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교수님도 굉장히 좋으신 분이고 꽤 사람이 많은 대형 랩실이며 연구실 분위기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고 인건비, 학생 복지 등도 나쁘지 않습니다. 상위권 랩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석사 3학기 앞두고 연구실 변경을 고민하는 이유는 일단 사소하게 개인적으로 교수님께 섭섭함이 쌓입니다. 이건 제가 그릇이 작아서 그런거 같기도해서 더 현타오네요ㅠ
원래 입학 당시 교수님께서 저한테 기대를 엄청 하시는게 다른 연구원들이 봐도 눈에 보일 정도였었는데 문제는 교수님이 아끼는 학생일 수록 일을 진짜 많이 주십니다.. 그만큼 신뢰해서 그런거 같고 챙겨주기도 잘 챙겨주시는데 최근 제가 힘이 딸려서 일처리를 조금 뎌디게 한 적이 있었어요. 교수님이 실망하신게 눈에 띌 정도였는데 입학 전부터 쭉 기대치가 너무 높으신거 같아서 이러다가 실망시키면 어떡하지하는 걱정도 쭉 해오다가 실제로 일어나니 스트레스를 너무 받더라구요.
입학 때부터 일이 정말 남들 두 배 가량은 많아서 맨날 아침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고 집가면 10~11시였고 주말에도 나가서 밤샘하는 일이 대다수였습니다. 이때 건강도 안좋아져서 열이 38도가 넘는데도 연구실에서 약먹으며 며칠 씩 밤샘한 적도 있습니다. 저와 같은 시기에 입학한 석사님은 입학 당시에는 일이 그다지 많이 없으셔서 항상 정해진 시간에 칼퇴근하고 주말에는 파트타임 박사들이랑 술마시고 놀러다니셨을 정도로 차이가 났었습니다. (이 석사님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그만큼 동기와 업무량이 차이가 있었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저는 업무량과 학기 중 과제, 논문 준비에 힘이 슬슬 딸리고 있었고, 동기 석사님은 적당한 업무로 좀 더 여유가 있었고 일처리도 그만큼 수월하시게 했습니다. (물론 동기 석사님도 일이 아예 없던게 아니니 당연히 쉽지 않으셨겠죠)
사족이 길어졌는데 요점은 최근에 교수님을 한 번 실망시켜드린 이후로 제가 괜히 의식을 하는건지 동기석사님만 너무 편애하고 챙겨주신다 느껴지니 섭섭함이 쌓입니다. 저도 학기 때부터 업무량이 그렇게 많지 않았으면 좀 더 잘해낼 수 있었을거라 생각하니 아쉽기도하구요.
물론 섭섭함은 둘째 치더라도 결정적으로는 교수님도 저에게 딱히 업무를 맡기려하지 않는거 같아 이대로 가다간 딱히 아무런 성과 없이 졸업하게 될 것같아서 차라리 연구실을 옮겨야하나 고민입니다. 처음 말했 듯 교수님은 교수님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좋으신 분이고 랩실 자체도 좋습니다.
그냥 제가 교수님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리지 못해서 나약한 소리나 하고 있나 자괴감도 드네요... 연구 자체가 좋아서 박사도 하고 싶었는데 그냥 여기서 남은 1년 무난히 보내고 취업이나 하는게 서로 불편하지 않고 좋게 졸업하는게 나을까 싶기도합니다. 고민상담보다는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그냥 여기와서 구구절절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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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3.08.07
+) YKSSH 중에 다니고 있어서 옮겨도 어디로 옮겨야하나 이것도 고민이네요
2023.08.08
저는 예전에 님 동기석사랑 비슷한 입장이었는데요. 나중에 같이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니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교수가 일을 별로 안 줘서 버려진 학생 같았고 일 많이 주는 애가 부러웠고, 일 많이 받은 애는 자기 하고 싶은 연구 하나도 못하고 입학 당시부터 너무 힘들게 굴려져서 억울했다고 하더라고요
2023.08.07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