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기술인의 해외유출의 원인이 비단 국가의 연구비 감축때문만일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김박사넷의 여러 탄식글 및 나의 국내 대학원에서의 경험을 미루어 봤을 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국내 연구실 문화도 해외인재 유출에 한 몫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의 석박사과정 및 짧은 국내 포닥을 마치고 최근 해외포닥 (미/유럽)을 오게 된 나는 이 곳에서의 서로를 존중하고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에 문화적 충격을 크게 받게 되었다. 한국처럼 PI와 학생 혹은 포닥 간의 위계질서가 없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며, 상대방에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하여 비난하는 일은 전혀 없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또한 취업난 피난형으로 대학원을 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본인이 진심으로 연구에 관심있는 사람만이 (현재까지 관찰결과) 진학을 하는 분위기이다. 그렇기에 진학을 한 사람들은 열심히 한다. (물론 실력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연구분위기에 잘 형성되어 있다.) 미 유럽은 한국보다 설렁설렁 한다더라~라는 인식이 국내에 많은 건 아는데.. 절대 아니다. 여기 있는 사람은 9 to 6 사이에 있어 효율적으로 열심히 하고 퇴근을 한다.. 일찍 퇴근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장소에 구애받지않고 자유롭게 본인이 편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한다. 갑자기 해외포닥 찬양으로 글이 길어졌는데, 요지는 이곳에 한번 온 사람들 (나를 포함)은 그 곳에 정착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내 주변인들만 봐도 짧게 생각하고 왔지만,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정착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내가 말하는 연구환경은 연구실의 크기, 장비의 수준 등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바로 사람들이다. 그 실험실이 크고 작던 장비가 새거건 오래됬건,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다면 내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될 뿐만 아니라 상호존중이 뒷받침된 원만한 네트워킹을 통해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 이게 진정한 인재 유입, 보존의 힘인 것 같다. 한국 또한 강압적이지 않고 부당하지 않고 개인의 실력과 실적을 인정해주고 일부 학생에게 과중한 업무를 지게하는 그러한 문화가 사라진다면 과학기술인재들이 국내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되지 않을까? 라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P.S. 두서 없는 글 죄송합니다. 다른 의견 또한 물론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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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0개
2024.10.05
미박후 비슷한 이유로 정착했는데
서로 존중을 기반으로 나이, 직위에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훨씬 편히 말 할 수 있다는 것이 심적으로 너무 편안하게 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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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여기선 제가 한 노력과 기여가 인정받는 느낌이 듭니다. 누구하나 뺏거나 얕잡아 보거나 하지 않고요! 연구와 일이 삶의 큰 부분인 만큼 이곳에서의 생활이 큰 행복감을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2024.10.06
특히 연구가 삶의 깊은 일부분인 저희로선 사람관계와 심적안정감이 정말 중요하죠.
행복하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
기이하지만 전 이름에 호칭 붙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초면에 저를 박사라 부르면 그냥 이름부르라고 권합니다.
여기 미국 직장에서 한국분들이나 한국 지사에 있는 한국분들과 이야기할 때, 관습적으로 김 박사님, 최 박사님처럼 호칭을 붙이는데, 항상 거리감이 느껴지고 나이 차이가 무의식적으로 제 생각에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호칭을 붙이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저랑 20살 넘게 차이나는 베테랑 연구원이나 디렉터, VP들과 서로 이름 부르며 자유롭게 연구활동 및 회사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지금이 너무 평온합니다.
2024.10.06
국가마다 정서라는게 있으니까 쉽게 변하기는 힘들어도 최근엔 많이 개선된 것 같네요. 제도적인 보완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데,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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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한국도 변해가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ㅎㅎ
2024.10.06
그게 백인 문화죠
참고로 앞에서는 젠틀해도 뒤에서는 뒤통수치니까 조심해야합니다
걔들은 친하지않는이상 절대 면전에서 상처받을말 하지 않아요...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긴 합니다...
한국처럼 한대맞고 술한잔하면서 푸는 정서와는 많이 다르고 요새 mz와 오히려 비슷하죠...
찐한국인들은 그런 체면차리고 cool해야한다는 문화에 적응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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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ㅋㅋ 은근한 차별도 심하죠 아시아인은 관리자 올라가기도 배로 힘들고..
2024.10.06
한국이나 동아시아권 사람들이 배로 열심히 하는건 맞습니다. 결과가 좋든 안좋든요.
2024.10.06
뭐 그런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나는 기술 보호가 더 엄격해진 것 때문이라고 생각함. 기술 보호가 더 엄격해진다는 것이 집단 입장에서 좋은 거지 개개인 입장에서는 별로 좋지 않음. 기술 보호를 위해 "동종 업계 이직 금지"나 "기술 유출 시 강한 처벌"이 많아 졌는데 솔직히 개개인 입장에서 이것들은 부정적인 영향 밖에 없음.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강해졌으면 대우(연봉, 사회적 인정 등)가 높아져서 균형이 맞춰져야 하는데..법으로 연구자들 억제하는 정책들 많이 나오는 동안 대우가 높아졌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음.
2024.10.06
저는 spk에서 학위받고 미포닥중이지만 저는 감사하게도 분위기 좋은연구실에서 편하고 하고싶은연구 마음껏하고 졸업했습니다. 초반 연구실 분위기 하나로 신생랩부터 인기랩까지 순식간에 됐고, 이제는 벌써 8년된연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학과내 선호도 3위안에 드는 랩이죠. 학생들은 행정일을 일저히 안하게했고, 교수님도 하고싶은연구 최대한 서포팅해주시기도 해요. 그러고 저도 넘어왔지만 지금있는곳도 정말 좋은 PI만나서 상당히 재밋게 일합니다. 사실 일하는 강도나 분위기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에 남으려고 하는 유일한이유는 한국의 20년뒤의 모습때문이 큽니다. 정치인들은 당장 본인표가 중요한지 몰라서 신경안쓰는것같은데, 출산율문제는 정말 심각하고 특히 저처럼 학교목표하는 사람들입장에서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도 영어가 모국어처럼 편하지도 않고,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더라도 미국학교에 자리잡는것이 훨씬 매리트라고 생각합니다. 미국학교에서 정 한국에 넘어오고싶을때 넘어가는건 쉽지만, 반대로 한국교직에 있다가 미국으로 넘어오는건 어렵기도 하고요. 주변에서 이런말하면 "인재유출이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너가 도와야지" 이런말씀하시는 나이있으신 분들(미국에있는 한인교수들중에서도)있는데, 아마 그분들이 살아올때와 제가 살아올때의 분위기가 달라서, 애국에 대해서 생각하는 관점도 조금 다른것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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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그리고 지금 제가있는 랩만 봐도 알겠지만, 인재유출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건 아닙니다. 비자문제등이 있긴하겠지만, 중국/한국/유럽/캐나다 모두 미국으로 인재유출이 되고있는 상황이죠. 지금있는 랩도 유럽(ETHZ, EPFL, ICL)에서 학위받은 유럽국적 친구들 있는데 다들 미국정착 생각하고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에서는 전세계 어디에비해서도 인재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우를 해준다고도 생각해요.
2024.10.06
인재유출은 말씀하신대로 우리만 문제가 아니라 유럽이 심각합니다.이스라엘이 진짜 심각합니다 ( 전쟁이전 이야기입니다).
2024.10.06
한국의 분위기는.. 뭔가 과학자로서의 자기실현이 힘든 환경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네요
2024.10.06
포닥 처음 나가면 (특히 유럽) 많이들 하는 생각이긴 해요
그대로 정착하는 사람도 있지만 몇년 지나서 콩깍지 벗겨지면 결국 한국 돌아오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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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그렇군요ㅎㅎ아직까지 제 주변에선 못봤지만 아마 분명 그런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2024.10.06
맞아요.
그러나 평가는 냉정합니다. 학교나 연구소, 기업에 잡을 잡으시면 역시 존중하지만 언제나 결과에 대한 평가는 칼같아요. 물론 나이스하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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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전 그런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한 일이 올려치기도 내려치기 당하지도 않고 그대로 평가받는 점이요. 나눠주기하지 않아도 되고요!
2024.10.06
포닥이라 그런건 아닌지? 미국에서도 교수와 학생 사이엔 복종과 존중이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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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물론 그렇지요 ㅎㅎ 다만 정도의 차이다 있는듯합니다. 평균적으로요 ㅎㅎ 포닥도 물론 지도교수의 말을 좀 더 경청해야하긴 합니다 하하
2024.10.06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포닥이라서 그럴 가능성이 높네요. 학생이라면 저런 생각 안드실 겁니다.
2024.10.06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그냥 외국이 좋아서 그런거임
2024.10.06
국내 대학원 진학을 피난형으로 보는 시각은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해외에서도 연구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곳이 있다는 점은 언급하고 싶네요.
대댓글 1개
2024.10.06
물론 굇수나 빌런은 어디에나 존재하죠 ㅎㅎ 비율의 문제같습니다:)
2024.10.06
저도 해외에서 포닥하고 있는데 정말 분위기 다릅니다. 연구실 문화가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2024.10.06
저는 국내 대학원생인데, 운좋게 좋은 교수님을 만나서 학생 신분임에도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연구실에 있습니다. 심지어 새로 들어온 막내가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모두 거기에 경청하는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실 조차 해외로 가고싶다는 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인재 유출은 문화의 차이보단 지배 구조의 차이에서 오는 엔지니어의 전반적인 대우와 리스펙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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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맞습니다. 연구실 내에서의 문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 그리고 정책도 굉장히 큰 몫을 하죠. 그저 이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하여 긁적여봤습니다 ㅎㅎ 오스틴님은 좋은 연구실에 계셨다니 다행입니다. 해외 가시게 되더라도 좋은 연구실 또 가셔서 좋은 연구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2024.10.06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근데 적어도 디펜스 앞둔 선배가 자기 실험 후배에게 짬시키기 보고서 작업 짬시키기 등 악습은 서구권 랩에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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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본인일을 남에게 당연스럽게 전가하는 일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일이 잘되는 안되든 본인의 책임이고요. (물론 제 랩과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기반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2024.10.07
해외문화 좋기는 한데 투명한 장벽이 너무 높아요. 이걸 느낄 때뜸 한국으로 회귀하고픈 마음이 굴꾹같을 겁니다. 이래뭐래도 홈그라운드가 좋아요.
2024.10.07
응 너가 거기까지 가서 거기서도 그런식으로 정제된 애들만 봐서 그래. 형도 똑같이 생각했었는데 아니더라구 ㅎㅎ 거기도 사람 사는데라 별 차이 없더라. 너의 포지션이 그래서 그런거 위주로 보이는거고 그 상태에서 한국오면 교수나 박사끼리는 비슷하고 석사 애들 보면 속터져서 막 위계가 생길꺼야. 근데 솔직히 한국처럼 위에 보스가 석사애들 실적챙겨주려고 또 아둥바둥 하는 곳도 없어 ㅋㅋㅋ 나이스한 대신 나이스한 개새끼처럼 아무것도 안챙겨준다.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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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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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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