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제 생각을 나눠드리고 싶네요. (단, 앞으로 학생 수급에 문제가 없을 대학 한정입니다.)
1. 교수 임용은 실력보다는 운과 타이밍입니다. 물론 실적이 뛰어나야 하지만, 다들 뛰어난 사람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교수를 뽑는 시점에서 학과에서 가장 원하는 사람이 뽑힙니다. 이건 정말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후회없이 열심히 준비해 오셨다면, 적어도 경쟁자들에 비해 객관적인 실적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떨어졌어도 크게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운이 안 따랐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임용 확률은 0입니다. 계속 도전하셔서 운을 붙잡으셔야 합니다.
2. 처음부터 교수를 목표로 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교수님들이 원래 교수를 목표로 달려온 것이 아닌데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같아도 아마 처음부터 교수 임용을 목표로 연구를 해왔다면 스트레스만 받고 초장에 지쳐 나가 떨어졌을 겁니다. 위에 썼듯이 교수 임용은 운과 타이밍이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교수 자체를 목표로 삼지 말고 앞으로 난 어떤어떤 연구를 적어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삼으시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오래 살아남아서 훌륭한 연구자가 되는 비결 같습니다.
3. 돈보다는 연구와 강의에 뜻이 있어야 합니다. 15년간 대학등록금 동결로 교수 월급은 거의 변한게 없습니다. 15년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다른 직업의 월급이 얼마나 올랐냐를 따져보면, 정말 메리트가 없는 직업이죠. 그걸 보상하고도 남을 재미와 행복을 연구와 강의, 제자 양성에서 찾을 수 있는 성격이셔야 합니다. 아니면 견디시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남들이 못한 연구를 해냈을 때, 제자가 훌륭히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단 한 명이라도 나를 존경해주는 제자가 있을 때, 인생의 행복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는 분에게 교수라는 직업은 정말 좋은 직업입니다.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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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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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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