
제가 학위를 하는 과정도 더 즐겁고
그리고 지금의 저보다도 훨씬 더 나은 레벨의 엔지니어나 싸이언티스트로 일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아쉬운 점을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저의 솔직한 고민과 나름 찾아낸 답을 익명을 통해 풀어봅니다
물론 저는 미국에서 엔지니어를 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간판이나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에서 정착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내가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할수 있는 그런 직업을 택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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