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부터 지금까지 그룹맴버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점심을 먹었는데 정치적 이야기를 너무 많이하는 느낌입니다. 예로들면 어떤 사상이 좋다는것을 꾸준히 어필하고 이 사상에 반대하면 나쁜사람이란 식으로 말을 합니다.
제가 최근에 힘들었던 사건이 있는데, 그룹맴버중 하나가 제가 한국으로 휴가를 갈 때 비행기를 탄다고 비판하거나 (환경문제 때문에), 왜 한국은 북한을 괴롭히냐, 북한이 못사는건 한국의 프로파간다 떄문이다, 라는 말을 하네요....
더 최근에, 학회에서 저희그룹 포닥분과 다른분이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 토론중 그 포닥분이 "한국을 봐라, 한국은 기술도 발전시키고 친환경기술도 많이 기여하고있다, 그래서 기술로 환경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분은 "한국? 걔네는 힘의논리로 발전한거지 걔네가 잘해서 잘사는게 아니다" 라고 제 앞에서 말하더군요. (물론 제가 중국인인줄 알았다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점은 저 사람들은 타국 학생들 (인도, 중국 등)에게는 이런소리를 안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수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희귀한 한국인인 제가 타겟이 되는 느낌입니다.
저는 정치성향이 다른걸로 사람을 가리는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아닌거 같습니다. 화학자가 꿈인 사람으로, 저는 화학이야기를 하고싶었지만 언제나 대화는 정치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그나마 친한 친구도 학계가 너무 정치적이라고 은근슬쩍 이야기한거 보면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닌거 같습니다.
제가 몸을 담고있는 분야의 사람들이 이상한걸까요? 아니면 제가 특히 예민한 것일까요? 이런 사람들에게 시달리다보니 엮이고싶지 않은데 박사를 끝내고 분야를 바꿔 포닥을 할지 아니면 학계를 떠나 취업을 할지 고민됩니다.
보통 아시아인은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것이 약함. (아마도 주입식 교육이 큰 원인 중 하나인듯...) 한국인 대부분은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고 논쟁을 회피하려고 함. 반면 서양인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과 주장을 말하는 것에 익숙하고 논쟁하는 것을 피하지 않음. 저도 해외에 나갔을때 신선한 충격을 받음. Ph.D 어원이 철학에서 나온것 처럼 아무리 자연과학/공학이 전공이지만 어떤 이슈에 대해 본인만의 견해와 논리를 가지고 주장할 수 있으면 좋다라고 생각함. 주변에서 들은것이 아닌 본인의 진짜 견해와 논리는 논쟁 과정에서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거임.
2024.03.28
대댓글 1개
2024.03.28
대댓글 1개
2024.03.28
대댓글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