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학부 문제입니다. 도와주세요.. 한양대 컴소 선택 안하고 서강대 컴공을 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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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박사하시는 분들... 멘탈관리 잘 하고 계신가요?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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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 모 대학에서 공학 전공으로 박사과정 중에 있는 학생입니다.
혹시 저처럼 30대에 박사과정을 하고 계신 분이 있으신가요?
공부가 재미없거나 연구실 생활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적인 문제로 인해 심적으로 많이 괴롭습니다.
올해로 30대 중반 나이가 되었는데, 동기나 후배들은 벌써 취업하고 자리를 잡아가며 결혼까지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인생이 망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아직 졸업까지 1~2년이 남은 상황인데, 그 때 졸업해서 취업을 한다고 해도 자리를 잡으려면 또 얼마나 걸릴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대학원 생활동안 좁은 사회에서 살다보니 인맥도 넓지 못하고, 그 흔한 연애 한번 못해봤습니다.
결혼... 하고 싶긴 하지만 이제는 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네요.
가끔 인터넷에 올라오는 블라인드 글을 보니, 제 나이대도 나이가 너무 많다며 여자분들이 기겁하는 글들도 보이더라구요.
취업해서 자리를 잡으면 30대 후반이 될텐데... 그때는 결정사로도 힘들겠지요. 연구실에 틀어박히며 는 것이라고는 뱃살밖에 없어서 외적인 조건도 좋지 못한데요.
저보다 늦게 들어와서 먼저 졸업한 석사 후배들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합니다.
나도 그냥 석사만 하고 나갔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요즘 너무 강하게 들어 박사 진학에 대한 후회가 막심합니다.
전 30살에 박사 시작해서 35살에 학위 받고 2년동안 박사후과정을 하고 정년트랙 교수 임용됐습니다. 학위 과정에서 나이 때문에 누구보다 뒤처지고 망했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해봤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안 힘들었냐고요? 박사과정 중에 암 투병도 했고 연구실에 라이너들과 난리 치고 도망간 학생들만 정확하게 8명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제 마음이었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최대한 내 할 일을 침착하게 했고 그러다 보니 이상한 사람들은 졸업하거나 도망갔습니다. 그렇다고 교수님은 편했을까요? 제가 연구실 10년 만에 나온 박사입니다... 10년 넘게 계신 박사과정 선배가 2명이 이미 있었고 그 과정에서 못 이기고 가시는 분들도 여럿 보았습니다. 남과 비교해 가면서 늦은 나이?(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에 학위 하는 거부터가 이상하지 않나요? 왜 하시나요? 남들과 비교하시는 거 보니 명예 때문인가요? 재밌는 연구를 하다 보니 학위도 따지고 더 나아가 멋진 연구소나 교직에 계시는 상상은 안 하시나요? 이게 너무 이상적인가요? 이런 이상도 없이 학위 한다는 게 더 처참합니다. 결혼은 본인이 연애 능력만 있고 사람 조금 볼 줄만 알면 다 합니다. 저는 36살까지 차도 없었습니다. 36살에 결혼하면서 모닝 샀습니다. 석박 과정과 박사후과정에서 모은 1억(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돈 쓰는 거 빼고는 아무 소비도 안 했습니다.)으로 결혼했고 지금은 아들 한 명 낳아서 잘 키우고 있습니다. 본인의 인생을 단정 짓지 마세요. 현재 힘들어도 앞으로 펼쳐질 밝은 미래는 언제든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과의 비교는 독입니다. 본인이 더 잘 알거라 생각합니다.
하나 팁 드리자면 힘들게 학위 하시면서 번아웃이 오신 거 같은데 번아웃이 온 상태로 이제 쭉 사셔야 합니다. 예전처럼 회복해 보려고 해도 잘 안될 겁니다. 이제 번아웃이 온 상태로 어떻게든 인생을 이끌어 가세요. 본인은 누구에게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본인을 안끼시고 강하게 단련하세요.
윗댓글은 그냥 인터넷에 생각없이 글 싸지르는 아무개니까 무시하세요. 글쓴분과 같은 고민으로 큰 슬럼프 겪고 공황장애 판정받아서 정신과 다녀서 약받아먹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다행히 괜찮아졌구요.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연구에 몰두할수록 잡생각이 사라지거든요. 타인과의 비교는 끝도 없고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만 좀먹어 갑니다. 그래서 제가 한 방법은 그런생각이 나려고 할때마다 속으로 '아아 하지마, 어차피 나는 나야, 내 미래는 내가 책임져야해' 라고 끊임없이 되내이며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적으로 가라앉혔습니다. 어차피 이미 내가 선택한 길이고, 악으로 깡으로 버티기로 한거죠. 어차피 비교해봤자 달라지는건 없습니다. 그저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학위과정을 후회없도록 만드려고 노력하는겁니다. 요지는 스스로의 마인드 변화가 없으면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마음 굳게 먹으세요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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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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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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