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서울 하위권에서 4.2/4.5로 학부를 졸업하고
교수가 되고싶은 마음에 일단은 어느 나라의 최고 대학교에서 석사과정 중에 있습니다.
저는 석사 졸업 이후에 박사는 당연히 시작할 것이고, 또 박사 과정은 미국에서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막상 석사 유학을 해 보니까 박사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나네요.
1. 일단 다른 학생들과 수준차이가 너무 나는게 느껴집니다.
저는 그래도 한국 자대에서는 가장 성적이 좋은 학생 중 한 명이었는데, 여기선 미국/독일 명문대에서 학부를 한 학생들이나 혹은 유사학문에서 이미 석사 학위가 있는... 그러니까 두 번째 석사 과정인 사람들과 비교하면 너무 기초지식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학부 때 배울만한 수준이 아닌걸 이미 학부 때 마치고 왔거나,
머리가 똑똑해서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독일어든 아랍어든 금방 습득해서 원서를 읽어내려가는 사람들...
그리고 학교 수업도 그런 사람들 위주로 수준이 맞춰지다보니까 수업 따라가기가 너무 벅차네요.
박사는 저런 사람들이나 하는거지, 저같은 사람이 하는건 아닌 것 같아요.
2. 언어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네요. 그냥 영어로 책을 읽고 수업을 알아듣는 정도로는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때가 있어요... 한국어로 공부할 때보다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게 느껴집니다...
3. 금전적인 면도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친구들은 직장 가지고 가정을 꾸리는동안, 가난하게 산다는게 어려운 것 같아요. 석사 2-3년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5년이나 되는 박사과정을 그렇게 보낼 각오가 이제는 없네요.
4. 해외에서 사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요. 사실 공부는 별로 어렵지 않은데 이 부분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한국사람도 얼마 없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문화적으로나 편의시설이나 모든게 다르고 어렵습니다. 아무리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한국에서 살 때만큼 편하지 않네요.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 또 찾기 어려운 것 같아요. 모든게 편안하고 익숙한 한국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저는 석사 마친 이후에 만약 박사를 하게 된다면, 미국 박사가 아니라 그냥 국내 박사를 하려고 생각중입니다.
국내 박사가 해외 박사에 비해서 덜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해외박사는 너무 고단하고 힘든 길인 것 같네요(공부 때문이라기보다는 생활과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물론 국내박사도 쉬운 길은 아니지만(절대로 비하의 의도는 없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사는 것보다는 내 모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과정도 편한 길인 것 같아요. 그냥 한국에서 편하게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네요. 영어의 문제가 없으면 한국에서 공부해도 충분하겠죠?
다만 힘들게 석사유학 나온게 조금 아깝게 느껴지긴 합니다. 차라리 석사를 한국에서 하고 이런 어려운 점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패기있게 박사유학을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상상해 봅니다.
딱히 무슨 질문은 아니고 그냥 푸념 글입니다. 그래도 응원의 메시지나 조언을 듣고 싶어서 고민을 올립니다..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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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8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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