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을 옮겨야 하나 고민입니다.

서울권 대학의 공학계열로 6개월 인턴 후 곧 다음 학기에 박사진학 예정인 학생입니다.
공학계열이며 석사를 했던 학교와 현재 박사 진학하려고 하는 학교는 다른 학교입니다.
실험실에 박사연구원 A와 박사 연구원 B가 있는데 저는 주로 A에게서 실험이나 테크닉을 배우면서
일단 A의 과제와 관련된 실험을 보조하고 있습니다.
다음 1학기 지난 후에 가능하다면 전과나 편입을 하거나 아니면 자퇴 후 다른 실험실을 알아볼지 고민 중입니다.
제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이유를 몇 가지 적자면 (자세하게는 적지 못 하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1. 교수님의 성격이 너무 감정적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적자면 너무 많아서 간략하게 적자면 실험실 내 모든 인원이 동의하고 한 번 씩은 말할 정도로
교수님이 너무 감정적이며 성질을 많이 냅니다.
근데 이게 이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디스커션 할 때나 실험할 때에도 적용 되서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게 너무 심하며,
화른 내는 요소가 주로 개인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2. 말이 자주 바뀝니다.
있었던 일 중 하나를 적자면, 석사 과정 중인 학생에게 '쓸데없이 이 실험을 왜하냐'라면서 윽박지르면서
실험하지 말라고 해 놓고 두 달 뒤 쯤인가 그 실험을 왜 안 했냐고, 왜 데이터가 없냐고 또 윽박지릅니다.
참고로 실험하지 말라고 했을 때도 다른 일 때문에 화난 상태였었습니다.

3.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합니다.
1,2번과 같이 실험 결과가 잘 안 나왔는데 본인이 기분 나쁘다하면, 실험 중 잘 못한 부분에 대해
이건 등신이나 이렇게 한다,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냐 등의 말을 합니다.
제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석사 과정 중인 학생 중 한 명은 실험 도구를 후배 얼굴 바로 앞에서 거의 칠 듯이
까딱까딱 거리면서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후배한테도 몇 번 욕설을 했었던 적도 있구요.

(4, 5번을 적기 전에 글 시작에 언급했던 박사 연구원 B와 교수님의 관계를 잠깐 적자면, 조금 과장해서 둘이 죽고 못 사는 사이입니다.)

4. 연구비 관리가 개판이다.
이 실험실에서 4학기 동안 있었던 학생을 통해 들어보니
어떤 과제의 인건비 명목의 금액을 학생에게 지불하지 않고 다른 개인 카드로 돌려 먹기를 합니다. (어떻게 하는진 듣지 못 했습니다.)
근데 그 카드를 박사 연구원 B가 관리를 하는데 교수님뿐만 아니라 실험실 내 어느 누구도
이 카드의 사용 내역을 전혀 모릅니다. 막말로 B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하더라도 아무도 모를 일이죠.

5. 이건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르겠지만...실험실을 옮겨야 하나 고민한 것 중 가장 큰 이유이며 글이 좀 깁니다.
박사 연구원 A가 저 말고도 다른 석사 과정 학생들도 몇 명 가르치고 디스커션 해주고 있는데, 사실 학생들이 꽤 많이 혼납니다.
제가 들어도 혼날만 하구나 싶기도 하고, 학생들과 얘기를 해보면 본인들도 자기들이 잘 못해서 혼나는거라 생각하며
큰 불만도 없고 A 연구원에게 많이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문제는 박사 연구원 B가 교수님께 박사 연구원 A가 학생들을 혼내는게 시끄럽다고 말해서
교수님이 A 연구원에게 학생들을 혼내지 말라고, 너가 혼을 내니까 학생들이 실험실을 나가는거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사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 모두 교수님 욕을 하고 있고 실제로 교수님 때문에 나간 학생도 있지만 교수님은 이를 알턱이 없지요...)
A 연구원은 본인 연구할 것도 열심히 하면서 학생들 가르치고 그러는데 B 연구원의 이간질 아닌 이간질 때문에
교수님한테 저런 소리나 들으니 현타가 왔나 봅니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늦으면 내년에 실험실을 나갈 수도 있다고 하던군요.
아직 확정은 아닙니다.
(B 연구원도 실험실 내에서 드라마 보고 조기 퇴근하기 바쁜 사람이지만 자기 할 일 알아서 하고
딱히 다른 사람한테 피해도 안 주니까 별로 신경쓰고 있진 않았는데 교수님한테 저런 말을 했다는걸 듣고 좀 충격이였습니다.)

글 시작에 제가 박사 연구원 A에게서 실험 등을 배우며 A의 과제를 보조하고 있다고 적었는데,
배운 것들도 많고 A 연구원에게 실험 데이터를 가져가면 잘 나온 것이든 아닌 것이든 제가 생각지도 못 한 부분을 포함해서
정말 세세하게 디스커션 해주고 가르쳐주며 다음 실험 방향도 제시해 줍니다.
실험실에서 교수님보다 A연구원 에게 배운게 훨씬 더 많아요.
박사 연구원 A에게 배우는게 많아서 어떻게든 버텨보자라고 생각했었는데, A가 나간다면 제가 버틸 수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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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줄여본다고 1~5번 중에서 안 적은 것도 있고 이 외에도
과제를 못 따오거나, 틈만 나면 학생들 앞에서 다른 교수 험담을 한다거나, 교수님이 아이디어가 없는 것 같다거나 등등 더 많지만
일단 이 정도만 적었구요.

5번이 가장 큰 고민인데 A가 없고 저러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지도를 받을지도 불확실한데
대출로 등록금을 내면서까지 이 실험실에 있어야 하나 싶습니다.

6개월 인턴하는 동안 나가지 그랬냐, 이제 막 시작인데 뭘 벌써 옮기냐 등..여러 생각이 드시겠지만
저도 입학원서 낼때까지만 해도 실험실 내 상황이 이렇게 급격히 바뀔 줄을 몰랐습니다...

전과나 편입이 안 될 경우 박사 시작이 1년 정도 늦춰지더라도 다른 실험실을 알아봐야 하나 고민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