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선배 교수님들의 글을 보며 꿈을 키웠었기에, 도움을 얻으시는 분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글을 씁니다. (이전 부산대 교수님 글을 보고 영감을 받아 씁니다)
1. 유니스트 지원 저는 교수직을 알아볼 때 연구 환경에 우선순위를 뒀습니다.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까 고민이 많아서 수소문도 해보고, 아시는 교수님들께 조언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흔히들 떠올리시는 국내 최상위 연구중심대학들(이공계) 몇 군데 문을 두드렸었고요. 유니스트도 후보에 있었고, 지원 후 감사하게도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상위 사립대학은 연구 환경이 저에게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고가 나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지원 당시 스펙을 자세히 적기는 어렵지만, 제 분야 한정 국제적으로도 손에 꼽을 만한 연구 실적 및 경험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 환경 - 학부 & 대학원 등록금 전액 국가 지원: 학생들 생활비만 생각하면 되어서 인건비 부담이 적습니다(사립대의 거의 절반 수준). 그렇기에 저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제안서 & 과제에 시간을 덜 투자해도 되고, 자연스럽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과제를 많이 따시고 학생들 월급을 꽉꽉 채워주면서 풀링 인건비도 넘치는 교수님들도 계십니다. - 수업 시수 1년에 2과목: 타 대학은 소위 명문대라도 1년에 4과목 이상 가르치는 곳이 많고, 교육 중심 대학인 곳은 10개 이상도 가르치시는 걸 봤습니다. 수업이 적어서 강의 준비도 느긋하게 할 수 있고, 연구에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 좋습니다. - 학생들 수준: 학부생들은 절반 정도가 과고 & 자사고 출신인 것 같고, 해마다 입결도 오르는 것 같아 확실히 가르치는 보람이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많고요. 기본적으로 연구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유니스트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기에 연구 열의도 있고 자대 진학률도 높은 편입니다(물론 학점이 좋으면 카이스트나 해외 박사과정도 노리긴 합니다). 타 대학에서 진학하는 학생들은 다양하지만, 주로 부산대, 경북대에서 학점 좋으신 분들, 중경외시-건동홍 등 서울권 학생도 꽤 많이 오고, 간혹 연고대나 타 과기원에서도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인프라 - 과기원들이 다들 비슷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니스트는 산골짜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공기는 좋으나 기본 10분은 차를 타고 나가야 문화시설이 보입니다. 차는 필수... 울산 시내까지 20-30분 정도 가면 다른 광역시만큼의 인프라는 있습니다. 미국 유학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 배달되는 식당이 많지 않습니다 ㅠㅠ... 그나마 로켓배송이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ㅠ - 비 수도권 대학들에게 모두 해당되지만, 서울 집중화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학교의 급격한 발전으로 학생들 수준이나 입결이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앞으로는 여전히 숙제입니다. 그래도 행복회로를 굴려보자면 지방을 살리기 위해 과기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앞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 그래서 교수님들의 이직이 많습니다. 열심히 연구하시면서 실적을 많이 내시고, 결국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이직하시는 경우가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직 기회가 있어도 안옮기시는분도 꽤 되시고, 이직을 오시기도 합니다.
4. 승진 및 테뉴어 - 승진 및 테뉴어 기준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연구실적에 대한 압박도 있습니다. 연구 환경이 좋은 편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교수님들도 있더라고요. 그래도 테뉴어를 잘들 받으시고, 테뉴어에서 떨어져서 나가신 분은 거의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5. 연봉 - 조교수 때 숨만 쉬어도 1억정도 입니다. 거기에 부교수, 정교수로 승진하시면 몇천씩 오르고, 각 직급의 호봉마다도 연봉이 오릅니다. 유니스트가 연구중심대학 중에서도 연봉이 아주 높은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본급이 높아서 오는 안정감이 있어요 - 그리고 아시겠지만, 교수들은 각종 수당 등을 받는데 이건 워낙 교수마다 달라서... 보통 합쳐서 몇천은 다들 쉽게 받으시는 것 같고, 그 위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나름 국립대이기 때문에 매년 공무원처럼 물가상승률만큼 연봉이 오릅니다. - 제 기준, 비슷한 경력의 국내 대기업보다는 잘 받는 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젊은 조직이라 고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는 점이 장점이고요, 신임 교수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잘 잡혀 있습니다. 연구를 좋아하시고, 북적이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께 UNIST가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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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최근 기준으로 임용 가능한 실적이 어느정도인가요 ? 저는 지사립 출신 박사이고, 연구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연구 책임으로 과제 수행하면서 임용 도전하고 있는데요. UNIST는 워낙 연구 잘하는 분들이 많아 지레 겁 먹고 지원을 해본 적은 없네요. 최근 3년 기준 분야 상위 1% 1편, 5% 4편, 10% 3편 포함 주저자 10편 입니다.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혹시 스타트업 펀딩은 어느정도인지도 알수있을까요? 저는 카이스트 학석박에 탑스쿨포닥중에 임용시장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나가려하는데, unist정도면 귀국할 가치가 큰것같네요. 1년에 2과목은 카이스트가 아닌 다른 과기원들도 다 비슷한가보네요. 또한 혹시 정규학과가 아닌 대학원위주 학과의 경우에도 처우가 비슷한지도 궁금합니다.
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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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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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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