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이상/현실 괴리

2021.07.31

3

3667

사실 나는 석사를 상당히 실험적인 랩에서 했음.

지도교수가 당시 유럽에서 길게 생활하다온 분이고 좀 진보/페미니스트 이런거 하시던 분이어서.. 일들이 많았지.

과제 제안서 다 써놓고는.. 주관이 개인정보제공동의서 달랬는데 거기 주민등록번호 들어가잖아.. 근데 왜 우리가 개인정보를 넘겨야하냐고 티격태격하다 과제 못내기도 하고.. 뭐 이런식이니 한국에서 교수생활이 순탄했겠어?

그리고 페미니스트라.. 누가 누구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책임지고 이런걸 거의 알레르기 수준으로 싫어해서

석사 3학기 까지는 인건비를 주지만 마지막 학기 - 박사는 자기가 제안서를 써서 과제를 가져와야함. 그리고 본인 연구를 해서 그 과제에서 인건비를 받는 것임. 이게 약간 나중에 알고보니 유럽식이라더라고.. 우리 교수는 근데 우리나라 대학은 유럽과 다르게 등록금을 내야한다는걸 몰랐던 모양이야.

그렇지만 사생활 보호 이런건 좀 신경쓰려고 해서.. 대학원생에게 이메일도 안쓰고 대학원생 방 앞에 쪽지 함이 있어서.. 교수가 할 말이 있으면 그 쪽지함에 넣고 가고 그랬었음.

회식 이런거 당연히 없고.. 내가 석사졸업할때까지 같은 랩 학생들하고도 서로서로 얘기도 거의 안하지만 필요한 말은 존대하고 살았음.

근데 이 랩 어떻게 된지 아냐? 나중에 들은 얘기가 그 박사가 자기가 제안서 쓴과제로 과제하면서 재료비 상품권으로 바꿔먹고 이러다가.. 교수가 그거 새카맣게 모르고 있다 걸려서... 결국 교수 관뒀대.

근데 랩분위기가 서로 뭐하는지도 모르고.. 사생활 보호해주느라 뭐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이러다가 저 과제 돈을 뭘 어떻게 하는지 저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몰랐던거야. 그래도 싸인하던 교수도 뭔가 이상하다는걸 몰랐다는것도 참.

블랙코메디 같지?

그때 늘 하던 얘기가 너희가 과제따오면.. 그건 너희 과제니까 돈을 어떻게 쓰던지 뭐 터치 안하겠다.. 이런거였는데 사실 어쨌든 과제 책임자가 자기잖아. 생각해보면 그것도 문제인거지..

세상을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해서.. 이러다보면 결국 자기가 할거도 안하거나.. 이러다 끝이 저런거 같음.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3개

2021.07.31

현실/이상 상관없고 그냥 모지리

대댓글 1개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IF : 2

2021.07.31

저런 랩은 자발적으로 연구하고 자기 일 잘하면서 남에게 폐 안끼치고 사는 사람들이 갔으면 진짜 잘 운영되었을텐데.. 우리 랩이 저 랩이랑 약간 비슷함.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교수님은 자기 과제 못 따오거나 대학원은 오고 싶은데 장학금 추천해줄 수준 안되는 멍청한 애들은 교수님 본인이 잡일이라도 시키면서 등록금/인건비 챙겨주시고 잘 하는 애들은 외부에서 과제하는 거 본인 이름까지 빌려주면서 인건비 풀로 받게 밀어주심 (네트워크 형성까지 다 도와줌). 하지만 사생활 보호 때문에 서로 만나거나 회식하거나 주말에 연락하는 건 아예 없음 (지금까지 내가 먼저 연락했었음/주말에 sci 수정본 제출 마감이고 그럴 때에 한해서만). 과에서 우리 랩 실적으로 항상 1등임, 교수님은 우수교원이시고 비리 같은 거 한 번도 없었음. 지금 글에 있는 교수님의 큰 실수는 비리 저지를만한 인성의 쓰레기를 박사과정으로 뽑았다는 것임.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움...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

김박사넷의 새로운 거인, 인공지능 김GPT가 추천하는 게시물로 더 멀리 바라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