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남 / 27세 / 평점 4.2/4.5 / 학부연구생 4개월 + 외부 실습 2개월/ 회사인턴 1년
작년 봄에 졸업해서 바로 회사 인턴으로 1년 정도 일하다가 올 봄에 와서야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이력서에 공백기가 남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동년배들보다 뒤쳐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부모님께서도 은퇴하시고 제가 이제 어딘가에 빨리 자리를 잡길 바라시는 것도 있고 올해 후기전형에 지원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서두른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연구실 탐색부터 해서 컨택, 원서접수까지 기간이 얼마 없다보니 몸과 머리가 달아서 여러 랩실에 스팸메일 급으로 뿌려대고 답장이 오는 랩실에 지원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거절하셨던 분들 빼고는 다들 확실하게 받아주신다는 확답은 안 주셨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연구분야도 원서 접수로 바쁜 시기가 어느 정도 끝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한 곳을 제외하면 정말 하고 싶었던 분야랑은 관련이 없진 않은데 거리가 좀 떨어져있는? 그런 랩실들이라 아무래도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참고로 여기를 포함한 대학원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뜯어말리는 신생랩, ust도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면담할 때 느낀건데 아무래도 원서접수를 얼마 안 남기고 컨택해서 그런지 교수님들이 아무래도 썩 반기지는 않는데 예의상 대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요(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솔직히 지금 생각은 '차라리 상반기 동안 관심분야 확실하게 잡고 랩실 알아본 뒤에 인턴으로 경험 좀 쌓다가 24년 전기에 입학할 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 좀 크긴 한데 한 편으로는 여기서 좀 더 알아본다고 뭐가 더 달라질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지금 있는 자리들도 다 차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일거 같습니다.
혼자 속에 담아놓고 계속 고민한다고 뭐가 될 것도 아니고 면접을 앞둔 마당에 잡념이 자꾸 일어나고 그러다보니 여기에라도 털어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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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2023.05.18
저는 올해 초 퇴사하고 하반기 대학원 입학 진행중 입니다. 과정은 제쳐두고, 지금 상태로 가장 희망하는 연구실에 들어가면 2년 내에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요? 시야를 본인 내부로 두지 말아보세요.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더욱이요.
2023.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