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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사별로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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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으로 정출연에 다니고 있는 포닥입니다.
작년 말에 아내를 사별하고 마음이 너무 힘든 가운데에 있습니다.
안그래도 힘든 포닥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아내를 잃으니 더이상은 버틸 힘이 나지 않습니다.

제 아내는 제가 대학원생일 때 만났고, 제가 졸업하고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모두가 다 알겠지만, 그 힘겨운 포닥 생활을 하면서도 제 곁을 지켜주던 아내였습니다. 그러나 “포닥”이라는 자리의 성격 상 불안함은 늘 있어왔고, 가장이라는 무게를 같이 떠앉는다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 포닥이 좌절되었고, 그래도 힘내보자는 생각에 정출연에서 포닥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PI 박사님과 학생분들을 만나서, 연구에 대한 흥미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늘 건강하던 제 아내가 갑작스런 병세로 세상을 떠나고, 제출해왔던 논문들이 높은 저널에 억셉이 되지를 않아서, 더 이상은 연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한테 밀려오는 연구 주제는 많고, 저 또한 연구 욕심이 많은 편이라 마다하지 않았으나, 제 역량 부족 + 아내를 보내는 등의 나쁜 일 지속에, 인생은 노력으로 안되는 거 같다는 생각에 잡힌 것 같습니다.

가장 억울한 건 이런 겁니다. 나중에 레퍼런스 체크에 문제가 될까봐 연구실 내의 잡일이란 잡일은 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논문 실적까지 냈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선임 박사님들이 알아주신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혹시 임용이나 포닥 자리는 알아보고 있는지 계속 눈치 주었습니다. 나중에는 지나가는 소리로 “특별관리대상”이라고 까지도 하더라고요). 혹시나 물박사라는 소리나 빌런포닥이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학생들에게도 많이 도움되려 했습니다(같이 연구하는 거에 대해서 성심성의껏 디스커션하고, 학생들 눈치도 많이 봤습니다) 제 아내가 고생을 하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가정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꼭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도 늘 생각하면서 일했습니다. 하지만, 가정도 커리어도 제 생각대로는 허락이 되질 않더라고요…사별의 아픔에 잠겨있다고, 저에게 온 업무들을 내려 놓지는 못하겠고, 저를 향한 날카로운 평가는 피할 수 없으며, 아픔이 임용의 정량적 지표에는 들어가지 않떠라고요.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싶습니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쓸모 없고 무능하고 비웃음 당하는 물박사인 처지에, 아내를 잃은 황망함까지 겹쳐서 더 이상은 노력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안 되는 길”을 스스로 너무 고집해서, 아내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들어 주지 못했던 거에 대한 죄책감이 많이 크고, 더 이상 노력해도 가질 수 없다는 허무감이 삶을 뒤덮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저를 물박사라 칭해도 상관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욕하는 거 인정합니다. 나약한 소리나 하지 말라고 비난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냥…어디에 털어놓을 곳이 없어 말해보았을 뿐입니다. 이제는 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신경을 내려놓았고, 삶에 대한 기대도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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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2026.02.05

그동안 마음고생 많으셨겠어요. 박사님에게는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사람 살고자 하는 일인데 취업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몇개월~1년정도 쉬면서 마음을 추스리시는게 어떠실지요.

2026.02.05

쉬어가세요…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 지쳤다는건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라고 하네요…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 가늠이 가지 않네요 부디 쉬어가세요…

2026.02.05

위로의 말을 전해드립니다. 잠깐의 휴식을 가지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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