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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원은 연구실이 아니라 학원이다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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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서 3년차에 되며, 여러 생각이 든다.

우리 연구실은 한 주제만 반복해서 연구하는 구조가 아니다.
인공지능 기반 공정, 액추에이터 제어,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동시에 수행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이미 정리된 매뉴얼이나 정답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연구는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연구의 시작은 늘 비슷하다.
논문을 조사하고, 관련 기술과 오픈소스를 찾아보고,
실제로 시도해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정리한다.

범위가 넓기 때문에 혼자서 진행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팀 단위로 역할을 나누고, 각자 조사한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운영해왔다.

몇 년 동안 반복해온, 나름 검증된 방식이다.

최근 1년 사이에 들어온 학부 연구생이나 석사 과정 학생들 중 일부는 이 구조 자체를 낯설어하거나 불만을 보인다.

연구실에는 이미 정답이 있고, 선배나 연구실이 그것을 체계적으로 알려줘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듯하다.

그럴 때면 연구를 함께하는 동료라기보다
설명을 담당하는 조교가 된 느낌이 든다.

물론 한 가지 주제만 오랫동안 파는 연구실이라면
교육 중심의 운영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연구실에서는
모든 것을 단계별로 떠먹여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문제 정의나 사전 조사에는 소극적이면서,
연구 성과와 논문 1저자에 대한 기대는 당연하게 갖는 태도를 마주하면 솔직히 당황스럽다.

나 역시 처음부터 아는 것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모르면 가설을 세우고, 논문을 찾고, 가능성을 검토하고,
실험으로 확인하면서 배워왔다.

이 과정 자체가
대학원에서 익혀야 할 연구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흐름에 대해
“왜 우리가 이걸 해야 하죠?”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대학원에 대한 인식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대학원은
지식을 전달받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요즘은 초중고, 대학교를 거쳐 취업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교육 코스, 혹은 취업 학원처럼 인식되는 것 같다.

불경기와 맞물린 대한민국 주입식 교육의 연장선이
이제는 대학원까지 내려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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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IF : 2

2026.01.13

공감합니다. 제가 5년 전 포닥하면서 미국 학부생들 가르칠 때 똑같이 반응하는 애가 있었습니다. 연구자가 될 그릇/성향/태도가 아닌거죠, 다만 자기 길에서 누구보다 잘 살더라구요. 삶에 대한 태도는 저도 배울 게 있었구요.

그때 배우고나서 학생들한테 '나라면 이때 이렇게 저렇게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자유도는 보장하려고 합니다. 다 제 갈 길 가는 건데요 뭐. 다 같은 박사도 각자 다르고, 어차피 저도 지도교수와 같은 성향의 연구자는 아니라...

대신 지도교수의 말은 엄청 영향력이 세서 고민거리가 됩니다. 선배도 마찬가지. 작성자님도 연구실 3년차면 선배이므로, 후배에게 그런 영향력이 있을 겁니다. 그들의 생각을 키워줄 수 있도록 지금 견해를 꼭 전달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연구자의 태도에 대한 올바른 믿음은 혼자 갖기보다 널리 전파될수록 좋다고 믿는 지나가던 꼰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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