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다가 정신이 말똥말똥해져서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법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씀.
정신 건강 문제는, 1) 환경, 2) 환경을 받아 들이는 나의 생각/감정 습관, 3) 생물학적 요인 이 세 요인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음. 상담은 2)를 바꿈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정신과는 3)을 바꿈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
1. 타인의 정신건강 문제 다루기 - 타인의 생각/감정 습관을 지적하는 것을 삼갈 것. 설령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듣는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되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음. - 개인적인 견해로는, 공감하려고 노력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냥 가만히 이야기만 들어주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인도해 주는 것이 최선인 듯.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이것저것 캐묻지 말고 그냥 들어줄 것. 정말 아끼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병원에 가보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대신 병원 예약을 잡아주고 같이 가주면 도움이 될 듯.
2.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 다루기 - 정신 건강이 일상생활을 힘들게 한다면, 특히 안좋은 생각이 든다면, 빨리 병원부터 가볼 것. 생각보다 약의 효과가 어마어마함. 병원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걱정말것. 처음 가면 주민등록증 챙겨야 함. 예약 필수. 처음에 무슨 정식 검사비가 10만원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돈 없으면 정식 검사 안받고 일단 증상 얘기하면 처방만 해줌. 이건 만원-이만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을거임. - 그냥 불편한 정도라면, 상담부터 시작해 볼 것. 일주일에 1시간씩 매 회 8만원 정도 예상. 상담은 건강한 사람이 해도 좋음.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음. 머리를 쓰는건 주구장창 학교에서 배우는데 마음을 쓰는 방법은 배울 기회가 별로 없는데 상담을 통해 이것을 배울 수 있음. 상담사마다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데, 어떤 사람은 명상법 호흡법 이런거 알려주는데 나는 분석 심리학 하시는 분이 가장 잘 맞았음. 분석 심리학을 공부하면 머리로 감정을 배울 수 있음. 상담이 T에서 F로 전향하는 계기가 되었음. - 약으로 증상이 없어지면 절대 내 판단으로 중간에 약을 끊지 말고 의사 지시에 따라 천천히 끊을 것. 안 그럼 재발함. - 약으로 증상이 없어지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상담을 꾸준히 받아서 환경을 받아 들이는 나의 생각/감정 습관을 고쳐볼 것. 오은영 박사가 하는 건 방송이라 몇 년 동안 한 사연만 다룰 수 없어서 상담사가 처방 한 번 해주면 인생이 바뀌고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담은 아주 오랜 시간 (적어도 1년)이 걸림. 사람의 습관을 바꾼다는 건 받아들이는데 심리적 저항도 크고, 머리로 받아들여도 습관을 고치는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림. - 꾸준히 상담을 이어가면서 가능하고 필요하다면 환경을 바꿔볼 것. 당장은 환경을 바꾸면 (예: 자퇴) 이 모든 정신건강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살다보면 언젠가는 또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을 맞딱드리고 똑같은 패턴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다시 겪을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꾸준한 상담이 환경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듯. 정신 건강 문제로 자신의 커리어에 문제가 생겨서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이것이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로부터 벗어나는데 발목을 잡을 수 있으므로 환경을 바꾸는 것에는 신중해야함. 그러나 목숨이 위태롭거나 견디기 너무 힘들면 의사와 상담사와 상의해보고 환경을 바꿔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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