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7월에 진행예정이던 프로젝트를 나머지 후배분들이 이어받아서 할 수 있도록 2달전에 랩실 인원들과 얘기해놓고
한달 전에 랩미팅 자리에서도 교수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후에는 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실험용 소프트웨어의 주요 함수랑 관련된 수정작업을 하고 매뉴얼들을 빡시게 만들고
이어가게 할려고 했습니다. 제가 아니면 절대 못하는 수준의 그런 난이도의 실험도 아니었고요.
(그래봤자 석사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렇게 전문적인 분야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교수님께 말씀드리다가 불화가 생겼고, 이틀 뒤에 그 진행할 부분에 대해서 조사한 뒤
다시 랩미팅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매뉴얼 작업은 못하고 거의 2주치 작업량을 몰아서 어려운 부분도 다 끝내놓고
다시 보고를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가지 않는 점과 제 태도에 화가 많이 나셔서
제 졸업을 취소시킬 방법을 알아보고 취소시킬 거라고 하시는데
제가 이기적인 것은 맞지만 학부연구생 1년 반 석사과정 2년동안 너무 힘들어서 입사전에 인수인계하고 1-2주 정도 쉬고 싶었습니다. 연구실 첫 학생으로 아무 기반없는 상태에서 죽어라고 해서 SCIE도 1저자, 2저자 쓰고 국제학회논문도 3편이나 쓰고 정말 하라는대로 다 했습니다. 50-60명 수업 실습조교도 하고 보고서도 600개넘게 채점하고 중간 기말 채점까지 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서 제가 고생하면서 알아낸 것들 매뉴얼로도 많이 정립하고, 교수님이 연구에 필요한 기초 내용들을 다룬 수업을 안 열어주셔서 후배들 교육도 제가 다 했고요. 과제들 연말보고서랑 차년데 계획서까지 다 저한테 시키셨습니다. 다른 연구실 보면 석사과정한테 맡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다른 교수님께서 부탁하셔서 그 교수님 연구실 학생분들께 제 전공내용을 약간 강의하는 식으로 세미나를 같이 했었는데, 그 교수님도 중간 기말 채점이나 결과보고서 작성은 교수가 할 책임이라고 말씀하시는거 보고 충격받은적도 있습니다. 전 몰랐거든요.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제안서를 제가 쓴 건 맞지만 제가 쓰고 싶어서 쓴게 아니라. 교수님이 쓰라고 하셔서 멋도 모르게 쓴 내용이 많습니다. 참여연구원도 저 혼자가 아니고 저 포함 3명인데. 왜 프로젝트 빈틈없이 인수인계하고 가겠다는 것에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푸념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요점은 석사 학위논문 심사를 통과하고 학교에 제출까지 완전히 끝마친 상태에서
졸업사정만 기다리고 있는데, 지도교수님 의견으로 졸업취소가 가능할까요?
3년 반을 날리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두서도 없는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11개
2021.06.16
내일 석사졸업 관련 행정직원한테 전화걸거나 찾아가서 자세하게 여쭤보세요
대댓글 1개
2021.06.16
네 그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집요한 존 롤스*
2021.06.16
학교마다 디테일한 규정이 다를겁니다. 교수님이 정말 대놓고 깽판치면 취소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만약 그렇게 되면 아래 블로그처럼 명작소설을 하나 만들어서 복수하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http://bakwi.io/faction/lab-apocalypse/
대댓글 2개
2021.06.16
감사히 읽어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ㅜㅜ
2021.06.16
추천해주신 글을 읽어봤습니다. 이거 정말.... 제 얘기같다고 할 정도로 똑같지는 않지만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
그리고 기분이 좀 많이 나아졌습니다. 좋은 글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6.16
규정상 가능은 한걸로 알고있는데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무엇보다 이거 시전할경우 앞으로 그 랩에 진학하는 학생이 있을것인가(...)의 문제로 협박하는 경우는 종종봤으나 실행하는 경우는 본적없습니다.
IF : 5
2021.06.16
테크니컬하게는 보통 규정이 있어서 가능할겁니다. 단 논문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야한다는 (교수가 작정하면 그마저도 별 의미없는) 전제입니다. 잘 풀리길....
우아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2021.06.16
주변에서 의외로 이런일들을 많이봅니다. 석사뿐 아니라 박사졸업할때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희 지도교수님이야 인자해서 이런일이 없지만, 주변연구실들 보면 1~2주 일찍갈때 집안일 등을 핑계로 대더라고요. 주변에서 지켜보면서 학생이 1~2주 쉬는걸 편의봐주는게 뭐 그리 싫어서 그러는건지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물론 너무 무책임하게 인수인계 고려안하고 튀는 학생이면 그렇게 느끼겠지만, 글쓴이분이나 제 주변사람들은 다들 책임감 갖고 최대한 인수인계 하고 갔는데도 딴지거는 모습들이 참 안타깝더라고요. 그러고보니 해당랩들은 대부분 늙은 교수였네요. 예전의 관습들이 있었는지...
대댓글 1개
2021.06.17
위 댓글써주신 분이 올려주신 글을 보니 아무래도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대기업 민간과제라서 그렇게 민감하게 그러셨던 것 같기도 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21.06.17
저도 주변에서 꽤 봤는데.... 음... 디펜스 후의 취소라면 심사 들어오셨던 모든 교수님들 동의있어야 할텐데요.
굳이 주변 동료 교수님들께 설득시키면서 취소시킬 이유가 있을까요..
3년동안 작성한 글로 봐선 충분히 하신거 같은데, 전 교수가 화난 이유도 글로 봐선 이해가 좀 안가요.
석사학생 한명한테 얼마나 바라는건지..
2021.06.16
대댓글 1개
2021.06.16
2021.06.16
대댓글 2개
2021.06.16
2021.06.16
2021.06.16
2021.06.16
2021.06.16
대댓글 1개
2021.06.17
2021.06.17
대댓글 1개
2021.06.17